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릴레마는 3가지 딜레마를 말한다. 세 가지 문제가 서로 얽혀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킨다.예를 들어 저성장, 고물가, 재정적자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하자. 이 경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긴축정책을 완화하면 재정적자가 더욱 늘어나 국가신용이 떨어지고, 금융시장도 취약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으려 하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 복잡해진 세상은 딜레마 이상의 분석 틀을 요구한다. 트릴레마라는 말이 널리 쓰이는 이유다.정부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 5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에 대해 입학취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3월 교육부의 심의 요청이 있은 뒤 입학전형 공정관리위원회가 만들어졌으니 꼬박 1년이 걸린 셈이다.비록 그 동안은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일 처리가 늦어졌지만, 이제라도 조씨의 입학이 취소된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조씨는 아무런 말이 없는 가운데, 그의 부친인 조 전 장관이 이번에도 입을 열었다."이 사건 처분으로 실현되는 공익에 비교해 신청인(조민)이 입게 될 불이익은 매우 크고 중대하다"이러면
"재명 아빠, 개딸들이 지켜줄게." 이재명 전 후보(현 민주당 상임고문)를 지지하는 2030 여성층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그녀들의 ‘막판 결집’은 대선 승패 양상에 영향을 줬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등장한 신조어 ‘개딸’은 ‘성격이 드센 딸’을 뜻한다. 이 상임고문을 적극 두둔하기 위해 ‘개싸움’도 마다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정치공작의 냄새가 물씬 나는 이 워딩의 소구력과 파급력을 만만히 봐선 안 된다.그나저나 여성 팬덤에 유리할 ‘오빠’ 대신 왜 ‘아빠’일까. 대선 직전 이 후보가 ‘힙합 댄스 가수’
지난 7일. 대선을 이틀 앞두고 대학 과동기들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소란이 빚어졌다. 늦은 나이에 입학해 형이라고 불리는 A가 항간에 나돌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찌라시’를 올린 게 발단이다. 내용은 민망했다. 집단강간 사건을 다룬 것이기 때문이다.A는 몰매를 맞았다. B는 근거 없는 글은 삭제해 달라고 했다. C는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윤석열 후보를 욕할 줄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D는 대뜸 A를 ‘노친네’라고 부르며 B의 말을 새겨들으라고 주문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이 결정됐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검사의 삶을 살며 대통령은커녕 정치인이 되리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윤석열 당선인이지만, 그가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분명한 시대의 부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그 시대의 부름이 내는 목소리는 명확하다. 불공정과 독선, 편가르기가 가득찬 대한민국이 아니라 공정과 상식, 화합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당선인이 다른 경쟁자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당선인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제 당선인
배달시킨 자장면이 도착할 즈음 신문지를 찾아 펴거나 정육점에서 고기 한 근 썰어 신문지에 말아주던 시절에, 신문지는 참으로 유용했다. 이젠 배달원이 아예 비닐식탁보를 가져오고 정육점에서도 일회용 스티로폼이 주로 쓰이다 보니 신문지의 용도가 그야말로 신문 말고는 없다. 뜻하지 않게 신문이 정체성을 찾았으나 죄다 온라인으로 뉴스를 보는 세상이라 또다시 신문은 위기다. 치킨 한 마리 배달료가 3000원을 넘나들면서 배달의 기수들도 더는 신문 배달에 나서지 않는다. 신문 돌리며 수학한 미담은 옛이야기다.이럴 때 겁 없이 ‘자유일보’가 전국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0.4%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1위다. 주요 5개국(G5) 평균 14.4%에 비하면 약 3배에 달한다.또 다른 통계를 보면 2021년 5월 기준 우리나라의 고령층(55~ 79세) 인구는 1476만6000명이다. 이 가운데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등 연금 수령자 비율은 48.4%인 714만1000명,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4만원이다. 연금을 받는 고령층 인구의 소득대체율은 20% 수준이며, 아예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고령층 인구도 762만500
지난주 미국에서 듀럼(Durham)특검 최종 보고서가 나왔다. 충격적인 내용이다. 국내외 일부 유튜버들이 전하고 있을 뿐, 주류 언론은 작심한 듯 침묵하고 있다. 미국 주류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니 그것을 받아쓰는 국내 대형 언론사도 별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취임 직후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간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조사의 배경을 캐고자, 당시 연방수사국(FBI)이 임명한 게 듀럼 특검이다. 이를 자세히 보도한 폭스TV에 따르면 2016년 대선 전후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측은 상대 후보 트럼프 캠프 서버를 해킹했
15일부터 3·9 대선을 향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막이 올랐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에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으로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경선’을 제안했지만 그 후 두 후보는 이렇다 할 논의 없이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했다.그런데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내놓은 시기는 참으로 미묘하다. 정말 본인이 단일화에 대한 각오가 돼 있다면 선관위 후보등록 이전에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안 후보는 후보등록부터 마친 뒤 단일화 제안을 던졌다.안 후보가 대선을 완주한다 해도 현재 지지율로
국민연금은 지난 1988년 도입됐다.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면 만 62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보험료는 월소득의 9%다. 직장가입자라면 회사와 반반씩 4.5%를 낸다. 40년을 냈다면 받는 연금은 평균 소득의 40% 수준이다.국민연금의 이 같은 구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찍부터 ‘내는 돈은 적고, 받는 돈은 많다’고 지적해왔다. 기금 적립금이 고갈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국민연금 체계가 유지되면 2055년에 수령 자격이 생기는 1990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연금개혁은
3·9 대선을 불과 25일 남긴 현 시점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론이 뜨겁다. 현재 대선 레이스는 2강(윤석열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1중(안철수 국민의당), 1약(심상정 정의당) 구도다.만약 윤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게 된다면 이번 대선에서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는 거의 확실시된다. 하지만 단일화가 무산된다면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다.물론 안 후보는 거듭 대선 완주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호의적으로 평가해도 안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가 계속 완주의
‘꿈dream’이란 양가적이다.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가,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가에 따라 ‘아름다운 꿈’ 또는 ‘망상’으로 간주된다. ‘소망’으로서의 꿈은 긍정적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이자 현재를 경영하며 견디는 힘이다. 개개인의 꿈이 있는가 하면, 공동체가 함께하는 꿈이 있다. 어떤 꿈은 많은 사람에게 열려 있고, 특권적 배타적인 꿈도 존재한다. ‘누구나 꿈 꿀 수 있는 자유(권리)’야 말로 긴 세월 인류가 노력해 온 결실이다.근년 가장 세계적인 이목을 끈 ‘꿈’은 ‘중국몽’ 아닐까. 2012년 시진핑 정부의 등장과
바야흐로 선거의 해다. 3월엔 대통령 선거, 6월엔 지방선거다. 대선과 지선이 같은 해 열리는 일은 20년만에 한 번 찾아오는 것이니 2022년은 선거의 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런만큼 요즘 필자에게도 부쩍 지방자치단체장들 명의로 문자와 전화가 자주 온다. 대부분 지난 4년간의 지자체장 생활을 회고하는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것이다. 이미 그 지자체장들은 필자의 기자생활동안 인터뷰나 행정현장 방문을 통해 낯익은 사람들이기도 하다.행정가이자 정치인이기도 한 지자체장들이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언론인들에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홍두사미’, ‘홍백기’, 그리고 ‘홍패싱’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가 결국은 수용하거나 백기를 들면서 붙은 것이 홍두사미와 홍백기다. 홍패싱은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에서 무시당해 나온 것이다.1980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단임제가 시행된 이후 재임 3년을 꽉 채운 경제부총리는 없었다. 윤증현 전 부총리가 세운 최장 기록이 842일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임기까지 함께 하는 ‘순장조’로 홍 부총리가 재임 기간을 이어간다면 12
근대적 업종에 많건 적건 일본말 잔재가 있다. 그 중 언론계에서 상용되는 ‘야마’ ‘우라까이’ 등은 유난히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원래 근대어(국어=표준어)가 창출되던 시대의 한 중심에 근대적 활자매체(언론)가 있었다. ‘언론=근대의 꽃’이란 표현이 한국의 경우만큼 적절한 경우도 드물다. 짧은 세월 속에 집중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했다. 언어는 보수적이면서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언중(言衆)과 독서시장의 논리가 작용한다. 순식간에 변하는 예는 많지 않다. 서울을 한청(Hancheng, 漢城)이라 부르던 중국이 한국정부 요청으로 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5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40%가 넘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인다. 임기 초 80%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과 조국 사태에도 평균 40%대 지지율을 유지한 바 있다. 그러니 문통이 "우리 정부에는 말년이 없다"면서 "마지막까지 민생 회복에…."라고 큰소리를 칠만 하다.임기 3년차 총선 때 여당이 180석(위성정당 포함)을 차지한 압승을 거둔 게 발판이었다. 총선 승리 후 2020년 4월 한때 지지율이 70%를 넘기도 했다. 그래서 헌정 사상 최초의 레임덕 없는 대통령의 탄생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었다.그러나
법원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시행을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리자 자영업자들도 ‘드디어 때가 왔다’며 집단행동을 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은 생존권을 포기할 수 없게 된 것이다.이전의 판례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법부이기에 자영업자들이 일반 식당에도 방역패스 시행을 중단하고 더 나아가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하라고 요구한다면 마냥 외면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법원이 방역패스 시행 중단 결정을 내린 가장 중요한 근거는 방역패스 시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염차단 효과가 방역패스로 인해 희생되는 자유보다 더 우월하지는 않다는 판
국회 본회의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법안이 지난 11일 통과되면서 기업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정치권이 노동이사제 민간 확대를 내세운 만큼 향후 민간 기업에도 강제할 가능성이 크다. 친노조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노동이사제가 기업 혁신과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형국이다.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에게 이사회 멤버로서 발언권과 의사결정권을 갖고 기관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법으로 강제한다. 노조의 정치적 투쟁 방식과 비협력 노사관계를 고려할 경우 노동이사제의 부작용은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노조만을 위한 입법에 나선 것은 유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을 울릴 듯 요란하더니 겨우 쥐 한 마리가….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MBC가 바람을 세게 잡더니 막상 방송을 보니 오히려 김건희 의혹을 해소해줬다. MBC의 김건희 녹취 보도가 끝나자마자 30분 만에 뚝딱 장기표 씨의 글이 페북에 올라온 것을 봤다. "들어 보았는데, 별것 아니었다.김건희 씨 관련 몇 가지 의혹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넘겨짚기 해석이지만 참 그럴듯해서 손뼉이라도 치고 싶다."MBC 쪽에서는 이 해명이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지금
막걸리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 술을 받아 오라는 어른들의 심부름에 낑낑대며 커다란 주전자를 들고 다녔던 일은 나이 먹은 세대에겐 아직도 선명한 기억으로 존재한다.고무신도 마찬가지. 산업화가 궤도에 올라 운동화나 구두를 신을 때까지 고무신은 ‘국민 신발’이었다.이 같은 기억에는 선거가 함께 끌려 나온다. 일명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다. 선거가 매수(買收)로 얼룩진 흑역사다.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점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충격을 빌미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부가 재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