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진다. "누가 먼저 침공했는가? 실제 전쟁인가? 내전인가? 군사작전인가?"를 상관하지 않고 국제연합, 즉 UN의 안전보장이사회는 즉각 소집되었고 대한민국을 지켜주기 위해 한반도로 유엔군대 파병이 결정된다. 하지만 이것이 유엔군 실제 동원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고 계신가?UN의 전신이었던 국제연맹도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 기능을 상실하고 해체되었다. 그러한 국제연맹이 세계 제2차대전 직후 국제연합으로 부활하고, 그 국제연합 군대의 수혜자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정권 교체기에 지식인들에게서 으레 나오는 요구가 있다. 정치 보복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요구이다. 20대 대통령 선거처럼 여야간 수평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졌을 때 이런 목소리는 더욱 커진다.이런 명분 자체를 거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게 실현가능하냐 하는 점이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기 이후를 편안하게 보낸 대통령이 있었는가? 단 한 사람도 없다. 특히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까지 우파 대통령들은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거의 학살 수준의 비참한 운명을 맞아야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탄핵과 대선 패배라는 후폭풍으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역대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전체 시도지사 17석 중 2석, 226석의 구시군의장 중 53명, 부산·경남은 물론이고 대구를 포함한 경북에서도 민주당에 기초, 광역의원 의원을 내주었다.대통령 선거 후 1년 만의 총선·지선은 구조적으로 여당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어느 정도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 주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서울경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식량수급에 문제가 발생해,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벌써 농산물 수출국 6개국은 자기네 먹을 것도 없다며 식량수출을 금지했다.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역대 최고인 140.7까지 높아졌고,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농경지의 상당 부분이 손상되었고, 전쟁이 길어져 파종을 못할 위험도 높아졌기 때문이다.여기에 더해서 세계 2위 밀 수출국 미국도
한미방위조약이야말로 대한민국 수호천사가 분명인데, 동맹 관계가 70년 가까이 유지되는 자체가 국제정치사에 유례 드물다. 지구촌 최강국과 최약체 사이의 결합이란 것도 지금 생각해봐도 참 어색하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예언대로 산다. 그는 1953년 이 조약을 가조인한 뒤 "후손들이 누대에 걸쳐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언명하지 않았던가? 그 이전 청일전쟁, 러일전쟁, 6.25전쟁 등의 험난한 근현대사를 살펴보라. 그런데 미국에 대한 우리의 호의적 인식은 이승만의 영향만도 아니다.원로 역사학자 유영익 교수에 따르면, 우
"재명 아빠, 개딸들이 지켜줄게." 이재명 전 후보(현 민주당 상임고문)를 지지하는 2030 여성층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그녀들의 ‘막판 결집’은 대선 승패 양상에 영향을 줬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등장한 신조어 ‘개딸’은 ‘성격이 드센 딸’을 뜻한다. 이 상임고문을 적극 두둔하기 위해 ‘개싸움’도 마다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정치공작의 냄새가 물씬 나는 이 워딩의 소구력과 파급력을 만만히 봐선 안 된다.그나저나 여성 팬덤에 유리할 ‘오빠’ 대신 왜 ‘아빠’일까. 대선 직전 이 후보가 ‘힙합 댄스 가수’
작가 : 차명진
윤석열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이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대선 기간 벌어졌던 여야의 극단 대결을 뛰어넘는 국민통합의 상징성을 담고 있다. 이념이 다른 두 진영 사이의 원만한 정권 인수인계를 국민들에게 공개 약속하는 뜻도 가진다. 어떤 조건과 이유를 달지 않고 대선이 끝나자마자 바로 만나는 것이 두 사람의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책무다.그러나 16일 오찬이 겨우 4시간 전에 취소되었다. 대선이 끝난 뒤 보름이 되었으나 여전히 만날 날짜조차 못 잡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노무현 전
윤석열 당선과 함께 봄은 오는가. 청계천변 매화가 흐드러지게 기지개를 켰다. 우리네 정치도 봄바람이 불 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대구시 달성군 사저에 입주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면됐다. 2017년 3월 31일 구속, 2021년 12월 31일 출소였으니 만 4년 9개월 감방생활을 했다. 출소 후 82일만의 고향행이다.박 전 대통령 측의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통원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4000년 식인의 이력을 가진 나는 처음에는 몰랐었지만, 이제는 알겠다. 진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을!"이 문장은 중국의 유명한 사상가·문학가인 루쉰의 단편소설 ‘광인일기’(狂人日記)에 나오는 ‘나’의 대사 중 일부다. 루쉰은 ‘아Q정전’으로 유명한데 ’광인일기’는 그가 1918년 처음 발표한 단편소설이다.‘광인일기’의 광인은 여러 예술분야 모티브에서 나타나는, 말 그대로 미치광이다. 소설에서 광인인 ‘나’는 피해망상증을 앓고 있다. ‘나’의 피해망상증은 식인(食人)에 관한 것으로, 잡아먹힐 것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보수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통용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보수라는 의미도 제대로 모르는 채 그냥 수구좌파 반동들이 자칭하는 진보라는 개념에 밀려서, 진짜 진보로 분류되어야 할 사람들이 떠밀려서 그냥 보수가 되었다.사실 보수주의란 말이 제대로 형용되려면 영국처럼 귀족적인 또는 봉건적인 유산이 현대에도 남아있어 그 자양분이 보수사회라는 공동체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이런 자양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건국과 산업화의 주역들은 자유를 주축으로 혁신과 실용,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는 보수가 아닌, 진보세력
원자력 산업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왔다. 문재인 정권이 에너지 산업을 이념으로 주물렀기에 원자력은 정치의 희생물이 되었다. 적법한 절차는 무시됐고 반민주적이며 비합리적으로 탈원전이 강행됐다. 그 결과 에너지 산업의 근간이 흔들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문 정권은 탈원전의 이유를 뭐라고 했는가? 원전은 위험하기에 폐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지금까지도 들어 본 일이 없다. 오히려 인명이나 재산 피해 측면에서 원자력 발전이 다른 발전원, 자연재해 또는 전염병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 과학적 통계
대선 후 우리 사회의 분열 배경에 미디어 편향이 있다. 양편이 근소한 표차로 갈라진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속해있는 카톡방이나 밴드, 포털 카페에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졌기에 압도적으로 우리 주장이 옳다는 결론이 예상되었다.나의 미디어는 우리만의 생각을 키운다. 아이돌 팬클럽이 그들만의 굿즈를 구입해서 팬이라는 자격을 증명하듯,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을 구해 내 생각은 맞고 세상이 틀리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오늘날 미디어 소비의 양상이다.사람은 인식 가능하고 수용 가능한 정보만을 받아들이기에, 미디어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가 한미관계 재건이었다. 이것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를 만날 수밖에 없다. 지난 5년간 아무 성과 없는 유화정책을 지속해 온 문재인 정부에 비해 현실적인 태도로 북한을 대할 정부가 들어선다는 사실에 일단 미국은 안도할 것이다. 윤 당선인은 처음부터 허울좋은 문 대통령의 ‘종전 선언’을 버리고 실질적인 한국전쟁의 종식을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바란다. 일부 미국의 친북파가 ‘한반도평화 법안’의 통과를 요구하지만, 전혀 먹히지 않는다. ‘종전선언’이란 매우 어리석은 개념이다.북한이 인도적
일본사람은 ‘혼네’(本音-본심)와 ‘다테마에’(建前-겉모습)가 달라서 이중적이지만, 한국사람은 솔직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예전에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하여 감정 표현을 잘 안하는 일본사람에 비하면, 한국사람들의 소탈한 표현 방식은 참 시원하고 솔직하게 느껴진다.그런데 최근 한국에서 경험한 사건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위와 같은 경향은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내로남불’은 원래 한국에 잘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데, 지난 5년 사이 외신에 보도될 정도로 가장 널
김오수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없애는 데 찬성한다. 뜻밖이나 올바른 의견이다. 하지만 속뜻이 궁금하다. 그의 말을 액면대로 받아들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총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대검은 총장 동의를 얻어 "수사 독립성·정치중립성을 위해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의견을 법무부에 냈다. 법무부의 인수위 보고를 앞두고서다. 하지만 박범계 장관은 "지휘권은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반대했다. 모양은 정부 내 의견 충돌. 왜 이런 갈등이 밖으로 불거질까? 장관·총장이 민감한 문제를 사전 조율 없이 다른
퇴임 50일도 안 남은 문재인 정권의 몽니가 기가 막힌다. 재임 5년간 단 하나도 잘한 게 없는 ‘단무무쇼G’(단순무식·무능·무책임·쇼·GRBG) 정권이 오로지 눈에 뵈는 건 선거공학이다. 국민에 좀더 가깝게 가겠다며 구중궁궐 청와대를 버리고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발목을 걸었다.국민이 새 대통령을 뽑은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다. 이유는 오직 하나.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 이겨서 권력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속셈이다. 대선에서 얻은 47.83%를 온전히 보존하고, ‘용산 아젠다’로 윤석열 당선인을 코너로
정치는 곧 말이다. 그래서 정치는 피 흘리지 않은 채 말로 하는 전쟁이라고들 하지만, 특히 그중 최고의 정치 행위는 대중연설이다. 그 사례가 미국 링컨 대통령의 위대한 게티스버그 연설(1863년)이고, 2년 뒤 2차 대통령 취임사가 아니던가?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을 요구했던 영국 처칠의 첫 총리 연설(1940년)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런 원론을 새삼 환기시켜준 연세대 함재봉 교수의 는 국내 정치 수준을 끌어올릴 단행본이다. 문제는 우리다. 한국인은 이 소중한 언어를 좀처럼 신뢰하지 않는다."말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