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군주 한 사람에게 귀속된 전근대국가와 주권자인 국민에게 귀속된 근대국가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법치(Rule of Law)의 유무다. 법치야말로 미국 독립선언서의 천부인권론과 프랑스혁명의 시민과 인간 권리선언 근간이다.모든 인간이 법 앞에 평등함으로써, 자유주의 철학자 존 로크(J. Rocke)가 강조했던 개인의 자유·가치·재산권과 생명의 보호, 미래를 향한 행복추구권이 가능해진다. 그 어떤 국가권력과 사회권력으로부터도 개인이 보호받는 자유로운 사회활동을 통해, 개인과 국가의 발전적 미래구상이 현실화된다. 그리고 이는
프로스트의 시 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숙명을 잘 나타낸 시다. 시인이 직업도 없고, 문단의 인정도 못 받고, 몸은 아파 실의에 빠져있던 20대에 집 앞 숲에 있는 두 갈래 길을 보고 쓴 시라고 한다.두 길을 다 갈 수 없어 한 쪽 길을 훗날을 위해 남겨두지만, 한 쪽을 선택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다른 길은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인생이다.오래 전 방송에서 어떤 가수가 한 말을 듣고 크게 웃은 적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2000년도로 가고 싶다고 했
전문가 몇이 모여 저마다 자기 직업이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외과의사가 말했다.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를 취해 하와를 만드신 것에서 인간이 시작됐지. 그러니 의사만큼 오래된 직업은 없네." 그러자 토목기술자가 말했다. "틀렸어. 천하의 물을 한데 모으고 뭍이 드러나게 한 일이 그보다 먼저였지. 그건 우리 같은 토목장이의 일이지." 전기공이 가소롭다는 듯이 한마디 했다. "그보다 먼저는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고 하셨지 않나. 토목보다는 전기가 먼저였네." 마지막으로 변호사가 끼어들었다. "빛이 있기 전에 혼돈과 공허
선거철만 되면 북한에서 선거를 어떻게 했는지 떠올리게 된다. 우선 후보자 뽑는 방식이다. 노동당에서 내세운 유일 후보만 선거구에 등록된다. 무소속 후보는 당연히 없다. 그러니 선거유세 경쟁 자체가 없다. 유권자는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투표만 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투표장에 가면 찬성만 해야 한다. 반대투표함이 놓여 있긴 하지만 형식이다. 거기에 반대표를 넣는다면 역적이다. 노동당이 내세운 후보를 반대하는 것은 그를 공천한 노동당을 반대하는 것이 된다.비밀투표라지만 투표장 구조는 유권자를 얼마든지 감시할 수 있게 꾸려진다. 남한에
미 연방대법원의 대선 출마 합헌 판결과 함께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부활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현 대통령과 맞붙게 됐다.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인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저서 에서 트럼프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미국 백인 노동자층 삶은 이미 1980년대부터 흑인 및 유색인종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밀려 새로운 좌파적 이념논리를 찾던 미국 리버럴들은 사회 중추세력인 노동자·농민·도시서민
저들의 뻔뻔함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북한이 2020년 6월 여봐란듯 폭파했던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뒷소식이 들려왔다. 저들은 잔해를 철거한 뒤 공단 내 공장을 멋대로 돌리는 중이란다. 물론 우리와 상의 한 마디도 없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가동되는 공장은 30곳이며 통근 버스로 활용되는 차도 현대차의 에어로시티로 추정된다.왜 이게 문제인가는 너무도 자명하다. 우선 폭파 사무소와 공장 등 시설물은 100%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로 지어졌다. 투입 액수만도 1000억 원 내외다. 이 모든 게 한순간 잿더미가 됐
느낌은 자극이 있을 때 몸이나 마음이 맨처음 인식하는 감각이다. 몸이 느끼는 차갑고 뜨겁고 아픈 느낌, 마음이 무섭고 기쁘고 즐거운 느낌 등이다.감정은 느낌이나 현상을 해석하면서 이차적으로 온다. 차가워 시원하다, 따뜻하니까 좋다, 아프니까 무섭다, 기뻐서 행복하다, 편해서 좋다 등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몸과 마음의 방향이다.생각은 느낌과 감정을 인식하고 해석하며 내 상태, 나와 주변의 관계를 고려해서 정리하고 판단하는 과정이다. 능동적이고 에너지가 들어가며 경험·지식·지혜·가치관까지 동원하는 고차원 과정이다.뇌는 세 층
정부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에 대해 전액 비과세하기로 했다고 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3월 5일 이런 입장을 밝혔고, 7월에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세수 부족에 따른 고민이 적지 않았을 정부가 과감하고 신속한 결단을 내린 것에 박수를 보낸다. 인구절벽이라는 말로도 국가소멸 심각성의 반의 반도 표현하지 못할 지금의 사태에서,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도록 하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이상의 국정 우선순위는 없다.그런데 속도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방향이라는 사실을 잊어
북에서는 3·1운동에 대해 김일성 아버지 김형직의 주도로 일어난 운동이라고 가르친다. 기미독립선언서와 파고다공원, 민족대표 33인 등에 대해서도 대충 언급하긴 한다. 그런데 남한에 와서 민족대표 33인 중에 김형직이라는 이름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 의아했다.학자들은 김형직이 평양에서 3·1운동에 동참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3·1운동 중심 인물 대다수가 기독교인이고 김형직도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이다. 김형직이 공부한 평양숭실중학교는 기독교 학교였고 독립정신도 높았다. 이 학교가 서울에 있는 숭실대학교 전신이라는
영화 ‘건국전쟁’ 흥행 이후 다시 문제는 여전히 학교 교실로 지목된다. 잘못된 근현대사를 가르치는 전교조 교사들이 수두룩한 탓이다. 그건 오래됐다. 일테면 11년 전에 나왔던 단행본 (정경희 지음)는 금성출판사의 현대사 교과서를 이렇게 지적했다. ‘교과서는 통일지상주의에 사로잡혀 대한민국을 건설한 세력을 조직적으로 폄하한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면서 1987년 이전의 모든 정권을 독재라고 하지만 막상 북한에는 눈 감는다.’이승만 죽이기도 그 맥락인데, 마침 멋진 행사가 지난주 용산CGV에서 마련
머릿속에 이미 답을 정하고 덤벼드는 좌익 지식인들은 가련하리만큼 집요하다. 당대 유명 철학자의 현실 분석 논리에 묻어 자신들의 좌익 논리를 끼워넣는 데 참 탁월하다. 최근 독일-프랑스 간 보불전쟁 후 왕과 재상 중심 정치사를 탈피하고 역사 연구를 파편화시켰던 프랑스 아날학파의 번역서들이 넘쳐난다.프랑스 최고 경제사학자 페르낭 브로델(F. Braudel)의 방대한 3부작 ( )이 총 6권으로 번역 출간됐다. 그런데 번역판 제목이 요상하다. 브로델이 부제로 사용했던 ‘문명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은 때가 더 많다. 인생이 평탄하면 좋지만 크고 작은 시련을 피할 수는 없다. 작은 실패는 무난하게 넘어가도 큰 실패는 까닥하면 좌절하고 주저앉는다.같은 시련에도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그대로 주저앉는가 하면 이를 극복하고 더 크게 성공하기도 한다.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실패에서 일어나는 힘을 말한다. 시련과 역경,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오를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심각한 삶의 국면에서 좌절하지 않고 기존보다 더 나은 방식으로 재기할 수 있는 개인의 고유한 성질이다.회복탄력성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021년 이후 태어난 70명의 직원 자녀 1인당 1억 원씩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된 세금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현안으로 대두되자, 부영그룹은 해당 출생아에게 지급하는 ‘증여’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직원에게 근로소득으로 추가 인정되어 부과되는 소득세 부담보다 훨씬 적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여세를 낸다고 해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인구재앙의 현실에서 한 기업인이 나서서 뭐라도 해 보겠다고 사재를 터는데 과세당국이 손을 벌린다는 건, 국가가 저출산 극복의 장애물이 되고
영화 ‘건국전쟁’ 흥행으로 새삼 되돌아보게 되는 건 12년 전 등장한 동영상 ‘백년전쟁’이다. 좌파 무리가 이승만-박정희를 욕보이려고 작정했던 ‘백년전쟁’은 지금도 유튜브에 버젓이 떠 있다. 조회수만 263만회다. 영상에서 이승만은 출세밖에 모르는 사이비 독립운동가이자 하와이 깡패로 그려진다. 또 박정희는 원조 적폐라며 마음놓고 장난친다. 모두 터무니없는 왜곡이다. 가히 악마의 동영상이다.문제는 왜 아무런 제재가 없었을까? 이다. 그 뒤에는 전 대법원장 김명수가 똬리를 틀고 있다. 스토리는 이렇다. ‘백년전쟁’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혁명 속 인간 본성에 주목했던 19세기 프랑스 철학자 토크빌(A. Tocqueville)은 머지 않은 미래에 미국과 러시아 두 세력이 적대적 이념으로 세상을 양분할 것이라 예언했다.예언대로 20세기 미·소 냉전이 지구촌을 덮었다. 토크빌은 영국 자유주의는 대륙 민주주의와 대립할 수밖에 없고, 기독교와 자유주의에 입각한 서양 습속은 동양에서 엄청난 정치 사회적 갈등과 저항을 수반할 것이라 말했다.토크빌 예측대로 작금의 지구촌은 자유 없는 민주주의 형태로 공산전체주의 사회들이 존재한다. 아시아·라틴·아프리카에 등장한 신생 민주국가들은
살다 보면 화가 나는 경우를 피할 수 없다. 작은 화라면 쉽게 다독일 수 있지만 지나치면 이성을 잃고 만다. 후회만 남는다.화(火), 분노는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흥분반응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몰아내려는 욕구와 관련된 정서상태를 말한다. 화가 나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 의한 불쾌하고 불공정한 상황, 나와 내 것에 대한 비하적인 공격, 자신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 등이다.화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경험한다. 같은 위협이라도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분노를, 나보다 강한 사람의 공격에는 공포를 느낀다. 상황을 통제할 수 있으면 화가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다룬 다큐 영화 ‘건국전쟁’이 흥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1953년 8월 16일 미국 유력 일간지에 기고한 글의 전문이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에 의해 2월 24일 조선일보에 번역·소개됐다. ‘자유투사 이승만의 절규, 나는 왜 홀로 섰는가!’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는, 독립협회 간부들이 군주제 폐지와 공화정 도입 혐의로 체포·구속되자 청년 이승만이 학생운동 지도자로서 대중집회를 주도해 철야 농성 끝에 이들을 석방시키는 데 성공했던 회고담이 짧게 나온다.우리나라 최초의 학생 단체라 할 수 있는 배재학당의 ‘
휴전선이나 북중 국경에서 북한 땅을 바라보면 산이 온통 민둥산이다. 산이 벌거벗게 된 주된 원인은 땔감 부족과 불법 개간이다. 석탄 매장량이 많음에도 경제난으로 탄광들이 석탄을 제대로 캐내지 못한다. 탄광이 그러니 화력발전소가 가동하지 못한다. 주민들은 나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함부로 나무를 베면 처벌받는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생쌀을 먹을 수 없고 얼어죽을 수 없어 주민들은 서서히 ‘대담’해졌다. 대담해진 북한 주민들이 민둥산을 만든 과정을 몇 단계로 정리해본다.1단계-국가에서 승인된 나무만 땔나무로 벤다.2단계-뇌물과
동양문명권에서는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의 통치술을 ‘치국경륜’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한다. 반면 서양문명권에서는 ‘스테이트크라프트’ (Statecraft), 즉 지도자 개인이 갖는 최상의 국가통치 능력을 강조한다. 지도자의 국가통치 능력을 이런 생소한 단어로 묘사하는 이유는, 국가통치 영역 자체가 학문적 지식체계로는 설명할 수 없는 탁월한 개인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어느 시대든지 국가통치 영역은 항상 지도자 개인이 스스로 시대와 환경을 읽어내야만 하는 실천지(Prudence)인 동시에, 누구도 가보지 못한 암묵지(T
다큐 영화 ‘건국전쟁’과 관련된 화제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2월 안에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다는 흥행 대박 소식도 그러하고, n차 관람 열풍에 "감동했다", "울음이 나오더라"는 리뷰도 끝없다. 건국 대통령 우남 이승만에 대한 무지의 벽이 깨져 나간다는 것부터 감격이다. 하지만 영화 한 편으로 현대사에 관한 편견을 다 깰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적어도 30년 이상 지식 대청소의 후속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학교 교실은 물론이고 영화·출판·미술·연극 등 장르에서 ‘건국전쟁’ 급의 문화상품이 쏟아져야 한다. 신문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