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한 중국 대사 싱하이밍(邢海明)의 처소를 직접 찾아가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에 대한 대책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싱하이밍 중국 대사는 백 수십 년 전, 마치 위안스카이(袁世凱)가 조선의 조정을 우습게 보고 이래라 저래라 했던 것과 아주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건방진 훈수를 해댔다.특히 그는 "중국 패배에 배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한국 정부를 겁박했다. 이에 우리나라 외교부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해 엄중 경고하기도 했다.중국에 굴종했던 문재인 정부 탓인
북한에 살 때 남한 생활 수준이 높다는 것은 알았다. 그러나 빈부격차가 심하고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생리가 만연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거지가 되어 거리를 헤맬 것이라 짐작했다. 북한 당국이 그렇게 선전했다. 외부 소식에 목말라 몰래 듣던 남한 방송으로도 생활고로 인한 자살, 악덕 업주나 조직폭력배의 횡포, 생계형 범죄, 독거노인, 소년가장 등에 관한 뉴스를 들었다. 그게 자본주의가 아닌가, 하면서도 잘 사는 사람이 많으면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라도 많을 거라고 상상했다.해외 갔다 온 사람들은 "서양에선 거지가 공원에서 커다란 빵을 베고
철학이나 이념과 달리 사상은 어렵다. 그 이유는 휘어져 진행되는 역사 속에서 시간으로서의 ‘현재’와 장소로서의 ‘여기’를 제대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설가 이병주의 말처럼 햇볕 아래 정사도 조금씩 바래는데, 도깨비와 귀신들이 날뛰는 달빛 아래 역사는 엉터리 신화를 만든다. 때로 이 엉터리 신화가 감성의 별빛을 마주하면 희한한 낭만소설이 탄생한다.정치적 낭만주의를 깔고 있는 좌익들은 이런 성향이 보수우익들보다 훨씬 더 강하다. 마르크스-레닌, 마오쩌둥, 김일성 등은 유토피아 사회를 가장해 무지몽매한 인간들을 전체주의 사회로 이끌
여성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의 1962년 저술 은 지금도 숭배자들에게 ‘환경운동의 바이블’로 통한다.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환경운동 확산의 계기가 됐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울 중구에 있는 환경재단 내 한 공간은 ‘레이첼 카슨 홀’이다. 그리고 그 책은 지금도 스테디셀러다. 하지만 그녀에겐 빛만큼 그림자가 있다. 과격한 환경운동을 몰고 온 원조로 꼽히기 때문이다.레이첼 카슨은 당시 경고했다. 화학물질 DDT 같은 ‘악마의 발암물질’ 때문에 인류 앞에 대규모 암이 퍼진다고 선언했다. 그게 몸에 축적되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문재인은 거대한 가짜 평화 쇼를 벌였다. 당시 미국 정보기관은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세밀히 파악했다. 문재인과 함께 파란 페인트로 칠해진 도보다리를 42초 동안 걷는 동안 김정은은 숨을 35번 쉬었다고 한다.미국의 정보기관은 이 사실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김정은이 한국 대통령을 만나 대단히 흥분했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둘째는 김정은의 심장 상태가 대단히 불량할지 모른다는 것인데, 이를 증거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키가 5피트 7인치(167㎝)인데 몸무게는 30
31일 새벽 북한이 위성을 발사했다. 밤새 글 쓰다가 새벽에 잠들었는데 얼마 안 돼 갑자기 휴대전화 경고음이 아츠럽게 울려댔다. 눈 떠보니 휴대폰에 서울특별시 명의로 된 위급재난 문자가 떴다. 그런데 ‘경계경보’라고만 쓰여 있어 뭘 경계하는 경보인지 알 수 없다. 지진경보라면 지진이 발생했다고 이유를 썼을 것이고, 태풍경보라기엔 바깥 날씨가 너무 평온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이어 밖에서 사이렌이 요란히 울어대고 대피를 독촉하는 다급한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불현듯 혹시 전쟁이 터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쳤다. 전면전은 아니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건 즐겁다. 더욱이 전문가가 해주는 칭찬은 자존감을 심어준다. 40년째 한국에 사는 제프리 존스(68)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장의 발언이 그렇다.그는 예전의 책 에서 뜻밖의 질문을 했다. "20~30년 뒤인 2025년을 전후해 미국이 심각한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그때 누가 어떤 방법으로 미국에 도전할 것인가?" 그의 자문자답이 이랬다. "강력한 후보는 대한민국이다." 추세로 보아 한국은 그때도 지금도 인터넷 세상의 선두주자이겠고, 그땐 남북통일을 이룬 상태일 수도 있다. 제조업으로 무장한
동서를 막론하고 혁명(revolution)은 어느 날 갑자기 천둥처럼 오는 것이 아니다. 세월을 두고 조금씩 무르익는다. 사회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전통적 습속과 가치관들이 무너져 내릴 때, 갈등과 분열 속에서 유혈혁명이 발생한다. 그래서 역사상 모든 혁명은 내전상황을 필히 경험한다.독립을 위한 미국의 시민혁명과 왕권 타도 후 국민주권국가를 세운 프랑스혁명 뒤에는 영국의 청교도혁명이 있었다. 당시 영국은 오랜 장미전쟁으로 귀족세력이 피폐해졌다. 급속한 상공업 발전으로 새로운 젠트리 세력들이 의회를 주도하고 왕권을 능가하는 세력이 됐
오래전에는 올림픽 메달을 따면 나라의 경사였다. 그때는 금메달을 못 따면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금은 관심이 많이 줄었다. 누가 메달을 딴 지도 모르고 선수는 금메달이 아니어도 기뻐한다.그런데 메달 수여식 때 사진을 보면 항상 금메달을 딴 선수가 가장 환하게 웃고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행복해 보인다. 은이 동보다 순위가 높은데 은메달을 딴 선수는 표정이 좋지 않다.이런 현상에 맨처음 주목한 사람은 코넬대 토머스 길로비치 교수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1위가 결정되는 순간과 시상식을 찍은 사진을
필자가 남한에 갓 왔을 때 느낀 것은 남한 사람들이 대개 예의 바르고 온화하다는 것이다. 친절해 보이는 인상에다 말씨도 부드럽고, 인사도 잘하고, 허리도 잘 굽히고 미안함, 감사함을 잘 표현했다.언젠가 한 탈북여성이 복지관에 가던 중 길을 몰라 여기저기 살피다 마주 오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과 부딪혔다. 그 바람에 여성의 가방이 땅에 떨어지고 물건이 쏟아졌다. 미안한 쪽은 앞을 잘 보지 않은 그 여성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학생이 먼저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황급히 물건들을 집어주고는 미안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그 여성은
진시황 이후 등장했던 중국의 역대 황제는 몇 명일까? 총 495명인데, 그중 고대 한나라 7대 황제 무제(武帝)야말로 ‘2000년 중국의 설계자’로 평가된다. 황제의 첫 테이프를 끊은 건 진나라 시황이겠지만, 통일 중국의 그랜드 디자이너는 한무제란 소리다. 실제로 진나라는 건국 15년(BC 221∼206) 만에 사라졌지만, 한무제는 본인의 재위 기간만 무려 54년이다.한무제는 예수 탄생 훨씬 이전에 16세 나이로 등극해 70세까지(BC 156~87) 절대권력을 누렸다. 그를 두고 ‘백왕(百王)의 으뜸’(3세기 문장가 조식의 말)이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현지에서 한·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섭렵했다.미국의 대중 군사·경제적 봉쇄전략이 가중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서방 제재가 강화되고 있다. 세계는 신냉전과 유사한 상황의 진영간 블록화가 불가피해졌다. 한국은 중·러·북이라는 대륙의 전체주의국가군과 한·미·일이라는 해양의 자유주의 법치국가군 사이에서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한국의 지정학적·군사적·경제적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한국의 중요성은 이번 G7회의에서도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남침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중2가 무서워서’라는 오래된 농담이 있다. 반항적인 청소년의 특징을 잘 나타낸 말이다.반항은 보통 초등 고학년에 시작해 중 2학년 때쯤 정점에 이른다. 천사 같은 내 아이가 하루아침에 변해서 대들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자식이 아니라 원수’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는 이 기간은 성장과정 중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다. 이런 청소년의 상태를 흔히 ‘중2병’이라고 하는데, 1999년 일본 배우 이주인 히카루가 이 말을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중2병의 원인은 호르몬이 아니라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의 역사적인 도시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렸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인류사상 최초의 핵폭탄 공격으로 초토화됐던 도시다. 지붕이 날아가 버려 철골 뼈만 남은 돔 건물을 배경으로 한 평화공원에서 G7 정상들은 단체 사진도 촬영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오늘날 국제정치에서 국가들의 모임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이름으로 표현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명예로운 이름은 G7이 아닐까 생각된다. 세계 최고 강대국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이태리·캐나다·일본 등 7대 강국의 모임이며 특히 모두가 민주주의
범법행위와 비리가 창궐하는 가장 큰 이유가 어디 있을까. 필자는 교도소에 가본 적 있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교도소에 들어간 고향 친구가 출소하는 날이었다. 죄목은 반복된 음주운전이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 친구는 북에서 배가 고파 협동농장 돼지를 훔친 죄로 감방살이를 했다. 남한에 와서 자가용까지 타게 되니 이번엔 그것이 화근이 되어 교도소에 간 것이다. 혼 좀 났으니 다시 안 그러겠지 하고 그를 마중했다.그런데 출소해 나오는 그의 인상이 개선장군 따로 없었다. 교도소 가기 전보다 더 살이 찌고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북한 같
좌익들의 사회적 진지가 무섭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불법비리,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뇌물사건, 그리고 7인회 김남국 의원의 코인 비리가 터졌다. 그런데도 좌익들은 모두 뭉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기야 남부지원 권기만 판사는 이미 검찰의 김남국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2번이나 기각한 바 있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권기만 판사는 라임사건 주모자 김봉연의 영장도 기각한 전력이 있다.한 사건만으로도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는 대형사고임에도, 어떻게든 버텨내려는 심사에는 놀라운 이유가 숨어 있다. 대한민국 체
속 후련한 명언이 터졌다. "정화를 거친 일본 후쿠시마의 오염수 물이라면, 1리터도 마시겠다." 방사능 전문가로 유명한 웨이드 앨리슨(82)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15일 한 말이다. 그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국원자력학회 학술발표회를 위해 한국을 찾았는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이 정도면 더 이상 논란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명쾌하다.후쿠시마 오염수 속의 이른바 삼중수소는 인체에 축적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배출되기 때문이라는 게 그가 밝힌 논리다. 물론 지금도 환경단체들은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박박 우기지만, 제발
1953년 피터 밀너(Peter Milner)와 제임스 올즈(James Olds)는 실험용 쥐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외부에서 전기 자극을 주는 실험을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쥐가 지렛대를 누르면 이식된 전극을 통해 특정 뇌 부분을 직접 자극할 수 있게 하자, 쥐들은 자신의 뇌를 자극하기 위해 시간당 무려 7000번까지 지렛대를 눌렀다. 물·먹이·교미·새끼 돌보기 등 모든 활동을 포기하고 오직 지렛대만 눌러댔다.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누르기만 하는 쥐들의 목숨이 위험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만 했다. 쥐들이 받은 자극은 자연계의
다수의 학자와 평론가, 정치가들, 그리고 이들에 영향받은 대부분의 일반 시민들은 앞으로 다가올 세계는 미국의 시대가 아니라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같은 예측은 특히 중국에 가까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었던 주제다. 중국에 관한 유명한 소설을 썼던 우리나라 작가는 "중국이 G2가 아니라 G1이 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단언한 적도 있다.중국이 차세대 세계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견해는 세계적인 유행이 된 적도 있었다. 해미시 맥레이라는 분석가는 1993년 저서 에서 아무리 늦어도
북한에 살 때 남한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일 줄 전혀 몰랐다. 북한처럼 굶는 세상도 아닌데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 이유가 궁금했다.와서 보니 한국에서 아이 한 명 키우기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밥 먹이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사교육 비용이 만만치 않고, 남들한테 기죽지 말라고 챙겨줄 것이 너무 많다는 것. 또 대학 공부에 결혼까지 시키려면 부모 등골이 휘게 생겼다. 그렇게 키워진 자녀 역시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아예 결혼 자체를 포기하며 ‘화려한 싱글’을 외치니 출산율 저하는 당연하다.필자는 북에서 데려온 두 아이가 처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