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개월 만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개 보도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연합
북한이 9개월 만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개 보도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연합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과 제7차 핵실험에 대한 우려로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론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가 대체로 비효율적이며 한미동맹에 부담이 되리라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곳에 (핵)무기들을 두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한국에 핵무기를 두면 북한의 집중 표적이 돼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 내 부대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보다는 핵 추진 잠수함 등 유사시 북한이 타깃으로 삼기 어려운 곳에 핵이 있는 게 낫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시를 언급하며 전술핵 재배치 논쟁이 한국 사회를 분열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통화에서는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폭탄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미국 전술핵무기는 모두 중력폭탄으로 전투기가 투하해야 하는데 제한된 숫자의 전투기마저 유럽에 이미 전개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오늘날 전술핵은 이동식 공중 및 해상 기반 플랫폼에 탑재돼 있어 북한이 찾아내 겨냥하기 어렵다"면서 "고정된 지하 벙커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은 억지력을 떨어뜨리고 북한의 선제 공격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의 긴장을 크게 고조시킬 수 있는 조치로 보여질 것"이라며 "북한의 오판과 대응의 위험을 높일 뿐 거의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RFA에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논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미국은 이미 핵우산, 재래식무기, 미사일 방어 등을 통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한미동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와 통화에서 "미국 정부는 전술핵 재배치를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워싱턴 조야에는 전술핵 재배치가 논란이 많은 (한국) 국내 정치 문제로 대두되고, 이것이 한미동맹도 논란에 빠뜨릴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전술핵 재배치의 대안으로 꼽았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미가 즉각 취할 중요한 조치는 한반도 분쟁 상황과 북한의 핵무기 사용에 대응한 공동 계획과 협의를 심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 통합을 통한 정보·감시·정찰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 국장은 VOA에 "현시점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하지는 않지만, 여러 선택지에 대한 연구와 검토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식 핵 공유나 잠재적 전술핵 재배치 등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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