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7년 글로벌 OLED 출하량은 48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한 관람객이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를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레픽 아나돌의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LG디스플레이
오는 2027년 글로벌 OLED 출하량은 48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한 관람객이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를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레픽 아나돌의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LG디스플레이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은 지난 2004년 디스플레이 강국 일본을 앞지른 이후 2019년까지 경쟁국과 초격차를 유지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이 경쟁력을 갖춰 나가면서 결국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은 16년 동안 수성해오던 디스플레이 왕좌를 중국에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43%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약진은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한 저가 물량공세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를 기초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후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LCD 분야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 역시 보급형 모델에 들어갈 디스플레이로 중국산 LCD를 채용하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산업 입장에서는 악재인 것이다. 지난 23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8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224조2400억원과 비교해 20% 가까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IT·가전업체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제품의 고급화 전략을 채택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이 주력으로 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OLED는 우리나라가 87.1%의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다.

OLED는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다. LCD보다 소비전력, 화질, 두께 등이 월등해 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초대형 고화질 프리미엄 TV 등 고가의 전자제품에 채용된다. 또 휘어진 정도를 의미하는 곡률 반경도 뛰어나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24일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발표한 ‘2022 중대형 OLED 디스플레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OLED 출하량은 올해 950만대에서 2027년 48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LCD 위주의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로 서서히 재편된다는 것이다. 실제 애플은 오는 2024년 출시될 맥북과 아이패드 시리즈 일부에 OLED 패널 채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는 2024년부터 노트북·태블릿PC용 OLED의 대량 생산이 시작됨에 따라 OLED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유비리서치는 예상했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던 자동차산업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수요 역시 늘어나고 있는 점도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95억 달러로 예상된다. 기존 88억달러에서 7억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24년에는 105억 달러 규모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용 OLED는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기준도 까다롭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싸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가 2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로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0인치 이상 차량용 OLED 점유율을 2025년까지 30%이상 끌어올릴 방침이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의 세대교체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분야의 새로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차세대 OLED 라인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24년까지 중소형 OLED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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