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김대호

지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내린 첫 업무지시는 일자리 위원회 설치였다. 첫 행정명령은 집무실 내 일자리 상황판 설치였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실제 펼친 정책들은 하나같이 번듯한 일자리를 대량 살상하는 것이었다. 2017년 1/4분기와 2022년 1/4분기를 비교하면, 5년간 총 취업자는 127만 명 늘었는데, 주 36시간 이상 번듯한 취업자는 75만 명 줄고, 주 36시간 미만은 191만 명 늘었다. 주 1~17시간은 86만 명 늘었다. 결과가 너무 참담하니 일자리 상황판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백번 천번 비판 받고, 조롱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정부의 ‘쇼’나 가치·정책 마케팅 기술은 윤 정부가 배워야 한다. 문 정부는 국민들의 간절한 요구와 기대를 받아 안아, 이를 최우선과제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를 챙기는 모습을 사진 등으로 보여주는 ‘쇼’를 잘했기에, 취임 후 4개월 평균 지지율이 80%를 넘었던 것이다.

윤 정부는 쇼나 말(구라)을 경멸하고, 정책마케팅에 젬병인 관료 출신들이 총리를 하고 비서실과 행정각부를 책임지고 있다. 경험의 한계와 관성의 힘을 직시한다면, 윤 정부는 쇼나 구라와 가치·정책 마케팅에 의식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 금리·환율·물가·부동산 가격이 심상찮다. 특히 고금리는 영끌한 2030채무자들을 미치게 한다. 유럽에서 프랑스는 주유소에 기름이 없어 난리이고, 영국·독일 등은 천연가스 공급난과 가격 폭등으로 난리다. 이런 국제적 정세 속에 윤 정부는 경제위기와 공급대란을 면밀히 살피는 상황판을 만들어야 한다. 쇼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챙기는 믿음직한 정부의 모습을 상황판 사진과 말로 보여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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