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유행 후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식품, 특효약 광고가 넘친다. 먹기만 하면 모든 병에서 해방될 것 같다면역의 본질은 자기와 비(非)자기를 구분하는 것이다. 몸에 침입한 비자기를 무자비하게 제거하는 것이 면역의 핵심이다. 면역계는 신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형성하는 피부나 내장 점막, 백혈구 같은 세포, 다양한 화학물질과 림프절, 비장 등으로 구성된다. 세균·바이러스·기생충 등 외부 공격에 대항해 신체를 지키고 감염된 세포·이상세포·암세포 등을 처리한다.면역기능은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한다. 상처가 곪거나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
북한에서 운동은 대중적이라기보다 전문 체육인들의 몫이라는 인식이 짙다. 일반인들은 스포츠를 많이 하지 않는다. 체육관이나 경기장 체육용품 등 조건과 환경이 열악하기도 하거니와 먹고사는 일에 급급해 운동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교통수단이 부족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고 일도 육체적으로 하는 노동이 많아 건강관리, 취미 목적의 운동을 따로 할 필요가 별로 없다. 남쪽에선 건강관리를 위해 등산도 많이 하고 헬스클럽에도 다니지만 북한은 다르다.헬스클럽이 평양과 일부 대도시에 약간 생겼다지만,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이
정치인 이낙연만큼 별명이 많은 이도 드물다. 국무총리 시절이나 민주당 대표 때 붙은 게 ‘엄중 낙연’이다. "사안을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탓에 붙은 부정적 뉘앙스다. 비슷한 뜻의 ‘기름 장어’도 있다. 원래는 반기문의 별명이었지만 어느 순간 이낙연에게 붙었다. 애매모호한 화법과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 탓이다.특유의 중저음으로 목소리를 쫙 깔면서 그렇게 얼버무리는 걸 지켜보며 사람들은 요즘 질렸다. 당장 두 가지 사안 때문인데, 우선 신당을 하겠다는 것인지 접겠다는 것인지 그 속을 모르겠다.
영국 의회 이름은 팔러먼트 (Parliament)다. 원래 이 단어는 규모있는 수도원에서 사제들이 식사시간에 나누는 담론장을 의미했다. ‘말하다’라는 프랑스어 ‘파러’(parl)에서 유래됐다.1272년 세금 징수 문제로 에드워드 1세가 귀족 및 지주회의를 개최하면서 이를 팔러먼트라 불렀다. 이후 팔러먼트는 의회를 지칭하는 단어가 됐다. 저자 포지(Gianfranco Poggi) 교수의 지적처럼, 외부 위협으로 전쟁과 외교력에 모든 국력을 집중해야 했던 유럽대륙과 달리, 섬나라 영국은 일찍부터 공공논쟁, 개인권리,
플라세보는 ‘기쁨을 주다’ 혹은 ‘즐겁게 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실제 약리작용이 없는 가짜 약인데도 긍정적인 믿음으로 증상이 좋아지는 현상을 ‘플라세보 효과’라고 한다.플라세보의 유효율은 30% 정도다. 처방 약은 본래 효능이 있지만 심리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민감한 환자는 약의 가짓수, 크기, 색깔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정맥 주사도 환자가 보는 앞에서 놓으면 효과가 더 있다고 한다. 2008년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 답한 의사 중 절반은 정기적으로 플라세보를 처방한다고 답했다.수술도 강력한 플라세보 효과를 발휘
예로부터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살다 보면 다투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한에 와 살면서 "부부싸움은 칼로 살 베기"라는 말을 듣게 되고, 실제 그렇게 되는 사례들을 목격한다.한국의 이혼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데, 제발 잘못된 통계였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더구나 안타까운 건 탈북민 부부 이혼율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이다. 탈북민 부부들은 전대미문의 독재와 인권유린, 생명조차 연명하기 힘든 극도의 빈곤 속에도 헤어지지 않고 사선을 넘어 탈북을 단행한 전우이기도 하다. 그런데 남한에 와서 갈라지다니 말이 되
가톨릭을 말할 때 언급되는 게 제2차 바티칸공의회다. 1962~65년 열렸던 일련의 공의회야말로 열린 교회를 지향하는 현대가톨릭의 기틀이란 설명이다. 얼마 전 "방울" 발언으로 시끄러웠던 돈키호테 신부 함세웅조차 자신의 행동은 공의회 정신에 충실하다고 떠벌인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도 자신의 사목 원칙은 공의회 정신에서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공의회 이후 하나님은 교회 못지않게 세상을 통해 직접 일하신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신학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김 추기경 경우, 박정희 시절 권력과의 충돌 역시 공의회 정신 실천 과정이라고 설
좌익의 선동을 위한 궤변은 끝이 없다.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국가보안법이 비교되고, 침팬지 사회 진화생물학이 윤 정권 탄핵 당위성과 맞물린다. 그러면서 영부인에 대한 암컷 발언으로 징계먹은 파렴치한 정치인을 슬쩍 변호한다. 자칭 작가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야기다.그의 강연에는 구독자들이 넘쳐난다. 슬쩍 흘리는 위선과 기만의 도덕적 당위성에 우민(愚民)들은 속절없이 속는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면해야 하고, 병든 이는 치료받아야 하며, 집없는 사람은 집이 있어야 한다"며 읖조린다.맞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이
1974년 캐나다의 아서 아론과 도널드 더튼 박사는 70m 높이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다리와 지상 3m에 있는 안전한 다리에서 실험을 했다. 젊은 남성들이 다리를 건너면, 여성 도우미가 질문을 한 뒤 결과를 알고 싶으면 전화 하라고 번호를 줬다.흔들리는 다리를 건넌 남성은 50% 이상 전화했고 안정된 다리를 건넌 남성은 12.5%만 전화했다. 다리를 건너느라 심장이 두근거릴 때 마주친 이성을 더 매력적으로 느껴서 전화한 것이다. 이를 ‘흔들다리 효과’라고 한다.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이성을 만날 때가 안정된 다리 위에서 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기가 문화 대통령이란 닉네임으로 불리는 걸 좋아했다. 1990년대 당시로선 생소했던 지식산업을 들먹이는 연설을 자주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진짜 문화 대통령은 박정희다. 민족문화에 대한 그의 집념도 유명하지만, 그는 1970년대 ‘문화는 제2의 경제’란 휘호를 자주 썼다. 유영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의 견해도 그쪽이다. 그는 "박 대통령은 당시 이미 2000년대 BTS의 등장을 꿈꿨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공감한다.하지만 문화의 시대인 요즘 문화 대통령이란 말은 영향력이 막강한 지식인·기업인·가수 등을
남한에 온 지 언젠데, 필자는 아직 화장품 이름을 잘 모른다. 아직도 스킨과 로션을 헷갈릴 정도다. 아는 건 크림·분·연지·향수·눈썹연필 정도인데, 북한에서 쓰는 말이다. 남자용·여자용도 못 가린다. 가격도 놀랍다. 몇만 원대가 있는가 하면 백만 원도 넘는 것이 있다.필자가 여자였다면 달랐을 수 있겠다. 사람은 원래 관심이 절실한 쪽을 먼저 배우기 마련이다. 필자보다 뒤늦게 남한에 온 아내는 화장품 이름을 대부분 아는 것 같다. 북에서는 아내가 화장품 욕심을 내는 걸 본 기억이 없다. 아내가 화장을 옅게 하고 웬만하면 하지 않고 지
요즘 연말 분위기는 트로트 오디션이 다 책임진다. 올해도 TV조선과 MBN의 대결 구도다. 흥미로운 건 21일 첫 방송하는 TV조선 ‘미스트롯3’에 앞서 선제공격을 한 MBN ‘현역 가왕’의 흥행이다. 트로트 중흥을 개척한 서혜진PD 표 오디션은 뭔가 다른데, 이번 컨셉트는 트로트 한일전이다. 양쪽에서 국가대표 톱7을 각각 뽑아 내년 ‘한일가왕전’을 벌인다는 그림이다.세상이 알 듯 트로트 원조는 일본 엔카다. 하지만 현재의 기세와 다양성은 단연 한국이기 때문에 ‘한일가왕전’은 흥미로운 우정의 무대가 될 것이다. 이런 흐름은 반일에
8년 전 20년 이상 해왔던 대학 강의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수강생들의 세계사 지식 맹아(盲啞) 때문이었다. 외교사·정치철학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나폴레옹과 비스마르크도 모르는 수준이라면 강의는 불가능하다. 세계사는 중·고등학교에서 수강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과목이다보니 자연스레 도태됐다. 사교육이 넘쳐나는 입시지옥에서 법대나 의대를 가기 위한 핵심과목만 공부한 결과, 기막힌 세상이 되었다.대한민국 국시(國是)인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는 모두 서구사상에서 유래됐다. 현재 일상에서 통용되는 근대어들, 예컨대 자유·평등·인권·국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건강과 재산이 허락하면 영원히 살고 싶다.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처럼 어느 문명이나 불로장생에 대한 신화가 있다. 그러나 인류의 염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다.생명은 왜 유한할까? 1961년 레너드 헤이플릭은 사람의 세포는 40-60회를 분열하면 그 뒤로는 세포분열이 멈추는 ‘헤이플릭 한계’를 발견했다. 즉 수명은 한계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 계산에 따르면 세포는 한 번 분열하는데 2.5년이 걸리니 사람의 수명은 120년이 한계다.이 한계가 생기는 이유는 텔로미어 때문이다. 그리
백두혈통 놀음이 가관이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딸 김주애를‘조선의 샛별 여장군’으로 호칭한 지도 꽤 됐다. 4대 권력 세습 과정에서 정말 역겨운 건 국내 언론이다. 얼마 전 한겨레신문은 깍듯하게 ‘김정은 위원장’, ‘김주애 양’이라고 부르는 걸 잊지 않았다. 5년 전 북한이 민노총에 "김정은 찬양 열기를 끓게 하라"고 지시했던 게 떠오르는 장면이다.그러나 신통력이 없더라도 저들의 비극적 앞날은 예측할 수 있다. 김주애로 가는 앞으로 몇 년이 백두혈통 존속의 고비다. 평양 대붕괴의 입구인 지금 새삼 흥미로운 건 김씨 집안의 핏줄 사
필자가 고향 걱정을 제일 많이 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기상예보에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진다면 압록강 상류 지역은 영하 30도쯤 될 것이라 짐작해 보며, 누가 얼어 죽지나 않는지 걱정한다. 북에서 살 땐 가을 단풍만 보아도 다가오는 겨울이 두려웠다. 땔나무와 석탄은 어디서 장만할지 한숨만 나왔었다.지금의 남쪽 생활은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강추위에도 따뜻한 아파트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호강스러운지 모르겠다. 아까운 장작을 하나 둘 세어가며 떨리는 손으로 아궁이에 넣던 지난날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도 아내는
한국천주교의 망언 시리즈는 끝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기원한다"는 저주를 했던 신부 박주환의 막말은 꼭 1년 전이었다. 천주교 내부에선 그런 게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당시 역성을 들었던 또 다른 신부 박홍표 같은 이가 수두룩한 탓이다. 그는 "박주환 같은 분이 있어 교회가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의 사랑을 받는다"고 응원했다.‘방울 달린 남자’ 함세웅의 망언은 그 후속이다. 그는 "방울 달고도 여성(추미애 지칭) 하나보다 못하다"며 거친 표현을 했던 게 요즘 일파만파다.함세웅 관련 일화 중 흥미로운 게 조전혁 전 의
인민독재를 통해 신천지를 만들겠다고 선동하는 전체주의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권력중독이다. 이미 지난 세월 인류에게 전쟁으로 인한 피비린내나는 고통과 교훈을 주었음에도, 북·중·러를 주관하는 대륙의 전체주의자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그리고 중국 모택동주의와 북한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대한민국 종북주사파 출신 국회의원들 정신세계도, 전체주의를 향한 권력중독 현상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마르크스는 종교는 아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체주의자들에게는 권력이야말로 아편이자 그들만의 유토피아다. 온갖 사기와 기만술로 일단 권력을 장악하면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우울하거나 찌뿌둥할 때 한바탕 웃고나면 몸도 마음도 개운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즐거운 일이 없어도 웃는 표정을 짓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는 뇌의 작동방식 때문이다.표정은 감정과 밀접하다. 기분이 좋으면 웃는다. 그런데 기분이 좋은 사실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표정으로 나타난다. 표정이 변화된 뒤에 의식이 감정을 알아차린다. 긍정적 감정이 유발되면 웃는 표정을 짓고 이를 뇌가 인식하는 순서다. 즐거워서 웃기보다는 웃으니까 즐거운 것이고, 슬퍼서 우는 것이
국내 언론의 시야는 용산(대통령실)에서 여의도(국회)까지다. 태평양(미국)은 물론 서해(중국)-동해(일본)도 미처 살피지 못한다. 국제정세를 입체적으로 관찰하는 시야가 결여된 탓인데, 그런 맹점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사망을 전하는 최근의 부음기사에서 재확인됐다. 도무지 피아(彼我) 구분을 채 못하는데다가 역사 건망증도 걱정되는 수준이다.키신저 사망 보도에서 거의 모든 신문은 그를 외교의 거인으로 칭송했다. 냉전시대 소련 견제를 위해 중국 죽의 장막을 열었던 그의 공로는 물론 빛난다. 문제는 국익에 부합한다면 적과도 타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