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맥클린(77)의 ‘아메리칸 파이’가 윤석열 대통령 애창곡이었다니 신선한 충격이다. 지난달 27일 백악관 만찬석상에서 선보인 영어노래 한 소절로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우선 대통령의 예상 외로 유려한 발음과 음악성의 관계를 느꼈다. 영어 관련 특수 이력이 없는 한, 그것은 ‘음악의 힘’이다. 플라치도 도밍고가 내한공연 때 ‘그리운 금강산’을 깔끔한 우리말로 불러냈듯, 음악성은 낯선 발음의 직관적 습득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반응 또한 인상적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와 초대가수들을 포함해 좌중 모두가 진심 깜짝 놀라 열광적 경탄을
사유재산을 국가 소유로 만들어 공유하면 착취 없는 세상이 되고,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살 것이라는 망상(妄想)에서 나온 것이 공산주의다. 북한의 협동농장과 개인 텃밭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농장 포전(圃田)은 나의 포전’이라는 구호가 대표적이다. 포전은 구획을 나눠놓은 경작지다. 한마디로 협동농장의 포전을 개인 텃밭처럼 정성을 다해 가꾸라는 뜻이다. 이는 극심한 공유지(公有地)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농지는 한 국가의 체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1945년 8월의 한반도는 모든 면에서 진공상태였다.
우리나라에는 58만개나 되는 제조기업이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한다.이로 인해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다. 제조업을 주력 산업으로 영위하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몇 안 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제품, 즉 자동차·선박·전자제품·화학제품 등을 만들고 이를 수출해 국가의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 나라는 10개 이하다.자동차 기업이 시트부터 바디 제작까지 다 할 수 없는 것처럼 제조업은 특성상 여러 기업이 맞물려 돌아간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에 직접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는 4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지난 3일 발생한 ‘마약 음료 무차별 배포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저지른 일을 두고도 경악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집권 기간 중 마약 수사를 끈질기게 방해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국내 마약 수사와 관련해 실질적인 성과를 가장 많이 낸 건 검찰로 평가 받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집권 내내 검찰의 마약 수사 역량을 축소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뒤인 2018년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 강력부에서 마약담당 부서를 없앴다. 검찰 마약수사 지휘부를 없앤 것이다. 202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야당의 비난이 끓어오르고 있다.이 법안은 쌀 초과생산량이 일정량을 넘어설 경우 초과분을 정부가 모두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해 쌀값 폭락을 막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매년 예상되는 매입 비용이 1조원이 넘고, 정부가 추구하는 작물 다양화 정책에 역행하는 법안이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더불어민주당은 "농민들의 쌀 생산 의욕을 꺾어 식량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윤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지만 야당이 추진한 이 법안이야말로 농업 경쟁력을 후퇴시키고 농민
동일한 사안·사물이나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가 다르면 대화는 겉돌 수밖에 없다. 똑같이 생겼으나 내함을 달리 한 어휘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윤석열 정부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지만 한국사회의 근본적 한계를 새삼 느꼈다. 국가 간 관계, 역사를 ‘피해-가해’ 이분법으로 보는 유권자들 때문에 윤 대통령 운신이 더 제약을 받는다.일제강점기-식민지기, 강제징용피해자-전 징용공(조선인노동자) 등등 용어적 괴리 만큼 한·일 간 시각차 입장차가 수면 하에 도사리고 있다. 객관적 ‘사실 적시’인가, 피해-가해의 구도에 입각한
국회가 국민연금 개혁의 ‘공’을 정부로 떠넘기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진(餘震)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1990년생의 불신과 불만은 현재진행형이다.1990년생이 특정된 것은 이유가 있다. 국민연금 지급 개시 시점은 출생연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기금 고갈이 예정된 2055년은 1990년생이 만 65세로 수령 자격을 얻는 해다. 1990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된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하지만 이는 현행 국민연금 체계, 즉 보험료율 9%와 소득대체율 40%가 앞으로
지난 2월 23일 CBS 노컷뉴스는 ‘삼성 위에 전광훈…8억에 미 로비업체와 계약’이라는 기사에서 "자유일보가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대상으로 종전선언 반대 여론을 조성하려 한다"는 요지로 본지를 비난했다. 또 "국민 절대다수가 지지하는 종전선언"이라 주장하며 본지와 전광훈 목사 일가를 싸잡아 비난했다.본지는 이에 "로비 대상 가운데 하나인 미 하원의 ‘한반도 평화법’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없이 남·북·미 당국에 구속력을 갖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며, 이 법이 제정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로비"라고 설명했다. 검증 가능하고 확실한 북
1919년 3·1 만세운동이 벌어진 날로부터 꼭 104년이 지났다. 1945년 광복 이후로도 78년이 지났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과거사 문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양국 외교당국자들이 머리를 맞댄 횟수만 해도 수백 번이다. 이 과정에서 보상과 사죄에 대한 방안도 여러 번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게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이들의 논리는 항상 비슷하다. 일본은 진정한 사과를 한 적이 없으며 일본의 침략행위에 비하면 일본이 내놓은 배상은 미미하
지난주 션윈(神韻)을 봤다. 고대하던 관람이었다. "공산당 이전의 중국" "5000년 문화유산의 복원"을 내세운 예술단체의 무대, 어렵게 성사된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공연장 대관을 계속 거절당했으며, 17일 공연 때도 앞서 국립극장 경내에 시위대의 소란이 있었다고 한다. 션윈의 배후 파룬따파(法輪大法)에선 불교·도교 융합의 구세적 가르침과 수련(파룬공)을 병행한다. 중국에선 금지돼 있다. 1990년대말 대대적 탄압을 당하면서 창시자(李洪志)는 미국에 망명한 상태다. 공산당의 위협이 될 여론형성 가능성을 봉쇄당한 것이다.이
좌파진영이 국내 진보 경제학의 태두(泰斗)로 떠받들어온 변형윤(邊衡尹)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12월 별세했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1955년부터 모교 강단에 서기 시작해 1992년까지 후학을 양성했다. 그가 한국 경제사에 본격 등장한 계기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다.경부고속도로는 우리나라 교통망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역사(役事)다. 1970년 7월 428㎞의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통행과 물류의 획기적 증대를 가져왔다. 거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은 것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의 폭발적 경제발전을 이끈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 7일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이 현지 민간인을 학살했다며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을 전해 듣고서 떠오른 생각은 "대체 정신이 있나"였다.이 재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2020년 4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응우옌티탄 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해병 청룡부대 제2여단 제1중대가 응우옌티탄의 마을에 와서 주민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학살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서울중앙지법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 정부가 그에게 3000만100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
올해 2023년은 선거가 없는 해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선거가 없는 해 = 공공요금이 인상되는 해’로 인식된다. 대중교통 요금·전기 요금·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인상하면 곧바로 서민들의 비난여론이 빗발치고 이것이 투표에서의 표심으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 서비스를 운영하는 공기업의 적자가 계속 누적돼도 정치적 논리로 인해 요금 인상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서울시의 지하철·버스 요금이 인상됐던 것은 지난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역시 그 해에도 선거가 없었다. 그로부터 8년이나 요금인상 없이 버티는 동안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한 외교정책 전문지에 ‘End of History?’(역사의 종언?)를 발표한 게 1989년 여름이었다. 이 글은 그해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년 후 소련 해체를 맞으면서 세계적 각광을 받게 됐다. 나중에 물음표만 떼어 낸 동명의 단행본(한국어판 )으로 그는 드라마틱한 역사변화를 가장 간명하게 짚어낸 학자로 우뚝 섰다. 파시즘을 꺾고 공산체제까지 굴복시킨 ‘자유민주주의 =역사발전의 완성태’라는 게 후쿠야마 역사종언론의 골자다.프랑스혁명의 사상적 전파로 해석된 나폴레옹전쟁을 보며 헤겔이 생각
17일부터 국내 언론들은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말을 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다. 많은 우리 국민이 착각하고 있다. 이란은 우리 친구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북한의 친구이고 우리에게는 중국처럼 적성국에 가깝다.국내 언론이 윤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유는 그가 지난 16일 UAE 순방 중 아크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 국가의 적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말한 걸 트집 잡고 있다.윤 대통령 발언이 전해지자 이란 측이 "지켜보고 있다. 한국의 설명을
남자는 세 번만 운다는 말이 있다. 이젠 빛바랜 표현이 됐지만 함의(含意)는 있다. 남자의 울음은 그만큼 무거워야 한다는 것이다.가치판단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는 세 번만 운다는 말 역시 학습된 남성성의 산물이라며 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요즘 분위기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라는 공공화장실 문구도 수정해야 할 판이다남녀 가릴 것 없이 눈물이 나올 만한 상황에서 우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눈물이 때로 인간적이며 솔직하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정신병리학 증상 중 하나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로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955년 작 ‘재능 있는 리플리 씨’라는 소설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된 말이다.리플리 증후군은 단순한 거짓말과 다르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거짓이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지만, 리플리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은 거짓을 말하면서도 자신의 말이 완벽한 진실이라고 믿는다.그렇기에 거짓말을 하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 거
정부가 민노총에 대한 정부 지원금 규모를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총리가 지난 18일 "노조 재정 운용의 투명성 등 국민이 알아야 할 부분을 정부도 과감성 있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뒤다.정부가 민노총의 예산집행 투명성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을 두고 좌파 내에서도 "민노총 개혁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랜 기간 급진좌파 정당인이었던 한 언론인은 "민노총의 회계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방침을 지지했다. 지난 20년 동안 민노총과 산별노조의 예산 집행이 ‘주먹구구식’
올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역대 최소 수준으로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에 대해 복잡미묘한 감정을 가진 우리 국민으로서는 눈에 띄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3591달러다. 일본은 3만4357달러로 양국의 격차는 766달러에 불과하다.지난 1995년만 해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일본의 3분의 1 수준도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1만2570달러인 반면 일본은 무려 3만1640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기세등등하다.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58명이나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으니, 안전 주무부처 장관이자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이 장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해 보일 수 있다.그래서 여당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에 동의했고 국정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먼저 제안해놓고도 이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조사를 그저 미리 정해놓은 결론에 맞추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나 요식행위 정도로만 여기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