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OP(관측소)에서 바라본 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
지난 1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해병대 연평부대 OP(관측소)에서 바라본 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

북한이 24일 서해상 완충구역으로 방사포를 발사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을 몰아 내는 과정에서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한 것에 대한 대응사격으로 보이나 최근 잇따라 동·서해 완충지대 도발을 해온 것으로 볼 때, NLL을 무력화하기 위한 무력도발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3시 42분께 서해 백령도 서북방 약 27㎞ 지점에서 북한 상선(무포호) 1척이 NLL을 침범해 우리 군은 경고통신 및 경고사격을 통해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5000톤(t)급 상선으로 추정되는 무포호는 1991년 스커드 미사일이나 미사일 부품을 싣고 다녔던 배로 알려져 있다. 우리 군은 서해상에서 중국 선박들과 섞여 있던 해당 선박이 남하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NLL 침범 전 1차 10여회의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북한 선박의 NLL 침범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지난 3월에도 백령도 인근 NLL을 넘어왔지만, 당시엔 북한 경비정 1척이 북한 선박을 쫓던 상황이어서 우리 군이 나포 후 다음날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무포호는 지속적으로 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10여회에 걸쳐 2차 경고방송을 했고, 진행 방향을 바꾸지 않고 NLL을 침범하자 M60기관총으로 선박의 진행방향 앞으로 1차 10여발 경고사격 실시 이후 2차 10여발의 추가 경고사격을 했다. NLL 이남 3.3㎞까지 넘어왔던 무포호는 이내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전 4시20분께 NLL을 넘어 중국 방향으로 이탈했다. M60은 기관총으로 9.19 군사합의에서 규정한 접적지역에서의 사용 금지 화기가 아니다.

군 관계자는 "우리의 경고통신에 북측 상선은 자기측 해역에 침범하지 말라는 부당통신을 했다"면서 "우리 군은 해군 호위함 등 여러 척의 함정을 출동시켰고, 우발 상황에 대비한 합동전력도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선박은 기관 고장이나 조난 상황이 아니어서 월선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침범으로 보고 작전수행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북한 상선이 자기측 해역에 침범하지 말라는 부당통신을 날렸다는 것은 도발이 확실시 되는 부분이다. 북한 상선이 북한 당국의 사전 승인 없이 새벽에 NLL을 침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에서 이는 북한의 도발로 보인다. 특히 서해 완충지역에 방사포를 쏜 것은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새벽 3시 50분경 한국 해군 2함대 소속 호위함이 ‘불명(不明) 선박’ 단속을 구실로 백령도 서북쪽 20㎞ 해상에서 북한 해상군사분계선을 2.5~5㎞ 침범해 경고사격을 하는 해상 적정(전투 상황이나 대치 상태에 있는 적의 특별한 동향이나 실태)이 제기됐다"면서 "5시 15분 해상적정발생수역 부근에서 10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해 적함선을 강력히 구축하기 위한 초기대응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에 방사포 10발을 쐈다. 단, NLL 이북에 떨어져 우리 영해에서 관측된 낙탄은 없었다. 북한의 이같은 주장과 위협 사격은 NLL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날 "최근에 지상전선에서의 포사격도발과 확성기도발에 이어 해상침범도발까지 감행하고 있는 적들에게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확성기도발’과 관련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현재 대북확성기를 운용하지 않고 있고 방송을 한 적도 없다"며 "관련해서 검토해 본 결과, 최근 중부전선에서 응급헬기가 민통선 이북 지역에 진입해 환자를 후송할 당시 GP에 설치돼 있는 대북 경고 장비로 통보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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