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속 인간 본성에 주목했던 19세기 프랑스 철학자 토크빌(A. Tocqueville)은 머지 않은 미래에 미국과 러시아 두 세력이 적대적 이념으로 세상을 양분할 것이라 예언했다.예언대로 20세기 미·소 냉전이 지구촌을 덮었다. 토크빌은 영국 자유주의는 대륙 민주주의와 대립할 수밖에 없고, 기독교와 자유주의에 입각한 서양 습속은 동양에서 엄청난 정치 사회적 갈등과 저항을 수반할 것이라 말했다.토크빌 예측대로 작금의 지구촌은 자유 없는 민주주의 형태로 공산전체주의 사회들이 존재한다. 아시아·라틴·아프리카에 등장한 신생 민주국가들은
지난 주 시작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이어 많은 의대 졸업생이 인턴 임용을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왜 이들이 집단적으로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을 거부하는 것일까? 설 연휴에 만난 친척 의사는 파업이라는 말에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파업은, 마치 불이 나고 있는데 소방관이 불을 끄지 않고 현장을 떠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는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의사들이 아예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느끼는 분노와 좌절이 막대하기 때문은 아닐까?친척과의 대화에서 느낀 것이지만, 그런 분노의 핵심에는 명예 손상이라는 문제
작가 : 차명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권용진 교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잔잔한 감동이다. 제목은 ‘전공의 선생님들께’. 권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 의사협회 상근이사로 약대 6년제 학제 연장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가 벌금형을 받았다. 쉽게 말해, 전공의들의 ‘파업 선배’다. 전공과목은 일반의이지만 의료법학을 전공한 법학박사기도 하다.권 교수는 먼저 현재의 의료 대란을 "어떤 변호사도 명확하게 자문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정의했다. 그 누구도 전공의들을 위해 책임져줄 사람이 없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뜻이다. 투쟁의 지도부도 없고
4·10 총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정당의 공천 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은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이재명 친위부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민주당 공천은 시스템 공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편향됐다는 지적이 많다. 25일 발표된 7차 공천 심사 결과에서 친명 의원들은 대거 단수 공천을 확정받았다. 서영교(서울 중랑갑),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
한국 사회는 유별나게 서열을 중시하고 비합리적인 권위와 위계질서가 강한 사회라는 생각은,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상식처럼 통용된다. 특히 1960년대 이전 세대는 대부분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저런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왔다. 일종의 죄의식 비슷하다. 자신이 아래 세대에게 가해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개인적으로 그런 상식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반대되는 정황도 적지 않게 보고 듣고 경험해왔다. 그게 그다지 짧지 않은 필자의 사회생활의 결론이다. 선배한테 대들고 수평적인 질서를 강조하던 친구들일수록 본인이 선배의 자리, 힘있
문화체육관광부에 글로벌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9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해외 한국문화원장과 문화홍보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K-컬처 세계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국문화원이 협력지원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이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유 장관으로부터 ‘2024년 정책추진계획’을 보고받고는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산업부라 생각하고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며 "문체부는 문화예술·체육·관광을 포괄하는 부처로서 수익과 경제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주
살다 보면 화가 나는 경우를 피할 수 없다. 작은 화라면 쉽게 다독일 수 있지만 지나치면 이성을 잃고 만다. 후회만 남는다.화(火), 분노는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흥분반응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몰아내려는 욕구와 관련된 정서상태를 말한다. 화가 나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 의한 불쾌하고 불공정한 상황, 나와 내 것에 대한 비하적인 공격, 자신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 등이다.화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경험한다. 같은 위협이라도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분노를, 나보다 강한 사람의 공격에는 공포를 느낀다. 상황을 통제할 수 있으면 화가
사람이든 단체든 제품이든 경쟁 없이 고이게 되면 언젠가는 부패하거나 도태된다. 위대한 시저가 그랬고 나치가 그랬으며 영원할 줄 알았던 코닥(Kodak)이 그랬다. 다행히 1990년대부터 피 튀기는 경쟁을 통해 인류에 엄청난 혜택을 준 두 회사가 있다.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중앙처리장치)의 제조사인 인텔과 AMD(Advanced Micro Devices)이다. 초창기 AMD는 인텔의 2차 공급 업체였다. 그렇기에 AMD가 초반부터 인텔의 기술력을 따라잡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AMD는 우수한 성능과 호환성의 제품을
"0.68로 떨어진 합계출산율", "유럽의 흑사병 때보다 심각한 인구감소."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뉴욕타임 지가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언급한 내용이다. 또 CNN방송은 같은 달 29일 "한국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때문에 충분한 군인 수를 유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지난해 경북 영양군의 사망자 수는 281명인데 출생아는 29명에 불과했다. 출생아가 사망자의 1/10에 불과하다. 이것은 수도권을 제외한 충청 이남 등, 대부분의 지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심지어 전남의 한 군에
아무래도 민주당의 공천이 심상찮아 보인다. 아무리 이재명 개인을 위한 ‘방탄 공천’이라 해도 상식적 판단의 선을 넘었다.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은 민주당 6차 공천심사에서 ‘하위 10%’ 평가를 받았다. 박 의원은 30% 감점을 받는 조건에서 정봉주 전 의원과 경선을 벌여야 한다. 경선에서 정봉주 후보가 69점을 받으면 박 후보는 100점을 받아야 이번 총선에 나갈 수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박용진 의원은 여야의 입장을 떠나 국민의 평가가 좋은 정치인이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유권자 지지가 많은 후보를 공천해야 당선될 게 아닌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현 의료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뿐만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필수 불가결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협의회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의사의 소명이지만,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이라는 일생일대의 결정은 깊은 절망감에서 비롯된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다룬 다큐 영화 ‘건국전쟁’이 흥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1953년 8월 16일 미국 유력 일간지에 기고한 글의 전문이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에 의해 2월 24일 조선일보에 번역·소개됐다. ‘자유투사 이승만의 절규, 나는 왜 홀로 섰는가!’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는, 독립협회 간부들이 군주제 폐지와 공화정 도입 혐의로 체포·구속되자 청년 이승만이 학생운동 지도자로서 대중집회를 주도해 철야 농성 끝에 이들을 석방시키는 데 성공했던 회고담이 짧게 나온다.우리나라 최초의 학생 단체라 할 수 있는 배재학당의 ‘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최근 경력 단절된 여성에게 최대 90만 원을 지원하는 ‘우먼업구직지원금’ 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1300명의 신청자에게 월 30만 원을 3개월간 지급한다.임신과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지원하는 것은 저출산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성평등 측면에서도 상당히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2030 남성들 역시 이 정책을 동의한다.그런데 2030 청년들이 이 정책에 대해 명백한 남성 차별이라고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어이없는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서울
정부 당국자가 지난 2월 21일 KBS 질의에 "판문점 북측 지역의 통일각 현판이 1월 말쯤 철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북 러시아 대사관의 최근 SNS에는 기존 ‘통일역’에서 ‘통일’을 지운 채 ‘역’으로만 표시된 평양 지하철 노선도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김정은 지시로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한 바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지난 1월 19일 촬영된 민간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던 기념탑이 4일 뒤인 23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며 ‘이 기간 사이에
작가 : Springrevolution
21일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웹툰 산업의 총매출액은 1조 82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17년(3799억 원)보다 4.8배 정도 급성장한 수치다. 2023년 매출은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이러한 성장에는 대한민국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다. 전 세계 웹툰 플랫폼 매출 1위는 카카오 픽코마, 2위는 라인망가, 3위 네이버웹툰, 4위 카카오페이지 순이다. 국내 기업들이 말 그대로 ‘싹쓸이’ 중인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시장이 세계 최대 만화
비록 늦었지만 크게 환영할 일이다. 정부가 7월 14일을 국가기념일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날’로 제정한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1일 국민통합위원회 ‘북배경 주민과의 동행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이탈주민법)이 시행된 7월 14일을 탈북민의 날로 제정한다고 밝혔다. 북한이탈주민법은 1996년 12월 국회를 통과해 1997년 7월 14일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오는 7월 14일 제1회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탈북민의 날 국가기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