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결혼식 전 비싼 장애물: 4500달러짜리 청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최근 한국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는 고급 호텔에서 명품 가방과 장신구 등을 선물하는 프러포즈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글이었다. 특히 이 기사의 말미에는 ‘높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세계 최저 수준의 한국 혼인율’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 유명 일타강사가 언급해 많은 공감을 얻었던 "저출산은 보여주기식의 허세 SNS 때문"이라는 일침과 같은 맥락이다.높은 물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고급 호텔, 오마카세, 해외여행, 명
정부가 4급 이상 임기제 공무원 연봉 상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또 9급에서 3급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최저 근무연수를 총 16년에서 11년으로 5년 단축한다. 우주항공이나 보건·의료 등 분야 민간 인재를 영입할 때 거쳐야 했던 인사처와의 사전협의도 없앤다. 지금까지는 기본연봉 150%(의사 200%)까지만 연봉을 자율 책정할 수 있었다.공무원 조직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환영할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복지부동’ 또는 무사안일이다. 공무원의 급여나 복지 등 처우
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 등 국가유공자들에게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가 들어간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을 삽입하게 된 배경은, 한마디로 북한의 ‘반외세 우리민족끼리’ 영향을 받은 친북세력의 정치 모략이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직속으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친일파 1005명’을 선정했다. 1948~1949년 이승만 정부 때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확정한 친일파로는 모자란다는 게 이유였다.당시 규명위는 위원장 포함 위원이 11명이다. 대통령 추천 4명, 대법원장 추천 3명, 국
지난 10일 북한 김여정이 미군 정찰기가 북한의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는 ‘격추’를 하겠다며 위협하고 나섰다. 이에 우리 합참과 미국 역시 "한미의 정상적 비행 활동에 대한 북측의 행동으로 초래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북측에 있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라며 즉각 반박했다.재래식 무기로 무장하고 그마저 운용할 연료조차 부족하다는 북한이 한·미 공군을 상대하겠다는 것은, 실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북한이 김여정까지 앞세우며 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 스스로 ‘전승절’이라 우기
최근 여당에서 "네이버가 뉴스 검색 알고리즘에 매체 인기도 요소를 추가, 보수언론의 매체 순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네이버 알고리즘 조작을 조사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자 네이버는 ‘뉴스 인공지능 알고리즘 안내 페이지’를 뉴스페이지에 게시하면서 반박하고 나섰다.솔직히 대다수 국민은 알고리즘 작동은 고사하고, 알고리즘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훨씬 많다. 구글·페이스북도 자신들의 알고리즘 구조는 절대 노출하지 않고, 주요 요소들만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 안내 페이지에도 20여 개 구성요소만 소개하고, 공정성과 투
국민의 80.1%가 좋단다. 여기엔 지역·남녀가 따로 없고, 세대별로도 별 차이가 없다. 서울 84.1%, 대구ㆍ경북 83.7%, 부산ㆍ경남 79.2%, 호남 80.3%, 강원·제주 80.6% 찬성이다. 남성 80.5%, 여성 79.6%가 동의한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축구팀이 월드컵 4강전에 올라갔을 때 정도의 국민 통합 수준이 아닐까.필자가 속해 있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정교모)에서 75주년 제헌절을 맞아 세미나를 열면서 대한민국 헌법기관들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인식을 조사했다. 당시 제시한 설문 중 하나인 ‘국
일반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내부의 적을 쉽게 만들지 않는다. 이는 다른 이념 체제보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치영역에서의 역할과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정부·시장·시민사회라는 중추 영역에서, 자율성을 바탕으로 일상에 반영되는 정치적 결과물들은 대부분 온건하게 나티난다.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약점은 물질주의와 정치적 무관심이다. 자유보다는 평등이 확대되면 사회적 공덕심을 가진 개인·국민·시민을 양성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진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방어적 민주주의론과 민주시민론 같은 시민교육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리즈로 계속될 정도로 인기다. 김사부는 시골 병원에서 다양한 외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 그가 지닌 인간에 대한 존경심과 겸허함, 엄청난 검진·수술 실력, 후배 의사들에 대한 깊은 배려와 지도 등 모든 면에서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저런 의사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를 갖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시청률은 높았고, 아마도 다음 시즌으로 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낭만(浪漫)의 사전적 정의는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것이다. 현실의 고통과 어려움에 절망하거
작가 : 차명진
어느 마을에 양치기 소년 하나가 살았다. 소년은 늑대들이 나타나 양을 물어가고 잡아먹는다면서 수시로 소리치곤 했다. 그때마다 놀란 마을 사람들이 황급히 달려왔다.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말에 속았다. 이런 일이 수차례 반복됐다. 그러던 어느 날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다. 양치기 소년의 양들을 잡아먹거나 물어가기 시작했다. 양치기 소년은 이번엔 절대로 거짓말이 아니고 진짜라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야말로 절대로 속지 않을 것이며, 설령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모두 양치기 소년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초청으로 작년 6월에 이어 두 번째로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7월 11일-12일 개최되는 회의 동안 나토 사무총장과 개별회담 외에 노르웨이·네덜란드·뉴질랜드·루마니아·리투아니아·스웨덴·슬로바키아·에스토니아·핀란드·헝가리 등 10여개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 참석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국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과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참여 여건 조성 등에 외교적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나토정상회의에
‘우파는 거짓말을 들으면 화를 내는데, 좌파는 진실을 말해주면 화를 낸다.’ 팩트와 진실을 대하는 태도에서 좌우 진영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말이다.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처리수 방류에 대해 설명한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대하는 우리나라 정당과 언론 등의 태도를 보며 저 말을 떠올리게 된다.그로시 사무총장은 "도쿄전력이 마련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시설이 국제 기준에 들어맞는다"고 확인해줬고, "그 어떤 검증도 받지 않는 북한의 핵 개발 시설이야말로 국제사회엔 매우 큰 위협"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양평고속도로 백지화 선언 비판이 같은 진영에서도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괴담 선동 민주당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백지화라니", "결국 피해는 양평 군민들에게 돌아간다", "내년 총선에 악재"라는 식이다. 웰빙 보수우파의 고질(痼疾), 비겁하고 기회주의적인 양비론적 태도다.원희룡 장관의 초강수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걸 간과하고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 장기를 같이 두었다 하면 속였느니 뭐니 하며 지저분하게 시비 붙는 상대에게 또 피곤하게 결백을 증명하려 하는 대신, 이번엔 그 장기판을 싹 엎어 버린
예전에 비해 아침밥을 굶는 사람이 늘었다. 특히 학생이나 직장인이 아침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시간이 없다’ ‘입맛이 없다’ ‘그 시간에 잠을 더 자겠다’ ‘귀찮다’ 등등. 늦게까지 회식을 한 다음 날에는 속이 더부룩하고 아침을 먹기도 고역이다.그러나 아침밥은 중요하다. 일반적인 생활에서는 저녁을 먹고 야식을 먹지 않는다. 잠이 들면 밤새 공복상태가 되고 그동안에는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한다. 의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심장이 뛰고 호흡을 하고 신경전달 등 생명을 유지하는 활동은 계속된다. 잠만 자도 살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옛말이 된 지는 오래다. 심지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던 문재인조차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헌법 제 66조 3항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었음에도 대다수가 문제의식 없이 지나갔다. ‘종북 주사파 정권’이라는 별칭이 붙은 문재인 정부 시절, 그렇게 통일부 역시 ‘대북지원부’로 전락했다.핵·미사일 위협 등 북한의 반(反)민족
몇 달 전 많은 의사들을 분노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건물에서 떨어진 17살 여학생이 받아줄 응급실이 없어 119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는데, 경찰이 그 응급환자를 가장 먼저 진료한 대구 모 병원 응급실 전공의를 피의자로 조사한 것이다. 경찰은 응급실의 ‘진료 거부’ 때문에 여학생이 죽었다고 판단하고, 응급실 전공의에게 ‘환자를 보기 싫어서, 귀찮아서 안 본 거 아니냐’며 다그쳤다고 한다.의료계 전문가들 의견에 따르면, 그 전공의가 환자가 자살을 기도했음을 가족으로부터 전해 듣고 정신과 입원 병동이 있는 다른 병원 응급실로 전원을 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이 조만간 성사될 전망이다.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과 김남국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 등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진 민주당이 과연 이재명-이낙연 만남으로 출구를 찾아낼 수 있을까.민주당이 심각한 위기라는 것은 당내에서도 모두 인정한다. 원내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도 정국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꾸준한 상승세다. 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앞서간다. 이태원 사고, 민노총 투쟁 등으로 정국을 주도하려 했지만 국민의 반응은 싸늘했다.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문제도 과거 광우
문재인 정부 최악의 실책은 단연 부동산이었다. 2019년부터 2년여 서울 집값이 100%(2배) 올랐다. 이유는 단 하나. 실력도 없는 주제에 ‘감히’ 시장원리에 도전한 것이다. 최근 시장을 ‘열 받게’ 하는 조짐들이 또 나타나고 있어 불안감을 준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백지화 선언을 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나들목(IC)과 관련 없는 김건희 여사 가족 땅을 물고 늘어지며 비열한 정치 공세로 나오자, 원 장관이 ‘그렇다면 다 때려치우자’고 해버린 것이다.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저출산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성남시가 2030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단체미팅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이름은 ‘솔로몬의 선택.’ 성남시는 미혼 남녀에게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행사는 연애 코칭, 커플 레크리에이션, 1대 1 로테이션 대화, 커플 게임, 저녁 식사, 와인 스탠딩 파티 등으로 진행됐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단체미팅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총 100명의 참가자 중에서 상당수가 커플이 됐기 때문이다. 행사 종료 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