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합 규탄' 143개국 압도적 찬성...북한·벨라루스 등 4개국만 반대
러 '즉각·완전히·무조건 철수' 요구...美 '하이마스' 4기 우크라 도착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회원국들이 러시아 규탄 결의를 채택하고 있다. /AFP=연합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회원국들이 러시아 규탄 결의를 채택하고 있다. /AFP=연합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엔 총회에선 ‘反푸틴 결의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됐다. 최근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 우크라이나 영토 내 주민투표에 의한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내용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의 돈바스 지역 병합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찬성 143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됐다. 러시아·북한·벨라루스·니카라과·시리아가 반대표를 행사했으며, 중국·인도·파키스탄 등은 기권했다.

결의안에 따르면, 러시아가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는 ‘불법행위’이며 국제법상 효력이 없다. 결의안은 우크라이나 영토로부터 러시아 군 병력을 ‘즉각’ ‘완전히’ ‘무조건’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대화·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의 내용도 담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성명을 내 유엔 결의에 지지를 표했다. "세계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러시아가 지도에서 주권국을 지울 수 없다."

이날 서방 50여 개국은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방공체계 지원이 논의의 최우선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개회한 NATO 국방장관회의 첫 순서인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CG) 회의 시작 전 기자들에게 밝혔다. 미국이 추가로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4기가 이날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미국은 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모두 방어할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NASAMS) 2기도 곧 보낼 계획이다.

독일이 약속했던 자국산 방공무기체계인 IRIS-T 4기 중 1기도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영국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NASAMS)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중거리 공대공미사일(AMRAAM)이 몇주 내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가 레이더와 방공 시스템을, 캐나다 역시 위성통신·드론 카메라·동복 등 4700만 캐나다달러(약 485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네덜란드 정부는 1500만 유로(약 209억 원) 규모의 대공미사일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핵타격이 전쟁의 향방을 바꾸고 우크라이나 동맹국을 비롯해 NATO로부터 "물리적 반응"(physical response)을 끌어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한 나토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의 핵무기사용이 많은 동맹으로부터 물리적인 대응을 유발할 게 거의 분명하다. NATO 차원의 대응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NATO가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주요 기간 시설들은 13일 러시아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았다. 앞서 키이우에 이날 새벽 또 다른 포격이 가해진 상태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나토 국방장관 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AFP=연합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나토 국방장관 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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