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는 20일 여의도 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해 "정치가 아니라 이것은 그야말로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압수수색 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이 대표는 자신의 ‘최측근’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불법자금은 1원도 쓴 일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민생이 어렵고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평화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맡긴 권력을 야당 탄압에, 초유의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소진하고 있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역사가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전날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전격 체포한 뒤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민주당의 강한 반발로 불발됐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4월~8월 유 전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자들 측근으로부터 총 8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급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자금 의혹과 관련해선 결백하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대선 자금으로 줬다는 주장이 맞다면 남욱이라는 사람이 작년 가을쯤 귀국할 때 ‘10년 동안 찔렀는데도 씨알 안 먹히더라’라고 인터뷰한 것이 있다"며 "‘우리끼리 주고받은 돈 이런 것은 성남시장실이 알게 되면 큰일 난다.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자’ 이런 얘기들이 내부 녹취록에 나온다"고 언급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고 검찰이 바뀌니까 말이 바뀌었다"며 "이런 조작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선 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며 "김용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인데 저는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열리는 국정감사에는 복귀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검찰 압수수색 시도에 모든 국정감사를 긴급 중단한 바 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는 민생을 지키는 것으로 야당은 위험한 정부를 견제하고 제대로 일을 하게끔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라며 "정부여당은 민생을 팽겨쳤지만 민주당은 끝까지 챙기기 위해 국정감사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검찰청 감사를 맡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사위 민주당 소속 의원 일동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사 압수수색 중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대국민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 사퇴 △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사팀 문책을 요구하며 수용되지 않는다면 국정감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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