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던 백운규 전 장관이 퇴임할 무렵 그의 처제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연합
문재인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던 백운규 전 장관이 퇴임할 무렵 그의 처제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연합

문재인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던 백운규 전 장관이 퇴임할 무렵 그의 처제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0일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의 처제인 교수 A씨는 2018년 12월 10일부터 2년 임기의 공사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 공고는 백 전 장관의 재임 시기였던 2018년 8월 30일에 나왔다. 2017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임명된 백 전 장관은 2018년 9월 21일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외이사 공모 시기는 백 전 장관이 퇴임을 한 달 앞둔 상황으로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관여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백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13곳의 기관장에게 사직서를 강요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 백 전 장관은 또 임기 초기에 41개 산하 공공기관장 회의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A씨는 미국 대학의 언론학 박사 출신으로 경력상 한국지역난방공사 업무와 직접적인 직무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당시 사외이사 공모 공고문을 보면 그동안 진행돼 온 면접심사가 돌연 없어지고 서류심사로 전형이 간소화됐다.

A씨는 임기 동안 27차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가운데 두 차례에 걸쳐 혼자만 불참했다. 또 미국의 한 대학 방문 교수로 출국·체류한다는 이유로 9차례나 화상으로 회의 참석을 대신했다. 이사회 회의록 확인 결과 A씨는 안건 논의에서 별도 의견을 개진한 적이 없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외이사의 연봉은 3000만원에 달한다. 1년에 10회 안팎의 이사회 참석 외에는 별다른 업무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수차례 화상으로 회의를 대신하고 회당 약 3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셈이다.

A씨의 임기 동안 그가 언급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언론 보도는 2020년 12월 A씨의 사외이사 재선임 보도가 전부였다. 1년 임기 연장에 따라 지난해 12월 28일까지가 임기였던 A씨는 백 전 장관의 월성 원전 재판이 시작된 직후인 같은 해 3월 16일 중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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