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이 지난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한미 연합 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F-35A 연합비행훈련을 최초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편대장이 편대를 이끄는 장면. /연합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올라간 가운데 한미 양국 군은 이달 말 군용기 24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공중연합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에 따른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한미 연합군의 유사시 대응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 보인다.

18일 군에 따르면, 한미 공군은 31일부터 11월4일까지 ‘2022년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 한국에서 F-35A, F-15K, KF-16 등 140여대, 미군에서 F-35B, F-16 등 100여대가 참가한다. 군 관계자는 "2015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한 본 훈련은 한미 공군의 전시연합항공작전 수행체계를 검증하고 전투준비태세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훈련하는 건 올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군은 지난 7월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는 F-35A 전투기를 6대를 우리나라에 전개해 우리 군 F-35A와 연합훈련을 했다. 당시 연합공중훈련에 참가한 양국 군용기가 30여대였음을 감안하면 이번 종합훈련 참가 전력 규모는 그 8배가 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군 주요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이번 종합훈련이 세 번째가 된다. 올 7월 F-35A 전개에 이어 9월23일~10월8일엔 미 해군의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동해에서 한미 및 한미일 해상훈련을 잇달아 실시했다.

올 들어 북한은 2017년 이후 중단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한 데다 현재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약 3주 간 각종 탄도·순항미사일 발사와 포 사격, 전투기·폭격기를 동원한 공중무력시위 등의 ‘연쇄 도발’을 벌였다.

따라서 한미 양국 전력의 이번 공중연합훈련엔 북한의 위협에 따른 ‘압도적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성격도 있다는 게 군 안팎의 중평이다. 한미 양국이 200대 넘는 공중 전력을 동원해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진행하는 건 201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5년 전 훈련 땐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대형 도발에 맞서 미군의 B-1B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포함, 양국 군용기 260여대가 참가했다.

이와 관련 이번 종합훈련은 문재인 정부 시기 축소 시행돼왔던 한미연합훈련을 ‘정상화’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훈련은 원래 2015년부터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라는 이름으로 열렸는데, 최대 규모로 진행된 2017년 훈련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2018년엔 한국 공군 단독 훈련과 대대급 이하 소규모의 한미 공군훈련만 열렸고 2019년엔 아예 훈련이 시행되지 않았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전천후 한미 연합작전계획(Pre-ATO) 시행 능력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공중임무명령서인 Pre-ATO는 전시에 북한 핵심 표적 수백 개를 단번에 타격할 수 있도록 전투기 각각에 임무를 부여하는 연합 작전계획이다. 한미는 이번 훈련에서도 Pre-ATO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북한 표적 탐지와 공중 침투 등의 시나리오를 연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훈련에는 호주 공군 전력도 참가해 인도·태평양 지역 우방국 협력 강화 계기도 마련한다. 지난달 한국 공군과 공중급유 상호지원 협약을 맺은 호주는 이 훈련에 공중급유기 등을 파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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