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가운데, 전 세계 여성 외무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를 규탄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자국을 포함해 독일·칠레·뉴질랜드·노르웨이 등 15개국 여성 외무장관들이 20일 이란의 여성억압 정책과 시위 강경진압 문제를 논의하는 화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우리가 모일 것이다", "이란 정권은 여성을 겨냥한 잔혹한 공격을 포함해 국민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과 박해를 멈춰야 한다."

지난달 13일 쿠르드계 이란인 마흐사 아미니(22)가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의문사하자, 한 달 넘게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당국이 이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현재까지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는 자신의 인권과 어머니·자매·아내·딸을 위해 싸울 용기 있는 이란인들 편에 서겠다", "여성의 권리가 곧 모든 인간의 권리"라고 졸리 장관은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 여성 외무장관이 캐나다 주최로 열리는 이번 화상 회담에서 이란 여성의 의견을 청취한다. 이들과 이란 내 여성인권 상황을 직접 논함으로써 현지 국민을 위한 집단적 지원을 확대할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캐나다가 반정부 시위에 강경 대응하는 이란정부에 적극적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아미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을 풍속경찰 등 개인 수십 명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으며, 이날 마지드 미라흐마디 이란 내무부 차관을 포함한 개인 6명 등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밝혔다. 유럽연합(EU)은 17일 시위 탄압과 관련된 정부 기관 4곳과 소속 인사 11명을 대상으로 유럽 내 자산을 동결시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