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21일 20시 30분경 극단선택을 하기 6시간 전, 이성문 화천대유자산관리 전 대표가 김 처장을 만나려 공사 사무실로 찾아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3일 고인의 빈소를 찾은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조문 후 취재진에게 "21일 오후 2시경 이성문 전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찾아와 고인과 만남을 시도했고, 앞서 20일에도 공사 사무실에서 고인을 만나려 했지만 고인이 거절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시의원은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4일 채널A는 "이성문 전 대표가 사무실로 찾아오자 김문기 전 처장은 ‘나가라!’는 손짓을 하며 만나지 않았다"고 동료 직원의 증언을 인용 보도했다.

경찰은 23일 김 전 처장의 부검 결과를 ‘질식사’로 발표하며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맸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경찰은 "가족이 원치 않는다"며 김 전 처장의 유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유족 동의 없이는 수사내용도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족들은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이재명 전 시장 등이 두려워 현 상황에서 입을 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검·경이 국민 앞에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존재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성문 화천대유자산관리 전 대표는 김만배·유동규 등과 함께 대장동 게이트의 키맨(keyman)이다. 그는 ‘성남의뜰’(SPC) 사외이사이자 화천대유·천화동인의 속칭 ‘만배 수익’ 배당에 관여한 인물로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50억원을 지급했다가, 사건 후 사직했다. 그는 100억여원의 퇴직금을 받고 대표직을 사직했지만 아직 대장동 사업 준공승인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 그가 김 전 처장 사무실로 찾아간 목적도 대장동 사업 준공승인을 받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업이 준공승인을 받게 되면 사업 주체인 ‘성남의뜰’은 합법적으로 해산된다.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이 영원히 묻힐 수 있는 것이다. 이성문 전 대표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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