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했었다. 중국이 21세기 제1의 경제 대국은 물론 미국을 대체하는 패권국이 될 것을 확신했다. 이런 믿음 때문에 한국의 대통령이란 자가 중국에 가서 ‘중국몽을 함께하겠다, 중국은 태산, 한국은 동산’ 이라며 아부도 떨었다. 소수의 대한민국 학자들만이 중국의 미래는 없다고 봤고, 한미동맹만이 대한민국 안보를 위한 최대 안전장치임을 외롭게 역설했다.중국은 지금 경제는 물론 정치적인 위기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못할 일이 없고(無所不爲),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는 정치
필자가 1990년대 후반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직접 겪은 기막힌 사연 하나가 있다.어느 날 평소 아버지처럼 존경하던 노인이 문득 찾아왔다. 집안에 큰 문제가 생겼으니 도와 달라는 거였다. 사연인즉 평양에 살고 있는 딸이 전투기 조종사인 남편과 이혼했다는 것이다. 노인의 장남 때문이었다.국경경비대 군인으로 복무하던 아들은 근무 기간 중 알게 된 압록강 건너편 중국인으로부터 북한산 산삼을 사겠다는 주문을 받았다. 적지 않은 돈을 벌 기회였다. 그런데 양강도 지역 산삼은 매우 귀한 약재여서 많은 돈이 필요했다. 돈만 있으면 웃돈을 많이
조정래의 주사파 반역소설 얘기는 한도 끝도 없다. 멀쩡해 보이던 평론가 권영민과 초대 문화부 장관 이어령을 지난주 도마에 올린 직후 공직자 출신의 우상일 전 문체부 국장이 문제제기를 해왔다. "이어령 장관이 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쓰여진 이라는 의견서를 검찰에 전해준 게 과연 사실이냐?"고 물어왔다사실이다. 오늘 밝힌다. 1980~90년대까지 수사당국에서 주무부처에 소견을 묻는 일은 업무협조 관례였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당시 상황을 다룬 글이 단편적으로 떠있다. 출처는 조정래 자신이 쓴 단행
완벽하고 무결한 전체인민과 그 인민 속에서 출현한 영도자가 함께 다스리는 전체주의는 근대의 산물이자 민주주의의 한 기형이다.전체주의란 말은 프랑스 혁명정부를 주도했던 자코뱅 (Jacobims)파에서 유래됐다. 전체인민의 숭고한 의지를 집행하는 영도자의 역할은 로베스피에르가 담당했다. 그는 결국 이성의 성전을 세우고, 스스로 인신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했다. 숭고한 전체인민의 의지에 반하는 사물들은 모두 단두대로 보냈다.전체주의는 기형적인 민족주의·국가주의·국수주의·군국주의 내에서 동일한 정치체제로 왕림했다. 특히 유물사관과 프롤레타리
‘드레스(The Dress) 사건’이 있다. 2015년 한 엄마가 딸의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를 사러 가서 사진을 찍어 딸에게 보냈다. 같은 사진인데 둘이 다른 색깔로 봤다. 딸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고 세계적인 논쟁이 벌어졌다.파란색-검은색과 흰색-금색으로 의견이 갈라졌다. 미국에서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에서는 파란색-검은색이 25%, 75%는 흰색-금색이라고 대답했다. 포토샵을 개발한 어도비가 특정 부위의 색을 알아내는 ‘컬러 스포이드’ 기능을 사용해 파란색-검은색으로 정리했지만,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이유는 ‘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5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문제와 관련해 회의를 열었다. 북한 제재에 대해 논의하려 했지만 아무런 구체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이날 회의는 미국 등의 요청으로 소집됐으며, 안보리 비(非)이사국인 한국과 북한은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했다.회의 소집 근거는 북한이 ICBM 발사를 금지한 9개의 UN 결의안을 뻔뻔스레 위반한 데 있었다. 북한은 24일 오전 3시 50분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군사 정찰위성’ 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이라고 우기지만, 역시
최근 몇 해 동안 고위공직자·유명 연예인·종교계 인사 등,시쳇말로 방귀 좀 뀌는 사람들이 저지른 성범죄가 빈번하게 보도됐다. ‘미투’라는 말도 번졌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ㆍ추행이라 하는데 ,그게 어떤 건지 어렴풋이 감은 잡혔지만 명확하게 알고 싶어 사전에서 찾아봤다. 사전에는 ‘업무·고용 기타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저지른 간음ㆍ추행을 말한다’고 되어 있었다. 처벌 수위도 간음이 7년 이하, 추행은 5년 이하로 높아 보였다.북한에도 ‘업무상 위력에 의한’이란 개념이 들어간
통진당 이석기야말로 ‘태찢남’이라고 지난 칼럼에서 밝혔다. 조정래의 주사파 소설 을 찢고 나온 남자란 뜻인데, 그 훨씬 이전 1989년 전대협 의장 임종석의 등장도 과 무관치 않다. 당시 그는 "백두에 피 뿌려진 진달래 가슴 안고 통일의 화신되어 진군하라"라는 선동으로 시작했다. 그건 같은 해 완간됐던 의 메시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놀랍게도 5공·6공에 대한 반감이 겹치며 은 90년대 중반에 벌써 낱권 300만 부가 팔려나갔다. 거의 미친 세월, 모두가 반역소설을 지켜만 봤던 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팔색조처럼 존재하는 사회적 갈등을 타협해 나가야 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각계각층의 엘리트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행정·군·교육·언론·기업·금융, 정당·노동·문화예술 등지에서 다양한 엘리트들이, 영역과 영역 사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갈등들을 중재하고 이를 완화시킨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갈등이란 공간 속에서 다양한 개인들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엘리트의 일원화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체주의 독재국가에는 엘리트가 없다. 공개경쟁으로 보장되는 사회 각 계층의 자유는 이런 메카니즘 때문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는 숲속을 헤매다 곰 가족이 살고있는 오두막을 발견했다. 곰들은 외출해서 없었고 집에 들어가니 죽 세 그릇이 놓여있었다. 하나는 너무 뜨겁고 다른 하나는 너무 차가웠다. 먹기 적당한 세 번째 죽을 먹고 졸음이 와 침실문을 여니 침대 세 개가 보였다. 그중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꿀렁이지도 않은 적당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자고 있다가 돌아온 곰에게 발견되자 도망쳐서 다시는 오두막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영미권에서 상당히 유명한 동화 ‘세 마리 곰’의 내용이다.이 동화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 골디락스
지난 18일 미국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역사적인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전 세계가 이 3자 회의를 ‘역사적 회의’이라고 말하고 있다.현재 미국 백악관의 동아시아 태평양 전략을 주도하는 커트 켐벨(Kurt Campbell)은 이 회담을 좋은 의미에서 ‘숨이 멎는 듯한(Breathtaking) 외교’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주선이 있기는 했지만, 한국·일본이 안보·경제·과학 협력 등 광범한 사안에서 동맹국 수준의 협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더불어 정례적인 회담과 군사훈련을 함께 실시하기
스포츠 관람에 있어 남북한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국제 경기에는 관심이 높으나 국내 경기에는 관심이 적은 것이다. 국내 기업팀이나 대학팀 등이 하는 경기는 관람석이 썰렁하다.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국내 경기도 스포츠인들이나 애호가들이 많이 본다. 일반인은 국제 경기, 그것도 축구를 주로 본다. 북한에서는 탁구·배구·농구 등을 주로 보는데, 북한 팀이 국제경기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보일 때만 시청률이 높다.남한에서는 한국팀이 이기든 지든 개의치 않고 생방송을 많이 한다. 북한은 국제 경기에서 자기들이 지는 경기를 잘 보여주지 않는다.
셰익스피어는 600년이 지난 현재에도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 현대인의 감성적 언어와 낭만적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엘리자베스I세 시대 급속히 번창하는 국제도시 런던을 무대로 등 4대 비극과 과 같은 38편의 희극작품들을 남겼다.셰익스피어는 인간 본성을 꿰뚫어보는 철학자이자 추종을 불허하는 표현의 마술사였다. 저술 속에 사용됐던 2만여 단어 중 3000여 단어를 자신이 만든 신조어들로 채웠다. 합성명사, 명사와 과거분사의 조합, 동사의 명사화, 명사의 동사화, 접두어와 접미사의 조정 등을 통해
서양 근대 좌파의 원조로 꼽히는 게 을 썼던 장 자크 루소다. 그는 놀라운 재능과 모순이 얽힌 남자라서 연구 대상이다. 그런 루소를 "흥미로운 미치광이"라고 봤던 게 을 쓴 지식인 폴 존슨이었다. 그렇다면 주사파 소설가 조정래는 "진지한 미치광이"로 분류해야 옳다. 그런 비판을 담아 필자가 펴낸 책이 이었다.물론 조정래의 실체는 아는 이는 안다. 세상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입을 닫고 있을 뿐이다. 뜻밖에도 경제사학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그를 "광기 서린 증오의 역사소설
역린(逆鱗)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이라는 뜻으로 ‘한비자’(韓非子)에서 유래한 말이다. 군주가 노여워하는 군주만의 약점 또는 노여움 자체를 뜻한다. 군주를 설득할 때는 군주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권력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넘지 말아야 할 선’, ‘마지노선’과 비슷한 뜻이다.권력자만 역린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도 역린이 있다. 평소 순한 사람이 대화 중 갑자기 돌변할 때가 있다. 특정 주제에 대해 반대나 비판을 받으면 지나치게 화를 낸다. 대부분 성장 과정의 트라우마나 콤플렉스 또
중국 몰락론이 대유행하고 있다. 바로 1년 여 전,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으로 엉터리 국제정치 이론을 붙들고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말이 되지 않는 허구를 부르짖던 때를 생각하면 정말로 대단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중국이 무너지는 현상은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없고 결국은 붕괴 위기에 처하게 되리라는 것은 최근에 갑자기 나타난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구조적으로 존재해 왔던 문제점들이 종합된 결과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중국의 구조적 한계를 이해하고 있던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휴가철이 한창이다. 고속도로는 차가 많아 저속도로가 되어 버린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보상심리 영향인지 해외로 휴가 가는 사람도 유난히 많다. 교통이 발달해 세계가 이웃 동네가 되어가는 시대다. 비행기로 지구의 반대편에 가는 데 하루도 채 안 걸린다. 김포공항에서 이륙하는 국내용 비행기를 볼 때면, 저것이 높이 올라갔다 다시 내려가면 목적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고속열차도 금방 가니 기차를 타나 비행기를 타나 큰 차이 없다.북한은 해외 여행 같은 건 꿈에조차 불가능하니 더 말할 것도 없다. 국내 여행도 어렵다. 평양에서
호치민의 베트남전 승리에 희열을 느꼈다고 스스로 밝혔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분명 베트남 민족해방통일전선에 심취했었다. 다만 접근방법이 호치민과 조금 달랐다. 그의 참모 중 통혁당 출신 신영복 제자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할 때, 문재인의 동문서답, 본질회피, 기만과 거짓의 이중 화법에 고개가 끄떡여진다.진영만이 알 수 있는 상징(symbol), 사인(sign), 언어(word)로 포장된 정치 쇼는, 정치적 무관심과 물질주의에 빠져 있는 일상 속 국민을 전체주의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인종들로 개조시켜 나갔다.3권을 완전히 장악한 시점에서
지난주 소설가 조정래를 스쳐서 언급했다. 그의 대표작 대하소설 을 ‘주사파 소설‘이라고 딱지 붙였던 것이다. 지난 30여 년 그 소설의 낱권 판매량이 무려 700만 권을 넘겼다는 소식도 전하면서, 그건 "숫제 폭력적 수치"라고 비판도 했다. 사람들은 놀랄 것이다. 아무리 그가 막가파 좌빨이라지만 나이 80세에 원로입네 하는 조정래를 대놓고 때려도 되나?아무렴 된다. 되고도 남는다. 명예훼손, 그런 것과도 무관하다. 무엇보다 이런 글은 엄연히 비평행위에 속한다. 그리고 조정래가 대한민국에 끼쳐온 무시무시한 해악을 생각하면,
는 이문열 작가의 대표작이다. 27세 여성이 한 미술가를 사랑하게 되는 동기부터 결말까지를 일기 형식으로 쓴 소설이다. ‘나는 내일이면 한 남자의 아내가 된다’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은 하나의 레테(망각의 강)이다. 우리는 그 강물을 마심으로써 강 이편의 사랑을 잊는다’고 소설은 시작한다.레테는 그리스 신화 속 망각의 여신이자 강이다. 하데스가 지배하는 지하세계로 가는 망자는 모두 다섯 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 슬픔의 강 아케론, 탄식의 강 코키투스, 불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 레테, 증오의 강 스틱스. 레테 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