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이 정치적 권력이다. 권력은 수많은 요인이 합쳐서 만들어 낸 결과물로 어렵게 만들어진 만큼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된다. 하지만 권력을 잡는 순간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힘을 느껴 한 번 권력을 쥐면 절대로 놓치기 싫어한다. 그 힘의 역량을 휘둘러 봤기 때문이다.그리스 신화 중 권력을 놓고 싶어 하지 않았던 신이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로마신화에서는 사투르누스라고 불린다)다. 대지의 신 가이아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 결혼해 많은 아이를 낳았지만, 우라
사법부가 바뀌니 그나마 의인(義人)이 나타나는가. 문재인 정권에 머리 박고 굴종한 사법부에서 오랜만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법관이 나왔다. 대전고등법원 모성준(48·사법연수원 32기) 판사는 최근 책을 냈다. 국제 사기범죄 조직이 모바일 메신저·인터넷·암호화폐 등에 ‘빨대’를 꽂고 엄청난 범죄를 저질러도, 우리의 잘못된 형사사법체계 때문에 그 수괴와 부하들을 잡아들이지 못하는 사법 현실을 폭로한 책이다.모 판사가 지적한 잘못된 형사사법체계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다. 문재인 정권 때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조국혁신당을 창당한 조국과 손을 맞잡았다. 이들은 최근 국회에서 만나 윤석열 정권의 심판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서로 역할을 나눠 총선 승리를 합작하자는 이야기도 나누었다고 한다.이들의 만남은 공식적으로 국회 제1야당 대표와 자기 이름을 딴 신당을 창당한 유명인사의 만남이다. 하지만 사법질서의 관점에서 보면 범죄자들의 결탁일 뿐이다. 이재명은 대장동 등 7개 사건에 10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혐의도 뇌물, 배임 등 전형적인 권력형 부정비리
대한민국에서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은 술과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기업을 세우고 건실하게 성장시켜 자식에게 물려주는 일이다. 나쁜 게 하나도 없는 과정이 가장 나쁜 결론으로 끝나는 그 이상한 프로세스를 우리는 한 단어로 상속세라고 부른다. 예전 칼럼에서도 상속세를 다룬 적이 있다. 그때가 개인의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기업의 문제다.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개인의 상속세는 개인의 슬픔으로 끝나지만 기업의 상속세는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5년 전에 100만 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을
옛날 광화문 신문로에는 경기여고 쪽에서 교육회관 쪽으로 건너가는 육교가 있었다. 그 옆을 지나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육교로 태연히 길을 건너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밑 차도에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강아지와 위아래서 나란히 건너는 광경을 보곤 웃음이 나왔다. 위아래가 바뀐 것 아닌가?오래전에 차를 몰고 과천의 이면도로를 주행한 적이 있다. 차도 인적도 없는 새벽 두 시쯤의 적막한 길에서 빨간불에 차를 세우고 신호를 기다렸다. 옆에 앉은 이가 왜 안 가고 서있냐고 묻는데 빨간불이라고 하니 그만 웃음을 터뜨린다.중학교 시절 음악선생님께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이번 총선 전략은 ‘586 운동권세대 청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운동권 청산론’이 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는 것을 보면, 이는 단순히 보수진영만의 목소리가 아닌 일반 여론의 흐름이다. 과거에는 그들이 정의롭게(?) 보였을 지 모르지만, 이제 민주화를 넘어서 4차 산업을 선도해야 하는 현 시대적 상황에서는 너무 구태적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국민 눈에도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시대를 교체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이번 총선의 궁극적인 목적이다.하지만 이 시
영화 ‘건국전쟁’ 흥행 이후 다시 문제는 여전히 학교 교실로 지목된다. 잘못된 근현대사를 가르치는 전교조 교사들이 수두룩한 탓이다. 그건 오래됐다. 일테면 11년 전에 나왔던 단행본 (정경희 지음)는 금성출판사의 현대사 교과서를 이렇게 지적했다. ‘교과서는 통일지상주의에 사로잡혀 대한민국을 건설한 세력을 조직적으로 폄하한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면서 1987년 이전의 모든 정권을 독재라고 하지만 막상 북한에는 눈 감는다.’이승만 죽이기도 그 맥락인데, 마침 멋진 행사가 지난주 용산CGV에서 마련
국민배우 오현경(1936-2024)이 1일 지병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명문 서울고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드라마 ‘TV손자병법’에서는 위 아래로 치이는 만년과장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가정과 생계를 위해 상사의 구박을 견디면서, 뒤에서는 "자식들이 까불고 있어"라고 중얼거리던 이장수 과장은 그 시절 우리 아버지들의 자화상이었다. ‘TV손자병법’은 1993년 10월 그가 계열사 이사로 승진하면서 종영했다.오현경은 고교시절부터 연극무대에서 이름을 알리다 1964년 동양방송(TBC) 개국과 동시에 탤런트로 특채됐다.
작가 : 차명진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배우자실 부실장이었던 권향엽이 더불어민주당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로 공천받았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은 권향엽보다 지지율이 두 배 이상 높았지만, 민주당은 이 지역구를 여성 전략특구로 지정해 현역 의원을 컷오프 시켰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여성 전략특구는 이곳이 유일하다. 전형적인 위인설관(爲人設官) 공천이다.권향엽에게 비정상적인 특혜를 준 이유가 무엇일까? 키워드는 ‘김혜경’이다. 지난 대선 당시 배우자 실장이었던 이해식도 서울 강동을에 단수 공천됐다. 김혜경을 가까운 거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는 표현이 수사법(修辭法)상 강조·과장에만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것 같다. 해부학적 검증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유시춘 EBS 이사장 말이다. 국민권익위는 "유시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장이 업무추진비 수천만 원을 사적으로 쓰고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4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유시춘 이사장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친누나다. 교육방송 경력이라곤 일체 없는 비전문가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때 2018년 9월 3년 임기의 EBS 이사장으로 선임됐고 2021년 또 연임됐다. 윤석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2022년 10월 3연임을 시작한 이후 12월에 극단적인 제로 코로나정책을 폐기하는 등 경제 회복에 집중해 왔다. 약 1년이 경과한 지금, 그러나 중국 경제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현재 중국 경제는 성장의 양대 축인 수출과 소비 모두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줄고 있으며 증시는 폭락했다. 지난해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투자액은 330억 달러에 그쳤다. 2021년의 10분의 1 수준이다. 2021년에 미국의 76% 수준까지 치고 올라갔던 중국의 GDP는 2023년에는 66%까지 주저앉
1978년 창설된 한미 연합사령부(ROK/US Combined Forces Command)가 뉴스의 중심이 되는 특정 시기가 있다. 매년 한미연합연습이 진행되는 3월과 8월쯤인데, 한미연합사령부가 연습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 기간 동안 특히 UN이 불법으로 규정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반복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극단적 말폭탄을 쏟아내곤 한다. 그만큼 한미연합연습에 대해 신경이 날카롭게 서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방어 중심의 연습이라고 아무리 반복해 이야기를 해도 귀를 닫고 있다.지난 2월말 한미연합사령부
동상(銅像), 주로 합금을 이용해 사람의 형상으로 만든 조형물을 뜻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특히 인물 동상은 해당 인물의 위대함이 더욱 강조되기도 하기에, 동상은 인물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한다.정치적으로 양극단 현상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최근까지도 동상에 관한 이슈가 많다. 수년 전부터 좌파들의 끊임없는 ‘화형식’ 공격을 받는 인천의 맥아더 동상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정율성 동상이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6·25 전쟁 당시 직접 참전해 중국 팔로군 행진곡과 조선인민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각종 선거운동에 대한 선거법 위반 논란도 시작됐다. 선거운동과 관련된 대표적인 질문은 낙선운동은 합법적인가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고 포괄적으로 정의, 금지되거나 금지되지 않는 선거운동을 행위 형태에 따라 정하고 있다.낙선자 명단 공개는 선거법상 허용되는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의사표시에 해당되므로 허용된다. 유권자가 인터넷 대화방에 글을 올리거나 문자를 보내는 방식의 선거운동은, 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의 경우는 허용된다.
머릿속에 이미 답을 정하고 덤벼드는 좌익 지식인들은 가련하리만큼 집요하다. 당대 유명 철학자의 현실 분석 논리에 묻어 자신들의 좌익 논리를 끼워넣는 데 참 탁월하다. 최근 독일-프랑스 간 보불전쟁 후 왕과 재상 중심 정치사를 탈피하고 역사 연구를 파편화시켰던 프랑스 아날학파의 번역서들이 넘쳐난다.프랑스 최고 경제사학자 페르낭 브로델(F. Braudel)의 방대한 3부작 ( )이 총 6권으로 번역 출간됐다. 그런데 번역판 제목이 요상하다. 브로델이 부제로 사용했던 ‘문명
국민의힘이 마무리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최근 공천 파동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민주당 공천이 노골적인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공천은 시스템 공천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비교적 잡음 없는 공천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우파의 정체성이 결여된 ‘잡탕밥 공천’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22대 총선에서 과거와 달라진 국민의힘 공천의 변화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가 좌우 통합이며, 둘째가 호남 기반의 확대, 셋째가 대통령실 등 외부 입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한·미 군 당국은 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춘계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연습’을 실시한다. ‘연습’(exercise)이란, 비교적 소규모 부대나 개인이 작전계획상의 임무를 훈련장이나 야지(野地)에서 실제 기동 하며 반복 숙달하는 ‘훈련’(training)과는 다르다. 실제 기동을 하기에는 많은 제한이 따르는 군단급 이상의 대부대 지휘관과 참모들이 전장에서의 상황 조치를 연습하는 것을 말한다. 워 게임(war game) 모델을 활용, 실전에서 조성되는 상황을 통해 북한의 기습남침으로부터 연합군의 대규모
지난 22일 미국 주요 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은, 중국 보안회사 ‘아이순’(I-SOON, 또는 안쉰·ANXUN)이 8년에 걸쳐 최소 20개국의 정부와 기업, 구글·MS(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빅테크 기업을 해킹해 기밀을 수집해 왔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과 영국·인도 등 IT 강국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국제기구도 예외는 아니었다.아이순은 중국 국가안보부, 인민해방군 등과 적게는 100만 원부터 수십억 원대 규모의 계약을 수백 건 체결한, 외형적으로도 매우 밀접한 우호·협력 관계다. 민간 기업처럼 보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