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인 이래진씨가 7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감사원 관련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내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인 이래진씨가 7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감사원 관련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내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총격 피살당한 전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아내 권영미씨가 17일 진실을 밝혀줘서 고맙다며 감사원에 감사편지를 보냈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정부가 짜맞추기 식으로 월북을 단정했으며 여러 증거들을 왜곡·은폐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권씨는 이날 편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등 국가의 기본 책무를 져버리고 한 가정을 망가뜨린 이들의 죄는 절대 가볍지 않다"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권씨는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정치권의 압력을 받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주신 점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공무원으로서 월북자라는 최악의 오명을 쓰고 남은 가족까지 월북자 가족이 되어야 했던, 사람이 생을 마감하는 여러 상황 중 가장 끔찍하고 처참한 방법으로 남편을 잃었다"고 했다.

권씨는 "저는 사망한 남편의 오명을 벗는 것도 중요했지만 아이들과 살아야 했기에 월북자 가족이라는 치욕을 꼭 벗어야 했다"며 "감사원장님과 사무총장님의 투철한 직업의식이 아니었다면 알 수 없었던 부분들을 감사 결과로 알게 되면서 저와 아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고 했다.

권씨는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와 이를 알면서도 외면했던 전(前) 해경청장, 아무 조치 없이 퇴근했던 전(前) 안보실장, 시신 소각 발표를 북한 눈치 보는 대통령의 지시로 입장을 변경한 국방부, 국민을 구하기 위해 어떤 지시도 없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 등 국가의 기본 책무를 저버리고 한 가정을 망가뜨린 이들의 죄는 절대 가볍지 않을 것"이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긴 터널을 걷는 기분이었다. 국민을 버린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느낄 때면 죽음을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중심을 잃지 않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써 주신 감사원장님과 사무총장님의 의지가 잘못을 저지른 행정기관과 공직자에 대한 단죄뿐 아니라 벼랑 끝에 서 있는 국민을 살렸고 그 노력 또한 정의로웠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남편은 이미 처참하게 사망했고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안다. 그런데도 남편 사망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도 NLL 가까운 곳에서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키는 어업지도원, 해경, 해군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씨는 "더는 끔찍한 불행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기에 진실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며 "앞으로도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단단한 감사원이 되어 주시길 바라며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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