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과 관련된 법원 판결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가처분 신청에 대한 엇갈린 판결들이 있었고, 지난주에는 김의철 KBS 사장 해임 가처분소송 판결도 나왔다. 담당 판사의 성향이나 시각에 따라 판결 내용이 극단적으로 상반되면서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지난 정권에서 철저히 붕괴됐던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이 법원 판결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방송을 비롯한 언론 관련 행위들에 대해 법으로 무 자르듯 옳고 그름을 단정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언론 영역에 대한
대통령이 갑자기 동네북이 됐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대패하자 보수 성향의 큰 신문들까지 그를 난타하고 있다. 민심과 언론이 이렇게 요사스럽다.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처럼 두 손으로도 다 셀 수 없는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도 아닌데, 이재명보다 더 가혹한 비판과 비난을 받는 처지로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 그리고 강경 보수우파 지지자들은 겉으로는 몸을 낮추면서도 속으로는 "이게 공평한가?"라고 묻고 싶을 것이다.물론 옳지 않다. 힘이 더 있고, 나라 이끌어가는 데 책임이 더 큰 사람에게 매를 더 때리는 것뿐이다. 이재
최근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북한 경제가 망한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통계조작 같은 허위보고에 있었다. 이같은 사실을 감안할 때, 문 정부의 통계조작은 대한민국 경제를 망하게 하고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할 수 있었던 엄청난 사건이다.필자가 북한에서 생활할 때, 경제난이 극심해지고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늘어났다. 그러자 북한주민들은 김씨 왕조를 탓하는 대신 중간다리 간부들의 허위보고에 대해 비난했다. 김일성·김정일은 아랫단위 주민들 사정을 모르고 있고, 권력에 아부하려는 중간 간부들이 현실을 정직하게 보고하
진정 진실은 죽었는가. 인류의 역사는 진실을 찾아 자유를 향한 역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소셜 네트워크가 일상화되고 공영 미디어가 쇠락하면서 탈진실 즉 거짓의 정치시대가 열렸다. 객관적인 사실보다 개인적인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하고 여론을 형성한다. 거짓이 사실로 행세한다. 탈진실은 공유되는 객관적 진리 기준을 거부한다. 탈진실을 이용하는 자들은 음모론이 사회의 보편적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것을 잘 알면서 음모론을 퍼뜨리고,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그들에게 진리란 사실과의 일치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정부예산은 657조 원이다. 그 가운데 국방예산은 사실상 60조 원이다. 물론 국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되지만, 2011년 국방예산이 30조 원을 돌파한 이후 10여 년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북한 김정은정권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위협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킬체인 등 3축 체제를 중심으로 하는 예산이 과거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아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 국방예산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연초부터 이슈가 됐던 ‘간부들
"선거의 공적 투명성은 민주적 정치적 의사 결정을 위한 기본 전제조건이자, 선거 기능의 올바른 작동에 대한 국민 신뢰에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책임을 국회의원에게 이전하는 행위는 특별히 공중투명성의 통제 하에 놓일 것을 요구한다. 선거가 헌법에 명시된 선거 원칙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이것이 국민-국회-공무원으로 이어지는 순차적 정당성의 첫 출발이기 때문이다. 선거의 정당성을 위해서는 선거 과정이 통제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조작을 배제하거나 교정하고 부당한 의혹을 반박
정부는 최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붕괴되고 있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반발하는 반면 여론은 지지하는 듯하다. 일부 언론은 ‘밥그릇 지키기’ 혹은 ‘기득권 지키기’라며 의료계의 이기주의를 비난하고 있다.조선시대 유교 문화에서 기술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소인’으로 인식됐다. 사회적 존경이나 대우를 전혀 받지 못했다. 소인은 대의를 위해 살아가는 덕망 높은 ‘군자’보다 도덕적으로 열등하다고 봤다. 맹자에 따르면, 소인은 도덕적으로 우월한 군자의
지난 16일 미국 시애틀 인근 페드럴웨이의 KO-AM TV 강연장에서 ‘북한인권 개선과 자유통일을 위한 모임’(NANK)의 강연이 개최됐다.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 북한인권결의안의 유엔 채택 20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결성 10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NANK(대표 인지연)은 16일 시애틀을 시작으로 18일 앤아버를 거쳐 19일 시카고에 이르기까지 북한인권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NANK는 2013년 창립된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한 모임으로 지난 5월 단체명을 ‘북한인권 개선과 자유통일을 위한 모임(NANK)’으로 변경,
한전이 빚더미에 앉았다. 최근 한전이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채 총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201조4000억 원이라고 한다. 한전 부채가 200조 원을 돌파한 건 사상 최초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1년 6개월 만에 늘어난 부채만 56조 원이 된다.문재인 정권의 에너지정책 실패가 초래한 결과다. 사실 문 정권의 에너지정책은 정책이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에너지정책은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아 꾸며져야 하는데, 에너지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는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이러한 상황
대한민국이 성공한 나라가 된 단 한 가지 이유만 들라면 필자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꼽는다. 20세기 초중반 일제 식민지와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조선 500년의 반상(班常)·사농공상 계급제가 붕괴됐다. 당시 우리 국민의 목표의식은, 비록 정확한 여론조사가 없었다 해도,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지위에서 나라의 주인이 되는 꿈을 가졌다. 그 꿈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1948년 자유민주주의 헌법 체제 대한민국 건국으로 이뤄냈다.1950년 6월 ‘계급해방’ 거짓 간판을 내건 또 다른 전체주의 계급독재 세력이던 김일성·스탈린·모택동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미디어와 여론이 뜨겁게 반응 중이다. 그중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을 변호사라 밝힌 이가 올린 글이 화제다.그는 ‘의사 형들 증원 맛 좀 보라구’란 제목의 글에서 "우리도 배출 정원 1000명에서 1700명으로 증원된 지 12년 됐다. 이제 금전적으로는 상위권 대기업 사무직이랑 별 차이 안 날 만큼 먹고살기 팍팍해졌다"고 했다. 이어 "근데 법률서비스 접근성은 어마어마하게 좋아져서 이제 간단한 법률 상담이나 소송 위임은 염가에 가능하다. 중견이나 중소기업도 사내 변호사를 뽑는 시
작년 10월, 한국교원대학교 강당에서 ‘2025년 교과과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미 발표되어 격한 논란을 일으킨 터라 전국에서 온 교육종사자나 일반인, 학부모들의 표정에는 분노의 열기가 가득했다. 교과서 집필진 중 한 사람이 연단에서 "저는 자본주의가 거북합니다"라고 발언하는 순간 강당이 떠나갈 듯 삿대질과 함께 비난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단 위에서는 그를 끌어내려는 사람들과 반대쪽 간에 몸싸움이 일었다. 현장에서 지켜본 필자도 그 얘기를 듣고는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언젠가 6·25전쟁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30년 전 냉전이 종식됐을 때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Yoshihiro Fukuyama)는 ‘역사의 종언’을 말했지만, 역사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끝난 것이 아니라 다시 지정학적 갈등이 높아지는 신냉전의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국제정치 칼럼니스트 월터 러셀 미드(Walter Russell Mead)는 세상이 소련을 대신해서 중국이 나서고 중동을 주도하려는 국가가 생겨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평화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정학적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는 ‘지정학의 회귀’ 판세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현재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사전 경고 없이 로켓포로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15일 현재까지 양측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민간인 학살도 이어졌다. 7일 이스라엘 남부의 한 들판에서 열린 일렉트로닉 음악 축제에 하마스 괴한들이 패러글라이딩 등을 타고 난입해 약 260명을 학살했다. 이 현장에서 멀지 않은 농가에서는 영유아 40명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끔찍한 보도도 이어졌다. 현재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거점지역인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지난 한글날 오후, 인터넷에 눈에 띄는 기사들이 올라왔다. KBS수신료 징수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이었다. 지난달 21일 대법원이 대구의 한 공군부대가 영내에 설치된 769대의 TV시청료 미납이 위법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는 기사다. 최근의 수신료 분리 징수 상황을 감안할 때, 20여 일이나 지나 보도된 것 자체가 의외라는 생각도 든다.대법원은 "수신료 부가를 위해서는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의견 청취, 이유 제시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는 1,2심 법원의 판단을 인정하고,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라는 행정절차법의 입법 취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말 새로운 공식 ‘표준지도’를 발표, 남중국해의 약 90%를 자국의 영해로 명시했다. 이에 필리핀·베트남 등 관련 국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공세적인 자세에 관련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표준지도 발표로 인해 중국과 관련 국가들 간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는 중국의 무리한 주장에서 기인한다. 당초 중국은 남중국해에 9개의 선(9단선)을 긋고 그 선 내의 수역에 대해 자신의 영해라고 주장해 왔다. 관련 국가들과의 분
올 초에 연이어 적발된 제주간첩단(ㅎㄱㅎ), 전북지하망, 창원간첩망(자통 민중전위), 민노총 침투 간첩망사건 등은 대한민국이 북한 간첩들의 적화혁명 놀이터로 전락했음을 보여줬다. 북한의 대남공작 행태로 볼 때 아직 적발되지 않은 간첩들이 우리 사회 각계 각층에 암약하고 있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권력의 벽을 극복하고 간첩을 잡으면 뭐하나? 피고측 변호사들의 간교한 재판 지연 전술로 1심 구속기한을 넘겨 간첩 혐의자들이 줄줄이 석방되어 대로를 활보할 예정이다. 사법시스템이 간첩혐의자들의 변호인에게 능멸당하고
피고인인 야당 대표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공전됐다. 공소 제기일부터 6월 내에 1심 선고를 해야 하는 공직선거법위반사건은,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 없이도 재판할 수 있다.이재명 대표 경우는 자신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판의 진행을 미뤄 현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 것이다. 정치인이 법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재판이 계속 미뤄지는 것은 법원이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경우다.형사재판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당한 사정 없이 재판이 지연되는 것은 정의 실현
선거는 언제나 드라마 같은 반전과 배신(?)을 보여준다. 이것이 갈대와 같은 민심이다. 민주주의를 하는 한 이걸 피할 수도 없고 이길 수도 없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가 그렇다.17.15%포인트는 모든 분석과 변명을 일소(一掃) 시켜 버리는 가공할 표차다. 민주당 진교훈의 완승은 대통령과 여당에게 중도층 국민 이반(離叛)의 심각성을 굉음으로 알린다. 그들이 뭘 잘못 알고 생각이 짧아서 그렇다고 여긴다면, 선거에서 계속 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고 결정권은 결국 그들에게 있다.지난 대선 때 강서에서 윤석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 북한 해커조직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정보원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보안 점검 결과, 해킹조직의 통상적인 수법으로 선관위 시스템 침입이 가능했고,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공격이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발표했다.해킹으로 투표 결과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에도, 선관위는 기술적인 내용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에 의한 해킹 공격 가능성은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에도 제기됐던 문제였다. 그러나 선관위는 별일 아니라는 듯 덮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