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과거에도 선거가 닥치면 거대 양당에서 공천을 보장받지 못한 정치인들이 제3지대를 찾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이번 신당을 둘러싼 정황은 이전과는 좀
도산 안창호(1878-1937), 그는 한민족이 일제의 침략 하 36년간 도탄에 빠진 암흑의 시대에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도록 일깨웠다. 겨레에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용기와 희망을 불러일으킨 위대한 선각자 중 한 명이었다.안창호는 1878년 평안도 대동강 하류에서 빈농 출신으로 태어났다. 이승만(1875년생)에 비해 3살 연하였다. 이승만이 평생에 걸쳐 가장 어렵게 생각한 인물이 두 사람인데, 한 명은 이승만의 배재학당 시절 영어교사였던 서재필(1864년생), 다른 한 명은 미국에 둥지를 튼 안창호였다. 안창호는 낮은 자세의
조선은 참 구질구질하게 망했다. 뜬금없이 이름을 바꾸더니 외교권을 상실하고(1905년) 군대를 해산한 끝에(1907년) 마지막으로 사법권을 내주면서(1909년) 지리멸렬한 최후를 맞았다. 차례로 팔, 다리가 떨어져나갔기에 공식적인 망국인 1910년 8월에 특별히 분개하는 조선인은 없었다.열흘쯤 지나 황현이 아편을 들이붓고 자결했지만 아시다시피 이 분은 비분강개로 돌아가신 게 아니다. 벼슬을 하지 않아 사직을 위해 죽어야 할 의리는 없지만, 그래도 명색이 사대부의 나라인데 망국의 날에 죽는 선비 하나 없으면 좀 민망하고 ‘쪽’ 팔리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토지 공개념’(개인의 토지 소유권 제한) 제도를 들먹일 정도로, 토지·부동산 소유자를 적폐(積弊)로 몰았다. 다분히 사회주의적 인식을 가진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대한민국은 지난 몇 년간 엄청난 부동산 가격 폭등에 시달려야 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는 중인데,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등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한다.윤 대통령은 경기도 고양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국민이 바라는 주택’ 모두발언에서 "다주택자를 집값을 올리는 부도덕한
어렸을 때 필자는 어머니보다 할머니가 더 좋았다. 의사인 어머니는 배불리 먹으면 위장이나 간에 좋지 않다고 했다. 배가 늘어나고 잠을 깊이 잘 수 없고 심장이 부담받아 얼굴이 붓는다고 했다. 결국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할머니는 "못 먹어서 탈이지 먹어서 큰일 나는 법 없다, 한창 자랄 때 잘 먹지 못하면 커서 힘을 못 쓴다, 다 큰 다음엔 아무리 잘 먹어도 소용없다, 고기랑 기름이랑 제대로 먹이지 못하면서 밥까지 조절해 먹이면 아이들 약골이 된다." 이런 식이었다.배급제로 주는 쌀이나 약간의 부식물로만 살아야 하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위스키 원조가 누구인가를 두고 여전히 논쟁 중이다. 각각 그들만이 내세우는 근거들이 있다.스코틀랜드 측 주장은 이렇다. 1300년 스코틀랜드 국왕 제임스 4세가 아일라섬(Islay)을 침공했을 때 ‘이슈카 바하라’는 증류주를 발견한다. 아일라는 스코틀랜드 남서쪽 끝 섬으로 아일랜드에 가깝다. 국립기록보관소의 문서에 의하면, 1494년 수도승 존 코어에게 ‘아쿠아 비테’(생명의 물)라는 증류주 제조를 위해 대량의 맥아를 하사한 왕명이 기록돼 있다.반면 아일랜드에는, 5세기쯤 아일랜드 수호성인 성 패트릭이 타국에
세월호 사건은 ‘전설’이다. 유가족이나 온갖 단체 등이 사건에 대한 이성적인 접근 자체를 가로막았다는 점에서 전설이다. 특별조사위원회, 선체조사위원회,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등이 8년간 9차례에 걸쳐 진상 조사를 벌였다. 여기에만 800억 원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선체를 인양한다며 중국 업체들을 불러 1천억 원 넘는 돈을 썼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단독 처리한 것이다.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북한의 전방위적 총선 개입이 노골화 되고 있다. 9일 조선중앙통신은 "윤석열 탄핵으로 평화를 수호하자! 윤석열독재 타도하자! 2024년을 윤석열 퇴진의 해로 만들자!"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노동신문·조선중앙방송과 함께 북한의 3대 관영매체다. 노동신문·조선중앙방송은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한 대내용 매체다. 조선중앙통신은 대외용이다.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통신 보도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북한 선전당국이 ‘윤석열 탄핵’ ‘윤석열 독재 타도’ 기사를 노동신문이 보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독재 타도’라는 용어
민주당은 ‘테러 정치’ 자살골로 역풍을 맞고 있다.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은 진영 눈치를 보다 망신을 자초했다. 정보 주도권을 쥐어야 할 경찰은 67세 잡(雜)테러범 구속에만 열을 올렸다. 이재명 테러 피습 사건은 이 나라 정치의 후진성, 사회 전문가들과 시스템의 망가진 단면을 낱낱이 보여준다. 모두가 비겁하고 계산하며 몸을 사린다.제1야당 대표 테러 피습 사건에 경찰책임자의 공식 발표가 없었다. 정보의 센터가 닫혀 있으니 뉴스들이 답답하다. 영상과 경찰의 말이 불일치, 흉기가 칼인지 나무젓가락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경찰과 병원이
미국에서는 2020년 경찰의 손에 의해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구글, 메타와 같은 기술 대기업들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구글은 흑인 직원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한 대표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경영진에서 소외된 집단의 대표성을 30%까지 높이고, 2025년까지 비간부급 흑인 직원의 수를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흑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약속을 내걸었다.그런데 2023년 이후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나타났다. 구글과 메타 등 기술 대기업들은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김대중의 정체를 지적한 첫 칼럼을 지난주 내보냈다. 하지만 숨겨진 그의 실체를 정말 인상 깊게 짚어낸 건 저널리스트도 정치인도 아니다. 뜻밖에도 영화감독 신상옥(1926~2006)이 그 역할을 했다. 만년의 그가 토해냈던 김대중 비판에 새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신상옥은 김대중이 아닌 박정희와 얽히고설킨 게 많았다. 그가 한참 영화를 만들 무렵 박정희는 창작의 자유를 제약했고, 신상옥은 여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물론 둘 관계는 파국이었다. 그렇게 까칠하던 리버럴리스트 신상옥이 반공주의자로 변신했던 계기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으로 뉴스가 연일 도배되고 있다. 제1막은 테러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재의 제2막은 지역의료계를 무시한 헬리콥터 황제 이송으로 인한 갑론을박이다. 사건에 대한 1차원적 시각이 이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 다차원적 시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의료계의 집단적인 반발뿐 아니다.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하기도 전에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단하는 등 무언가 명쾌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러자 많은 ‘
지난 7일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사회자 조 코이가 무리한 애드립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조는 "영화 ‘오펜하이머’는 721페이지의 맨해튼 계획이 원작이며, ‘바비’는 가슴이 큰 인형이 원작"이라고 말했다가 여성 관객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이외에도 그는 테일러 스위프트, 배리 키오건 등을 대상으로 농담을 걸어봤지만, 식어버린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이 문제였다. B급 성향의 직설적인 조크를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과 68년 전통을 자랑하는 골든 글로브는 아무래도 이상한 조합이었다.2019년 사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권회복을 위해 올해부터 1학교1변호사제도를 시행한다고 했다. 그 배경은 교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교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희연 교육감은 교권침해가 일부 학부모의 ‘내 새끼 지상주의’에 의해서만 비롯되는 것처럼 접근하고 있다. 그것은 여러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교사들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심한 압박을 받는다. 학부모와의 관계 외에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사 간 문제나 행정업무, 교육활동 외의 과중한 일과 등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 스트레
작가 : 차명진
오랜 꿈이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우주를 개척하는 꿈. 드디어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여는 첫 단추를 뀄다. 한국판 NASA(미 항공우주국)가 될 우주항공청 설립 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이어 8일 법사위까지 신속하게 통과했다.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따라 우주항공청이 곧 설립된다. 빠르면 올해 5월쯤 출범 가능하다고 한다. 벌써부터 초대 우주항공청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실로 오랜만에 우리사회에 상식(common sense)의 분위기가 잠깐 돌아온 느낌이다.1960~70년
이낙연·이준석·양향자·금태섭 등이 한데 모여 제3지대 신당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들은 9일 한국의희망 대표 양향자 출판기념회에 모여 ‘빅텐트’ 가능성을 과시하며 정치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제3지대 키맨으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공식적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자리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우리가 다 모였다"고 밝혔다. 이낙연은 "맑은 물을 얻으려면 허드렛물을 부어야 한다. 저더러 허드렛물 노릇 하라는 뜻으로
북한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진행했다. 마지막 날 김정은은 ‘당 전원회의 총화 결론’을 통해 대남사업의 근본적 전환 방침을 하달했다. 김정은의 대남부문 발언을 우리식 표현으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전쟁 중에 있는 두 적대국, 교전국 관계다. 남한(대한민국 것들, 남조선 것들로 표현)을 더 이상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지 않겠다.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겠다. 유사시 핵무력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적법한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악의적인 총선용 전략’이라 비판하며 "선거기간 내내 이슈 삼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악의적 꼼수"로 규정했다.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재의요구권은 애초에 권한쟁의심판청구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청구하더라도 각하될 것이 분명하다.친민주당·극좌 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정치쉽단’에 ‘한동훈, 아동 학대 현장을 즐겼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4일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당 신년
선거를 앞둔 출판기념회가 성황이다. 선거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한다. 선거법은 나라를 운영하는 국가지도자를 선발하는 절차에 대한 법이다. 법이 정치를 만들고 정치가 법과 제도를 만든다. 선거는 법과 제도를 창조한다.올해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40억 명이 선거에 참여한다. 13일 대만 선거를 시작으로, 2월에는 인도네시아 대선과 총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이 3월에 있다. 우리나라 총선이 있는 4월에는 14억 인구의 인도 선거도 있다. 6월 유럽연합 선거에 이어 11월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지난 세기말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