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큐 영화 ‘건국전쟁’이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 영화를 본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2대 업적을 농지개혁과 한미동맹 체결로 꼽았다. 이 대통령의 한미동맹 체결 업적은 널리 알려졌지만, 농지개혁은 특히 젊은 층에게는 생소한 것이다. 농지개혁은 1950년 4월 6·25 직전에 마무리된 토지개혁이다. 그 농지개혁을 주도한 주인공이 조봉암 당시 농림부장관이다.북한은 이미 1946년 6월에 토지개혁이 마무리된 상태였다. 6·25 때 북한군이 농민들을 공산당 쪽으로 포섭하려 했지만
선거철만 되면 북한에서 선거를 어떻게 했는지 떠올리게 된다. 우선 후보자 뽑는 방식이다. 노동당에서 내세운 유일 후보만 선거구에 등록된다. 무소속 후보는 당연히 없다. 그러니 선거유세 경쟁 자체가 없다. 유권자는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투표만 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투표장에 가면 찬성만 해야 한다. 반대투표함이 놓여 있긴 하지만 형식이다. 거기에 반대표를 넣는다면 역적이다. 노동당이 내세운 후보를 반대하는 것은 그를 공천한 노동당을 반대하는 것이 된다.비밀투표라지만 투표장 구조는 유권자를 얼마든지 감시할 수 있게 꾸려진다. 남한에
메이커스 마크는 국내에서 와일드 터키, 버팔로 트레이스와 더불어 버번 3대장으로 불린다. 호밀을 일부 사용하는 다른 버번과 달리 옥수수·밀·보리만 사용해 버번 특유의 톡 쏘는 스파이시함이 적고 바닐라향의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다.빌 사뮤엘스는 6대째 내려온 가문의 위스키가 입맛에 맞지 않아 새로운 위스키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새로운 레시피 확보도 없이 170년간 내려오던 가문의 비전 레시피를 불태워 버렸다. 곡물을 배합하고 발효 후 증류한 뒤 최적의 배합을 찾는 것을 기약할 수 없었다.이때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 사태를 해결한 이
작가 : 차명진
진화생물학의 예를 들 것도 없다. 모든 인간은 자신과 닮은 후대의 출생을 원한다. 남녀가 똑같다. 인간의 3대 본능이 식욕·수면욕·성욕 아닌가. 성욕의 본질은 생물학적으로 자기 복제(종 보존) 욕망임에 틀림없는 것이고. 이 때문에 수많은 전쟁과 질병 속에서도 인류의 연속성이 유지돼 왔다.그런데 20세기 산업화로 고도성장을 이루게 되면서부터 아이를 낳지 않기 시작했다. 저출생 원인은 생물학적 요인이 아니라 사회적 요인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출산·육아보다 자신의 일이 더 소중해졌다.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생물학적 구속으로
희곡은 연극의 설계도다. 설계도가 없으면 건물을 짓지 못하듯, 희곡이 없으면 연극을 만들 수 없다.설계도가 수많은 선과 숫자로 이루어져 있듯, 희곡은 대사와 지문으로 구성된다. 선과 숫자, 둘 중 하나가 없다면 건축물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한 마디의 대사도 없이 지문만 가득한 희곡은 그 어떤 연극보다도 아름다운 공연이 될 수 있다. 201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페터 한트케(Peter Handke)의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이다.코로나의 복판이었던 2021년 8월, 연출가 김아라는 상암동 문화비축기지 야외무대에 이
더불어민주당의 혼란과 지지층의 분열을 노리고 급조된 가설정당 조국혁신당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정당의 비례 투표 지지율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따라잡고 있다.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대 정당의 대결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된다.조국혁신당은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표면적으로 이 정당은 야권의 분열을 상징하지만, 조국이나 기타 이 정당에 참여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각종 정치 현안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크
4·10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더민련’)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보다 많거나 동률을 보인다고 여러 언론이 전하고 있다.‘비명횡사 친명횡재’로 불리는 이재명의 사천(私薦)에 원조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탈,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을 뽑지만 비례는 조국을 뽑겠다는 ‘지민비조’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민주당이 좌파 계열의 소수당을 끌어안으며 벌인 더민련이라는 쇼도 쉽게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더민련은 국민 후보를 시작으로 교차
도대체 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이 사회현상을 막으려면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되지 않을까? 1000만 명이 전사하고 2300만 명이 부상을 당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25년, 워싱턴에서 전쟁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회의가 열렸다. 이때 조사된 전쟁의 원인은 무려 250개 이상이 됐다고 한다.학자들 역시 왜 전쟁이 발발하는가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는 참으로 다양했다. 대체로 이들의 연구 결과는 생물학적 본성·심리적 요인·사회적 문제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첫 번째 생물학적 본성이란 동물이 가지고 있는
북한은 자본주의 문화를 ‘수정주의 날라리 바람’이라며 엄격히 차단해왔다. 필자가 북한중학교 3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같은 반 남학생 한 명이 러시아에서 출판한 이라는 의학도서를 가져와 남학생들과 함께 봤다. 책에는 인체 관련 사진을 비롯해 성병과 매독, 성형수술 등에 대한 의학적 설명이 있었다. 학교당국은 이 책이 수정주의 날라리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며 책을 압수했다. 그리고 같은 반 학생 전체를 한 달 동안 밤 10시까지 집에 보내지 않고 비판서를 쓰게 했다. 책을 보지도 못한 학생들까지 추운 교실에서 비판서를 쓰느라
미 연방대법원의 대선 출마 합헌 판결과 함께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부활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현 대통령과 맞붙게 됐다.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인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저서 에서 트럼프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미국 백인 노동자층 삶은 이미 1980년대부터 흑인 및 유색인종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밀려 새로운 좌파적 이념논리를 찾던 미국 리버럴들은 사회 중추세력인 노동자·농민·도시서민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1일 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총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중국 경제의 침체라는 우울한 분위기에서 개최된 이번 양회는 중국 정부가 특단의 경제 관련 조치를 내놓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하지만 경제 위기를 돌파할 만한 특별한 조치 없이 양회는 끝났다. 리창 총리는 5일 전인대의 업무보고에서 금년도 경제목표를 발표했는데 경제성장률 5% 안팎, 재정적자율 3%, 신규 취업자수 1200만 명, 도시실업률 5.5%로 지난해와 거의 같다.국제적인 연구기관들은 전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친북·좌파 단체 및 군소정당에 비례대표로 할당한 몫은 총 10석이다. 지난 2월 21일 민주당은 ‘민주개혁진보연합’ 합의 서명식에서 위성 비례정당(더불어민주연합) 몫을 분배했다. 진보당에 3석, 용혜인의 새진보연합 등 군소 정당에 3석, 234개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연합정치시민회의’에 4석을 주기로 했다.진보당은 2014년 12월 헌재가 위헌정당으로 해산한 통진당의 후신이다. 진보당은 전주을의 강성희가 현역 의원이다. 울산 북구의 윤종오는 민주당의 이상헌을 밀어내고 자신으로 후보 단일화했다. 진보당은 최소
김대중은 말을 품위있게 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다. 김영삼은 품위는 없었지만 쉽고 머리에 박히는 말을 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다. 70년대와 80년대 우리는 그래도 정치에서 수사학이라는 걸 구경하면서 살았다.언어가 정치인의 무기라는 것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유구한 전통이자 하나의 공식이다. "정직이 없다면 존엄성은 어디에 있는가." 좋아하는 키케로(로마시대 정치가·철학자)의 어록이다. 키케로의 언어들은 듣는 사람을 반성하고 성찰하게 만든다. 그래서 언어는, 말은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우리 정치에서 말이 거칠어지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부
말 그대로 ‘여론조사 전성시대’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들의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정당이나 예비후보 지지도 조사가 마치 홍수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여·야가 여론조사 결과를 공천 기준으로 활용하면서 여론조사가 넘쳐나고 있다. 여론조사가 후보 추천을 위한 ‘전가의 보도’가 되어버렸다. 모든 정당들이 연일 보도되는 지지율 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고, 오차범위를 무시한 결정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과 갈등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여론조사 오용·남용·악용이 뒤범벅된 느낌이다.한국 정치에서 여론조
저들의 뻔뻔함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북한이 2020년 6월 여봐란듯 폭파했던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뒷소식이 들려왔다. 저들은 잔해를 철거한 뒤 공단 내 공장을 멋대로 돌리는 중이란다. 물론 우리와 상의 한 마디도 없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가동되는 공장은 30곳이며 통근 버스로 활용되는 차도 현대차의 에어로시티로 추정된다.왜 이게 문제인가는 너무도 자명하다. 우선 폭파 사무소와 공장 등 시설물은 100%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로 지어졌다. 투입 액수만도 1000억 원 내외다. 이 모든 게 한순간 잿더미가 됐
민주당의 소신파로 알려진 박용진 의원이 친명 정봉주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배하며 결국 고배를 마셨다. 또다른 소신파인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이재명 대표의 그림자라 할 수 있는 정진상의 대장동 사건 담당 변호사 김동아로 뜬금없이 교체되며 컷오프 됐다. 민주당의 막장 공천은 처음부터 예상됐던 선형적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천의 피해자였던 임종석은 "친명·비명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대표적인 친문계인 고민정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복귀했다. 어느 길로 가도 이재명 대표의 아바타들이 지키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성장세가 괄목할 만하다. 넷플릭스등 OTT시장이 CGV, 롯데시네마 등 전통적인 영화관 시장과 맞먹을 추세다.2024년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서 OTT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규모 3조 원의 절반인 1조5000억 원쯤이다. 2018년 20%에 불과하던 OTT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올라와 50%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 전체 영화시장 규모 1조6500억 원에 맞먹는 수치다.하지만 글로벌 미디어시장은 급변하는데 정작 이른바 ‘충무로’ 영화인들은 몰랐다. 팬데믹 이후 영화산업 자체가 붕괴 일보
20세기는 인류역사상 생산력이 최대치 오른 시대였다. 1, 2차 대전이 끝난 후 식민지 약탈 전쟁이 막을 내렸다. 미국은 브레튼우즈협정으로 자유무역 시대를 열었다. 1970년대 미국과 유럽, 일본 기업의 생산력은 폭발적으로 늘었다.미국의 경제사회학자 갈브레이스는 저서 (The New Industrial State) 등을 통해 미래사회는 정치·군사가 역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혁명이 역사의 주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인터넷·스마트폰·AI까지 신기술이 사회·역사를 바꿔온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기업이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