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경북 포항시청을 찾아 태풍 힌남노에 따른 피해 현황을 브리핑받은 뒤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밝히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여당으로 변신한 국민의힘이 그동안 국정동력을 뒷받침하는 이렇다 할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 혼란을 수습한 ‘정진석 비대위’가 보수 지지층 결집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9·19남북군사합의 파기와 여성가족부 폐지 등 안보와 젠더 이슈를 부각하며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층과 ‘이대남(20대 남성)’ 지지를 호소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일 법원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기한 ‘정진석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정진석 지도부 체제는 내부 혼란 수습을 마무리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이 돼오는 마당에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통적 보수층의 결집을 도모하기 위해 대구·경북(TK)지역에서의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3일 대구로 먼저 달려간 정 비대위원장은 첫 현장 비대위 회의를 개최하고 "집권여당 비대위원장으로서 대구·경북 당원 동지들에게 저희들의 부족함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특별법 제정 등 대구경북 지역 현안을 일일이 열거한 뒤 "현재 당 정책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련 부처에서 적극 검토 중인 사안으로 꼼꼼 살펴보고 필요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 안보 이슈에 대해 거론하며 야당과 차별되는 안보 정책으로 흩어진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꾀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을 밝히면서 "군사안보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다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나서 무슨 비핵화 평화 협상이라고 여러 차례 했는데 이게 모두 ‘대국민 사기극’이고 ‘위장평화쇼’라는 게 드러나고 있지 않나"라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속인 문재인 5년의 사기극, 위장평화쇼는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차기 당권주자들도 이와 같은 안보 이슈 부각에 합세했다. 김기현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핵무기는 대칭성을 가진 핵무기로만 막을 수 있다"라면서 "북핵 위협에 맞서 ‘실물적 군사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가 안보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사실상 ‘핵보유론’을 강조했다.

나경원 전 의원 또한 "핵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 우리가 근본적으로 다시 한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해 봐야 한다"면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 당시 여가부 폐지에 마음이 움직였던 일부 이대남의 지지층 이탈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 및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이관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원 115명 전원 명의로 발의하면서 11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목표로 삼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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