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의원 30명 바이든에 서한..."러와의 협상 적극 나서라" 요구
혈세까지 언급하며 필요성 강조...백악관 "협상은 우크라가 결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을 배경으로 고유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유가상승 원인으로 거듭 지목했다. /EPA=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을 배경으로 고유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유가상승 원인으로 거듭 지목했다. /EPA=연합

미국 민주당 의원모임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휴전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지난주 공화당에서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지원을 조절해야 한다’는 언급이 나온데 이어, 민주당 내에서마저 우크라이나전쟁의 피로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회진보모임(CPC·의장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소속 하원의원 30명은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입장을 밝혔다. "전쟁이 초래한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의 파괴적 상황, 절망적인 상황 악화가 예상된다. 전쟁이 더 길어지는 것을 피하는 게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이익이다."

CPC 의원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정책을 옹호하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휴전을 위한 현실적 프레임워크(틀)를 찾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수십억 달러의 국민 혈세도 언급됐다. 게다가 얼마나 더 투입될지 막연한 게 현실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어떻게든 발을 빼고 싶어 한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우크라이나전쟁의 지속이나 종식은 당사자가 결정할 몫’이라는 게 바이든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의 자세를 거듭 표명했다. "러시아와 대화하는 문제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사항", "미국은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명분 없는 잔혹한 전쟁을 시작했다. 그가 오늘이라도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내달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17일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하원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blank check)를 쓰지 않겠다면서 지원규모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카시 원내대표가 차기 하원의장으로 물망에 올랐다. 로이터는 21일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공화당이 군사·경제적 지원을 늦추거나 축소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전 세계적 물가앙등, 그에 따른 생활고 가중 속에 전쟁의 피로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자연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도 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퓨 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미국이 너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응답자가 3월 9%에서 지난달 32%로 급증했다.

프라밀라 자야팔(Pramila Jayapal)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회진보모임 하원 의원 30명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쟁종식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AFP=연합
프라밀라 자야팔(Pramila Jayapal)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회진보모임 하원 의원 30명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쟁종식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AFP=연합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