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평 교수, ‘개정 교육과정’ 규탄 집회서 “자녀 위해 더한 것도”
“아이들 망친다는 것 알게 됐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세상 바뀌었는데 여전히 공무원들은 언론 두렵다며 나약한 소리”
“尹, 부끄러움 없는 삶 살다가 죽기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 다하길”

20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전면 폐기 촉구’ 집회에서 삭발식을 거행한 길원평 교수. /주최측
20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전면 폐기 촉구’ 집회에서 삭발식을 거행한 길원평 교수. /주최측

“교육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녀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바라보기만 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자녀를 살리기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손자 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한이 될 것입니다. 삭발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차분했던 그였지만 이날 만큼은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목소리가 떨렸다. 20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전면 폐기 촉구’ 집회에서 삭발식을 거행한 길원평 교수(한동대, 전 부산대 석좌)는 어느 때보다 결연한 모습이었다.

“교육 안에 들어온 것들이 아이들을 망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건전한 양식을 가진 학부모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세뇌당하고 무너지는 것을 알지 못해요. 우리의 뜨거운 마음을 교육부와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간암으로 두 번의 수술을 받았고, 신장암으로 콩팥 하나를 제거한 뒤 지금도 계속 투병 중인 길원평 교수는 600여 시민단체(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전국 네트워크, 교정넷)가 사안의 심각성을 느껴 함께 모인 이날 집회 자리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절박한 심정을 계속 쏟아냈다.

“2017년도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개헌을 하겠다고 할 때, 그 안에 동성결혼을 넣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헌법을 바꾸겠다고 할 때 막아냈습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공무원들은 언론이 두렵다며 나약한 소리를 합니다. 왜 대다수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론을 두려합니까.”

“교육부가 정신차려야 하고 법무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 주길 바랍니다. 분명한 철학으로 바른 길로 이끌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용기 있게 결단해 세상을 바른 길로 이끌어가는 용감한 장수가 되어 주십시오. 사람들을 올바로 인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때, 기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습니다.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다 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길 교수의 간절한 호소에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삭발식에 함께 참여한 세 아들과 세 딸을 키우는 ‘육남매 엄마’ 나사라 씨도 “전직 초등학교 교사로서, 대한민국이 무너져가는 것을 방관할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신다면 목숨을 내걸고 내 나라와 아이들을 엄마인 내가 먼저 지켜낼 것”이라고 외쳤다.

길 교수와 이날 모인 단체들의 염원을 담은 관련 성명서는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각 시민단체 주요 대표들은 이날 현장에서 직접 성명을 발표했고, 모인 모든 집회 참석자들은 한 마음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 전편 폐기!”라고 대통령실을 향해 외쳤다.

600여 개 시민단체들은 20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2022 개정 교육과정 전편 폐기!"라고 외쳤다. /주최측
600여 개 시민단체들은 20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2022 개정 교육과정 전편 폐기!"라고 외쳤다. /주최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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