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애니메이션을 처음 보았을 때 한마디로 별로였다. 동물과 사람이 전부 괴이한 모습으로 그린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남한에 그림을 잘 그리거나 인형을 잘 만드는 인재가 없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늑대를 보면 커다란 눈이 툭 튀어나와 허공에 대룽거리고 입은 머리만큼이나 컸다. 내용을 보고 늑대인 걸 알지 괴물을 그려놓고 늑대라고 하니 기막혔다. 사슴이나 토끼 같은 착한 짐승도 얼마나 이상하게 그렸는지, 동물은 그렇다치고 사람도 외계인을 연상케 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 그런 건 아닐 거고, 원래 그렇게 그리는 것이 애니메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3월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잘못된 대중국 인식과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그의 언급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래 중·미 관계 개선에는 확실히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미국의 잘못된 대중국 인식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탄압하는 수단은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있다.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 보통 사람은 생각도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 자기만 번영을 유지하고 타국의 정당한 발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도리는 어디에 있는가? 미국이 가치
우리는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나 자식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때, 외모가 평범하지 않을 때, 신은 불공평하다고 한다. 내가 고통스럽게 사는 이유는 애초에 신의 탁월한 선택을 받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날이면 날마다 행복한 사람은 없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약점들을 갖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기를 꺼려 숨긴다.그리스 신화에서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생명을 잃은 영웅이 아킬레우스다. 아킬레
4일부터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5~6일 사전투표, 10일 본투표다. 본투표장에 가는 유권자들은 6일간 앞을 못보는 깜깜이 기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기표소에 들어가 한 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제도가 과연 합리적인가.사전투표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많다. 만약 어느 유권자가 4월 5일 사전투표를 했는데, 나흘이 지난 9일에 자신이 찍은 후보가 대형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쩔 것인가. 주권자 국민은 가장 자유롭고, 가장 개방된 정보 취득 상황에서 후보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 문재인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 옷을 입은 문재인은 부산·울산 등에서 잇따라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윤 정부를 향해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며 날을 세웠다. 문재인은 또 "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당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 이 정부가 정신 차리도록 해줘야 한다"며 다른 야당까지 챙기기도 했다.전직 대통령이 특정 정당 후보들에 대한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 건 드문 일이다. 전직 대통령은 국가의 원로라는 위상을 갖고
요즘 충청권이 들썩인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지역민들은 입을 모은다. 음울한 시대 이게 뭐지 싶겠지만, KBO 프로야구 얘기다. 만년 꼴찌 한화 이글스가 시즌 개막 이후 파죽의 7연승과 함께 구단 1위로 일어섰다. 맞다. 올해 한화는 이미 우승 후보다. 강팀 KT 위즈와의 주말 3연전, 그전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을 다 잡은 파괴력을 보라.투타 모두 막강하다. 타자의 경우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에다 벌써 복덩이로 불리는 리그 최강의 외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도 무섭다. 게다가 한화는 투수 왕국이다. 류현진-문동주-페냐-산체
이번 총선을 두고 여야는 각기 다른 심판을 내걸고 있다. 야권은 늘 그렇듯 ‘정권 심판’이라는 전통적인 구호를 내걸고 있으며, 반면 국힘은 ‘이(재명)조(국) 심판’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직까지 여론조사나 주요 언론들은 대부분 정권 심판이 보다 우세할 것으로 전망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는 아주 일반적인 정치공학적 예측이며 정확한 민심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일 뿐이다. 보다 면밀히 따져보면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과 무관한 3가지 이유가 있다.첫 번째,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국가라는 점이다. 사법권을 제외하고 행정권은
지난 1일이 배우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지 21주기라 하니 세월이 무상하다. 가수였던 그를 확실한 배우로 각인시킨 작품이 ‘영웅본색’(1987)이다. 1984년 영·중 공동선언으로 중국 반환이 확정된 직후 암울한 홍콩을 배경으로 한 걸작 느와르 영화다. 비록 범죄조직에 있지만 명예와 의(義)를 지키고 사는 송자호(적룡)와 소마(주윤발)는 용돈 줘가며 키운 부하 담성(이자웅)의 배신으로 보스 자리를 빼앗기고 몰락한다.송자호는 평범한 택시기사로 살아가려 하지만, 악당 담성이 친동생인 경찰 송자걸(장국영)을 노리자 복수전에 나선다. 장국영
수년 전 전교조에 대한 책을 쓸 때다.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 학원 강사들의 강의 동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처음으로 접한 학원 강의였는데(워낙 학업성적이 탁월(?)해서 아예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다) 학교 교사들의 좌편향은 애교였다. 그래도 학교 교실에는 나름의 보이지 않은 통제와 교사의 최소한의 절제라는 게 있다.학원은 아니었다. 아무런 통제도 어떠한 자제도 없었다. 일단 강의 중 쌍욕은 기본이고 학생들에 대한 인권 모독은 다반사였다. 강의실에서 그들은 전제군주였고 학생들은 신민도 아닌 노예나 종이었다. 아무리
유튜브나 언론을 통해 목격하는 전쟁의 모습과 양상은 우리 상식과 군사지식을 벗어나 있다. 대규모 기계화부대와 중장거리 고위력 미사일, 첨단의 스텔스전투기와 특수부대 장병들이 맹위를 떨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현실의 전쟁은 드론의 출현으로 인해 완전히 옆길로 새나갔다.최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T-90M 전차가 드론에서 떨어뜨린 수류탄 한 발에 폭파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또다른 영상에서는 건물 속에 숨어있던 러시아 군인이 드론을 착륙시켜 건전지를 교체한 후 신속히 몸을 숨겼는데, 그걸 지켜보던 우크라이나 FPV드
작가 : 차명진
더불어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의 막말 퍼레이드가 가관이다. 김준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다’ ‘제자였던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이화여대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하도록 시켰다’고도 했다. 이에 이화여대는 2일 공식 입장을 내고 "본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며 김 후보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박정희 전 대통령의 종군 위안부 섹스’ 주장은 김준혁 본인도 "명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을 테니까"라고 밝힌 것처럼 근거가 없는
2009년 이래 대북제재의 이행을 감시하고 위반 행위를 조사해온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15년 만에 활동이 중단되게 됐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반대한 까닭이다. 전문가 패널 임기 종료 결정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지역에 대해 가동하던 CCTV를 끄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북한은 러시아를 뒷배 삼아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향후 대북제재 위반 행위가 노골화될 것이다.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2009년 북한의 2차
미국 백악관은 최근 연방기관이 인공지능(AI)의 잠재적 위험을 파악하고 완화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분야에 걸쳐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 개발 촉진을 위한 조치를 명시한 AI 관련 행정 명령에 따른 것이다. 정부기관이 AI를 사용할 때 미국 국민의 권리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지 확인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이에 따라 이제 모든 미국 연방기관은 공공서비스에서 AI 사용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AI 시스템을 감독하는 고위급 관리자를
다가오는 4·10 총선의 결과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을 앞세워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는 자들이 하나 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선거 지원 유세를 다니는 유승민을 비롯해 그와 함께 바른정당으로 나갔다가 돌아온 3선 국회의원 조해진, 586 운동권에서 전향했다며 ‘미 문화원 점거 주도’ 이력을 보란 듯이 써놓은 무려 ‘22대 총선 국민의힘 영입 인재’ 함운경의 망언이 가관이다.최근 선거 판세가 불리해지자 좌파들의 논리를 그대로 갖다붙이며, 김건
시진핑의 중국은 통일전선전략을 대단히 중시한다. 통일전선공작이야말로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가져올 ‘마법의 무기’라고 일컫는다. 해외에 통일전선전략의 전초기지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스파이 활동, 산업기밀 탈취, 주요인사 포섭, 공산주의 선전 등을 은밀하게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침투한 통일전선전략 전초기지는 대학과 초·중·고 등에 설립한 공자학원이 대표적이다. 공자학원은 중국대사관과 영사들의 통제 하에 움직인다.공자학원의 교육내용은 주로 공산주의 사상을 전파·찬양하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중국어학당이나 문화원 같지만, 교재의 내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는 유명배우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영화다. 영화에서 손석구는 온라인상에서 댓글 다는 무리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신문기자 임상진 역을 연기한다. 차은우처럼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노트북을 메고 진실을 추적하는 터프한 사회부 기자 역에 잘 어울렸다. 이죽거리며 취재원을 거머리처럼 따라붙거나 적당히 미간을 찌푸리며 으름장을 놓는 캐릭터로선 제격이다.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손석구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들이 기대했던 속시원한 결말이 없다. 게다가 손석구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알콜중독자 구씨 역에서 보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천신만고 끝에 나치 치하를 탈출했다. 이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지낸 아렌트는 명저 에서 인간 본성과 연관된 전체주의 출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체주의는 오랜 기간에 걸친 이념적 맹신과 허무주의에 입각한 폭력테러가 자행되는 사회 내에서 줄곧 발생해 왔다고 강조했다.특히 아렌트는 사회로부터 버려진 대중의 증오에서 전체주의 동기를 찾았다. 히틀러는 분노하는 버려진 대중 앞에 두 가지 먹잇감을 던져줬다. 하나는 제국주의가 성행하는 무법의 시대에 걸맞게 대중의 사회적 분노 표출에 법이
1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의료계가 2000명 증원보다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는 것.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하라고 했다.자유민주주의는 열린 사회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나오면 주저없이 선택하는 것이 열린 사회의 원칙이다. 싸움은 명분과 실리다. 둘 중 무엇이 승부를 가르는가. 당연히 명분이다. 실리는 그 다음이다. 인류역사의 거의 모든 싸움이 그랬다. 전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