재야논객열전
명시 감상 /놈의 침묵
 현산 2018-06-09 11:49:15  |   조회: 1699

비록 SNS에 떠도는 아마추어 무명씨 작품이지만, 노벨문학상 발표일마다 한복 차려입고 나와 노벨상을 자가 발전하던 뻔뻔한 미투 영감탱이하고는 수준이 다르다.

 

<놈의 침묵>

 

놈은 갔습니다.

아아, 검사라던 씨발 놈은 갔습니다.

하얀 머리를 휘날리고 성남을 향하여 난 동호대교를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절대로 총각이라던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십원 한 푼 쓰지 않고서

옥수동 난방비만 날아갔습니다.

 

인천 맥주와 낚지 볶음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한번 하자는 놈의 말소리에 귀먹고,

지하주차장 어둠에 눈멀었습니다.

 

섹스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먹고 튈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소송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분노에 빡칩니다.

 

그러나 먹튀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호구임을 깨닫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15개월 떡침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난방열사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선거를 염려했던 것과 같이

법정에서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놈은 갔지마는 나는 놈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불륜을 말 못하는 사기꾼의 노래는

형보수지를 휩싸고 돕니다./

 
2018-06-09 11: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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