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3기 시대가 열렸다.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6명을 전부 자신의 사람으로 채우면서 시진핑 1인 천하를 완성했다. 상무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개인적 인연과 지연으로 얽혀 있다. 배신하지 않고 충성할 인물을 대거 발탁한 것이다.

국무원 총리로 내정된 권력서열 2위 리창과 5위 자이치는 저장성 시절의 옛 부하다. 리창은 시 주석의 대집사 역할을 했고 자이치는 베시징 서기로 2016년 깜짝 발탁됐다. 특히 자이치는 시 주석을 향해 ‘영명한 영수’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굳건한 충성을 보였다. 서열 3위 자오러지는 시진핑과 같은 산시성 출신이다. 시 주석의 아버지 고향에 ‘시중쉰 기념관’을 건립해 충성심을 보이면서 시 주석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열 6위 딩쉐상은 시 주석이 2007년 3월 상하이 서기로 부임했을 때 비서실장을 역임한 측근이다. 7위 리시는 시중쉰이 군사를 출병한 곳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시 주석의 눈에 들었다. 서열 4위 왕후닝은 시 주석의 중국몽을 설계한 책사로 ‘시황제의 사상 책임자’ 즉 이데올로그다.

시진핑 3기의 특징은 우선 종신 지배 기반을 확고히 구축했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이제까지 불문율로 통해 왔던 ‘7상8하’(67세까지 상무위원 가능, 68세 이상 퇴임)전통을 깼다. 2027년 당대회에서도 이런 전통이 적용될 수 없게 딩쉐상(60세)을 제외하고 정치국 상무위원의 연령을 모두 63세 이상인 인사로 채웠다. 또한 상하이 방을 완전히 제거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정치국 위원 24명 중 경제전문가는 1명밖에 없다.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불렸던 류허가 빠지고 대신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발탁됐다.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이 더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공동부유(공동부유)를 내세워 공산주의 계획경제를 강화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중앙집권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충성도 높은 지역 당서기를 12명이나 정치국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외교안보 분야 정치국원에 강경파 왕이 외교부장과 함께 처음으로 우리 국정원장 격인 국가안전부장을 포함시켰다. 이는 대국민 정보 통제 및 대외국 스파이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다가 대만 통일을 노골화하면서 미국과의 대결구도로 나가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향후 시진핑 3기는 경제보다 정치와 군사를 우선할 것으로 보여 한중관계에도 먹구름이 몰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에게는 커다란 도전이다. ‘소국은 대국을 따라야 한다’는 중국의 거친 전랑외교(戰狼外交)에 당당하게 대응하면서 미중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의 나아갈 길을 새롭게 찾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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