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논객열전
"조선반도비핵화"는 먹고죽으란 극약이다 !
 lsh3508 2019-04-12 18:01:32  |   조회: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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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도 비핵화’란 무엇인가
- 한호석 소장의 ‘낭만적 주장’에 대하여


남북정상회담만으로도 꿈같은 일인데 조미정상회담 소식까지 들으니 어안이 벙벙하여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거의 동시에 터진 희대의 두 예고편 앞에서 생각을 가다듬어 정돈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태의 해석과 전망이 사람마다 다르고 언론에 따라 차이가 난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반도의 과거를 돌이키기도 하고 현재를 진단하기도 하고 미래를 예측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중구난방(衆口難防), 말 그대로 입이 많아서 감당할 수가 없다.

그러나 역사라는 것은 어렵고 복잡할수록 단순하고 사심 없이 접근해야 한다. 의문은 셋으로 압축된다. 김정은은(이하 모든 직명 생략) 왜 트럼프에게 불쑥 “만나자”고 제안했고, 트럼프는 왜 김정은에게 곧장 “그러마”라고 응답했으며, 문재인은 왜 이 두 사람 사이를 왔다 갔다 했을까? 이 세 가지에 답할 수 있으면 의문은 풀릴 수 있다.

사태를 정확히 읽으려면 더욱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이 세 가지 의문에 공통적으로 개입되어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핵’이다. 더욱 단순하게 말하면 핵도 그냥 핵이 아니라 ‘조선의 핵’이다. 아니, 조선의 핵이 아니라 ‘조선의 비핵화’이다.

조선이 핵을 완성했기 때문에 미국에 대화를 제안했다는 견해가 있다. 다시 말해 조선이 힘이 커져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친북주의자들의 진단이다. 이런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미래를 낙관한다. <자주시보>에 ‘개벽예감’을 연재하는 한호석 소장의 말을 들어 보자.

-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과 조미관계정상화를 조미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합의하면, 그것은 4월 말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동반상승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뒤바꿔놓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명백하게도, 그 위대한 개벽은 우리 민족을 자주통일국가건설로 힘 있게 이끌어 갈 것이다.

해 솟는 백두산처럼 온 누리에 눈부시게 빛날 위대한 개벽, 우리 민족의 절절한 염원대로 반드시 이루어질 위대한 개벽을 심장에 아로새긴다는 이 벅찬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은 부풀어 오른다. 올해 진달래 피는 봄이 어김없이 시작되는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이 2018년 봄에 시작된다.-
(한호석, 자주시보, 3.12)

한호석 소장의 예측은 대단히 낭만적이다. 그런데 그가 조미관계와 조선반도의 운명을 예측할 때마다 단 한 번도 비관적 전망을 피력한 적이 없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조선이 핵 무장으로 힘이 생겼기 때문에 대미 타결을 요구할 수 있었다는 주장은 조선이 핵이 없었을 때에도 대미 타결을 모색했다는 과거의 사실을 포용하지 못한다는 난점이 있다. 그의 낭만은 다분히 ‘희망사항’적일 때가 많다. 나는 가끔 한호석 소장에게서 현대판 ‘신채호 선생’을 읽는다.

한호석 소장은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도 나름 독자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다.

-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미국이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수하는” 것을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들, 주일미국군기지들, 괌(Guam)의 군사기지에 전진배치해놓고 조선을 끊임없이 위협해오는 각종 핵전쟁수단들을 전면 철수하면,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무기 생산 및 배치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

한 소장이 말하는 비핵화는 북의 핵 포기와 동시에 미국이 남한과 일본과 괌에서 핵 수단을 철거하고 여기에 주한미군의 철수까지를 의미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 역시 ‘희망사항적’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김정은은 물론 김정일도 말한 바 있는 ‘선대의 유시’가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2년 남북비핵화선언 이후 조선의 ‘선대’ 김일성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직접 언명한 것은 1993년 4월 10일, 그가 타계하기 15개월 전의 일이다. 김일성은 당시 미국 윌리엄케리 대학 고려연구소 소장 조동진(본명 덕천)과의 담화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에게는 원자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없고 원자탄을 만들 능력도 자금도 없으며 원자탄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우리의 사회주의가 이전의 쏘련이나 동구라파나라들에서 좌절된 사회주의와는 다르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김일성 저작집》 p.169, 1996, 조선노동당 출판부)

이후 김일성은 쿠바 쁘렌사 라티나 통신사(1994. 4.13), 미국 위싱톤타임스(1994. 4.16), 미국 씨엔엔(1994. 4.17) 등과의 회견에서 거듭 조선반도 비핵화를 천명하다가 1994년 7월 9일 타계했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과 2013년 10월 21일 조선국방위원회가 발표한 대변인 성명 등에도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한호석 소장이 말하는 것처럼 조선반도 비핵화가 남한 포함 일본과 괌의 핵 시설 철거까지를 뜻한다고 명시한 바는 없다.

한 소장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비핵화란 ‘조선을 위협하는 모든 핵무기의 제거’라고 한다. 그러나 조선을 위협하는 미국의 핵무기에는 상시 이동이 가능한 비행기와 항공모함 그리고 미국 본토 내에 있는 장거리 미사일도 해당된다. 따라서 그의 논리에는 맹점이 있는 것이다.

물론 한 소장의 주장은 ‘조중동한겨레’ 등의 친미 언론이 말하는 ‘대북제재 직효론’이나 ‘조선만의 비핵화’만큼 졸렬하지는 않다. 일단 한 소장의 말은 듣기에도 기분 좋고 우리의 희망과도 거의 일치한다. 하지만 ‘좋은 것(희망사항’)과 ‘있는 것(현실)은 다를 때가 더 많다.

문재인은 3월 12일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우리가 성공해낸다면 세계사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고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느냐 여부에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차원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너무나 중요한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나는 문재인의 말 중에서 끝에 있는 ‘대한민국 국가 차원에서’라는 구절이 목에 걸린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대한민국 국가 차원에서 접근하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남과 북을 포괄하는 ‘민족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마땅하다.

이제 ‘조선반도 비핵화’는 역사적인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나는 이것을 유동적이라고 본다. 이것은 차후 김정은과 트럼프의 담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역사적 역할은 문재인에게도 똑같이 주어져 있다.

2019-04-12 18: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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