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총회에서 조태용 주미한국대사와 화상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
20일 오전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재계총회에서 조태용 주미한국대사와 화상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20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과 관련해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한미) 동맹 관계에 걸맞게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미국상공회의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제34차 한미 재계회의 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만에 대면 개최됐다.

그는 "이런 우려를 인식하면서도, 그리고 양국 동맹에 걸맞은 협의를 진행하면서도 한미 경제 파트너십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며 "한미는 오래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를 강화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의지는 안보 공약만큼이나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도록 규정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전기차는 전량 한국 내에서 생산되므로 현대차 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하는 2025년 초까지는 북미 시장 전기차 판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또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일정 비율 이상 북미 또는 북미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 또는 처리된 것이어야 한다. 이에 중국산 원자재 비중이 높은 배터리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기차 최종 조립 요건은 지난 8월부터 적용됐고, 배터리 관련 규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앞서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미국은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에 있어서 한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과 조지아주 공장 완공 사이에 생길 시차에 대해 우린 지금 논의 중이고 해결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미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임을 강조한다"며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화상으로 참석한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는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면서도 "한미 양국 정부는 반도체 수출통제 이슈에 대해 성공적인 대화를 했고 상호 호혜적 결과를 내놨다.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낸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박진 외교부 장관은 "IRA가 기후위기 대응, 중산층 지원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바란다"면서도 "IRA의 차별적 요소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양국은 고유 채널을 구성했고 한미동맹 정신 하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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