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소프트 어트랙션’(soft attraction)을 할 줄 안다. 자신들의 문화에 부드럽게 천천히 이끌리게 하는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나를 아주 천전히 똑똑한 방법으로 한국문화의 ‘노예’로 만들었다.처음 김치를 접할 때 한국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집 김치를 공짜로 가져다 주었다. 낯선 음식이었지만 그들의 친절한 마음에 먹어 보게 됐고, 이제는 김치 없이는 안되는 지경이 됐다. 그래서 내 돈 주고 사먹는다.젓가락질이 서툴 수밖에 없는 내가 어찌어찌해서 반찬을 하나 집어 올리면 그들은"와! 젓가락질 잘한다"며 박수
2022년 3월 인기 게임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에서 총 6억 달러 넘는 이더리움과 USD 코인이 유출됐다. 단독 해킹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 사건을 일으킨 것은 북한 해커집단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이다. 세계 대형 해킹 사건 뒤에는 라자루스가 있다.라자루스 그룹은 평화의 수호신(The Guardians of Peace), 숨은 코브라(Hidden Cobra), 블루 노아 오프(Blue Nor off)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전모는 베일에 싸여 있으며 2009년 전후로 활동이 표면
일본은 빈틈없는 약속사회다. 비즈니스는 물론 일상생활의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약속한다. 결혼식 초대장도 일찍 보내고 초대받은 사람은 반드시 확답을 보내야 한다. 파티나 강연회 등 모임도 마찬가지다. 지킬 수 있을지 모르는 무리한 약속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이러한 약속문화가 형성된 배경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에도시대(江戶時代) 약 3백 년 동안 계속된 봉건사회에서 자신이 속하는 사회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었다. 개인의 의견을 주장하거나 기본 질서를 어지럽히
이노우에 마사야스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분자병태학)는 권위 있는 면역학자다. 그는 활발한 저술·강연·방송활동 등을 통해 일본 국민에게 올바른 코로나 대처법을 일깨워주고 있다.지난 7월 29일 오카야마 국제교류센터 리셉션 홀에서 열린 강연회 ‘팬데믹 시대의 생존전략 -앞으로 우리가 사는 법’에서 이노우에 교수는 "일본을 비롯해 동아시아는 2020년에 이미 코로나에 대한 집단면역을 획득했다. 코로나에 대한 국민 의식이 바뀌면 팬데믹을 종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저서 에서도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탈북자 강제 북송사건 등 문 정권의 이적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 초계기 레이더 조사(照射)사건이다. 2018년 12월 20일 오후 3시쯤, 동해상 일본 경제수역 이시카와현 앞바다 대화퇴(大和堆) 인근 수역에서 일본 자위대 초계기 P-1기가 같은 수역에 있는 북한 목선과 해양경찰청 경비함 삼봉함(三峰艦) ARS-5001, 구조용 고무보트 2척, 그리고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을 발견했다. 그러자 광개토대왕함이 P-1기를 향해 화기관제레이더(FC)를 조사했다. 이 사건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대사 교량(喬良)·왕상수(王湘穗)가 공동 저술한 (공동통신사, 2001)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제안보·사회안보 시대의 필독서이자 중국 전술론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것들이 현실이 됐기 때문에 예언서라는 평가도 있다.책에 의하면, 군사와 비군사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영역은 존재하지 않고 서로 조립하지 못하는 영역이나 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중국이 계획하고 계속 실행하고 있는 전쟁은 군사적인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곤란했던 것이 음식이었다.지금은 무슬림이 아니지만, 당시는 치킨, 맥주, 돼지고기 등을 전혀 먹을 수 없었다. 식당에 가면 한국 친구들이 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나는 곁들여 나온 반찬만 먹을 뿐이었다. 이는 친구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나 또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고기 굽는 냄새를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나는 매주 토요일 저녁 이태원에 가서 친구 모리스를 만나고 할랄 음식을 사먹곤 했다. 모리스는 아프리카에서 온 친구인데, 다정하고 친절했다. 그와 함께 이태원 거리를 걸을 때면 삼겹살 굽는 냄새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국민적·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이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직권남용죄 등으로 고발했다.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은 2020년 9원 21일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무참하게 불태워진 사건이다. 당시 해경과 국방부는 이씨를 월북자로 발표했다가 그 결과를 번복했다. 선량한 국민을 월북자로 단정한 것에 대한 유족들의 분노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국정원은
일본 장마는 길다.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매일같이 비가 계속된다. 빗소리를 들으면 어릴 때 기억이 떠오른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길가에 비를 맞은 냉이꽃이 반짝반짝 빛나 너무 예뻐서 잠시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그대로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따버리면 물방울의 보석도 사라질 것 같아서 그냥 두기로 했다. 웅덩이를 지나가는 것도 재밌어서 일부러 철퍼덕철퍼덕 걷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먼 추억이다.‘테루테루보즈(てるてる坊主)’를 만들었던 것도 장마철이면 생각난다. 아이들이 소풍이나 운동회 전날
전 북한 정찰총국 대좌 김국성이 작년 10월 BBC 인터뷰에 이어, 최근 인터뷰에서 증언한 내용이 충격적이다. 특히 ‘사할린동포 고국 방문을 이용해 남한 적화공작을 진행했다’는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사할린동포 귀국 운동에 직접 개입한 아라이 사와꼬(新井佐和子)씨는 저서 (草思社文庫)에서 귀국 운동의 모든 경위를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책에 따르면, 1958년 일본인 처를 가진 한국인 가족 2천여 명이 구소련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것이 귀국 운동의 첫걸음이었다. 그때 귀국한 박노
제75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송강호) 수상 영화 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관람했다고 해서 더 화제가 됐다.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놓고 갔던 미혼모와 아기를 몰래 팔려는 세탁소 주인, 베이비 박스 직원 등이 함께 양부모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여기에 그들 뒤를 쫓는 형사 두 명까지 얽히고설킨다.이 영화는 칸영화제 등에서 숱한 수상 경력이 있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신작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1987년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다큐멘터리 연출가로 시작했다. (1995)으로 영화감독 데뷔, 베니스영화제
문재인 정권 5년을 뒤돌아보면, 일관되게 대북 유화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과 신형무기 개발을 돕고, 도발수위를 높이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10일부터 그만두기 직전인 2022년 1월 22일까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30여 회·50여 발로 박근혜 정부 때보다 6배 많았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12회·19발, 박근혜 정부에서는 5회·8발이었다.북한 관련 불미스러운 사건도 유난히 많았다. 그 중에서도, 2018년 9월 19일 군사합의 후 철거한 비무장지대(DMZ) 내 전방초소(GP)
5월 19일~22일 한미정상회담은 문재인 정권에서 무너진 한미동맹을 회복시키고 강화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윤석열-바이든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판문점선언·싱가포르 선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또 북한 비핵화 없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특히 지난 정권에서 사용해온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북한 비핵화’를 사용한 것은 가장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국민은, 애매한 용어 전술로 사실상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하고 주한미군 존재를 부정하려는 좌익정권의 안보 해체정책에 불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라고 했다.‘자유’를 핵심 가치로 삼고 새 정부가 출범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그러나 지난 5년 동안, 모든 분야에서 망가질대로 망가진 국가를 재건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탈원전 정책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원리에 어긋나는 정책으로 경제를 폭망시켜 기업은 위축되고 미래세대는 희망을 잃었다.독선적인 외교노선으로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특히 한일
내 이웃집에는 86세 전쟁 영웅이 산다. 성이 전씨인 그의 집 벽에는 군용배지와 증명서 등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그는 해방을 겪었고 6.25전쟁 참전용사다.가끔 TV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한국의 6.25에 대해 공부했는데, 그에게서는 역사가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놀라웠다. 그와 동료 두 명은 북한군에게 잡혀 갔지만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했다고 한다.그에게 "일제 강점기 때는 어땠어요?"라고 물어봤다. 그는 "지금의 한국은 기적"이라며 1945년 해방 당시 한국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지를 말해줬다. 끼니
한국은 코로나에서 벗어나 일상생활로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아직 방역 시스템이 완고하다. 최근 일본 다녀올 일이 있어 J-방역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나라타 공항 도착 오후 3시, 기내방송이 나온다. "코로나 방역으로 공항 세관 통과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1시간 정도 기내에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자리로 돌아가 기다린다. 40분 경과. "OK 사인이 나왔습니다. 순서대로 내려주십시오." 자리에서 나와 줄을 서서 이동한다. 그때만 해도 나는 J-방역의 실체를 모르고 있었다.PCR 검사를 받기 위해 안내를
한국에서 산 지 16년이 됐지만 나는 아직도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그래서 친구 김군에게 갔다. 그리고 물어봤다. 내 고향에는 수에즈운하도 있고 거대한 고대 유적도 있고 땅속에는 유전도 있어. 가지고 있는 게 무척 많지. 그래도 나의 조국은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야. 그런데 한국은? 육지에 별다른 자원이 없고, 바다에도 하늘에도 마찬가지. 그런데 어떻게 세계 12번째 경제국가가 된 거지?김군은 손가락을 구부려 자기 머리를 톡 톡 쳤다. "머리와 손.우리나라는 이걸 가지고 있어." 생각지 못한 답이었다. 그 답은 내 가슴속을 후
한국이 196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에서 2010년 세계에서 12번째로 부유한 나라로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내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16년을 살았기 때문에 적어도 내 의견을 말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2006년 일산에는 외국인 수가 적었다. 여기저기, 드문드문 몇 명씩 보였을 뿐이다. 일산에서 만난 한국인들 가운데, 외국인을 만나거나 심지어 본 적 없는 사람도 있었다. 가끔 TV에 외국인들이 나와도 그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 보여주지는 않는다.한국인들은 나를 만나는 것을 흥미로워하고 나 또한 그들
일본사람은 ‘혼네’(本音-본심)와 ‘다테마에’(建前-겉모습)가 달라서 이중적이지만, 한국사람은 솔직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예전에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하여 감정 표현을 잘 안하는 일본사람에 비하면, 한국사람들의 소탈한 표현 방식은 참 시원하고 솔직하게 느껴진다.그런데 최근 한국에서 경험한 사건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위와 같은 경향은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내로남불’은 원래 한국에 잘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데, 지난 5년 사이 외신에 보도될 정도로 가장 널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이 있었다. 이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는 여성만을 위해 과대지출되고 있는 성인지(性認知) 예산을 구조조종해 북핵방지를 위한 예산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성인지 예산이라는 것은 여성을 위한 예산으로 특별히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과연 누구의 주장이 사실일까. 성인지 예산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양성평등기본법 제16조 1항은 각 행정부처와 지자체는 여성만이 아닌 남성과 여성 모두를 위해서 성인지 예산 정책을 실시하라고 명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