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요즘 정치권 논란이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반일 발언이다. 그는 한·미·일의 동해상 합동훈련을 겨냥해 그걸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대갈일성했다. 국민정서에 불지르려는 듯 "윤석열 대통령이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걸 암시했는데, 그게 현실화되는 건가?"도 물었다. 그런 말을 유튜브 방송에서까지 작심하고 반복하니 그의 ‘종북본색’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지금이다.

차제에 본격적 성찰이 필요한데, 핵심은 민족주의 과잉이다. 이재명은 반일이란 민족 감정을 이용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중이다. 그런 정치선동이 눈먼 대중에게 썩 잘 먹힌다. 이 모든 게 민족주의가 차고 넘쳐 벌어지는 현상이다. 즉 민족이 국가를 거의 삼켜버린 국면이 지금이다. 한국인은 본래 민족 감정이 강하고, 근대적 국가 개념이 희박하지 않던가? 이 와중에 주사파 세력은 ‘우리민족끼리’라는 정치적 주술(呪術)을 요란하게 작동시킨다.

어느덧 민족주의는 한국사회에 거부할 수 없는 시민종교가 됐고, 종종 대통령까지 나서서 민족주의교(敎)의 교주 노릇을 한다. 이를테면 김영삼은 취임사에서 "어떤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취임 이듬해인 1994년 그는 미국의 북한 영변 핵시설 폭격 시도를 민족의 이름으로 반대했다. 그것이야말로 한국 정치 최악의 파산(破産)의 증거물이다. 실제로 지금 대한민국은 북핵의 인질국가로 전락하지 않았던가?

훗날 김영삼은 "내가 바보짓을 했다"고 후회했지만, 자신이 민족주의교의 포로라는 걸 끝내 몰랐으리라. 문재인은 더 나갔다. 그래서 죽창가를 부르던 2019년 동해상에서 한일간 전쟁을 벌일 뻔했다. 일본 초계기에 추적 레이저를 쏘라고 지시했는데, 그건 사실상의 교전지침이었다. 피아(彼我) 구분을 못할 만큼 문재인은 종북 민족주의 환자였다. 물론 한미일 군사협력에 어깃장을 놓으려는 정치적 저의를 깔고 있음은 물론이다.

상식을 재확인하자.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된 지금 모든 수단과 가용자원을 동원해 우릴 보호하는 게 맞다. 더욱이 3개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가치동맹이다. 그런데도 북한에 동조하는 얼간이들이 교묘한 민족주의 충동질을 통해 국민을 현혹시킨다. 분명 정상적 집단이 아니다. 그들을 어떻게 제어할까?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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