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법체계 근간 해치려는 시도"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왼쪽)과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이들은 24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집권 이후 최근 10년 동안 미국에 대한 지식재산권 탈취, 중국 반체제인사 탄압을 위한 중국 정보기관의 노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AFP=연합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왼쪽)과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이들은 24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집권 이후 최근 10년 동안 미국에 대한 지식재산권 탈취, 중국 반체제인사 탄압을 위한 중국 정보기관의 노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AFP=연합

화웨이 수사 정보를 빼내고 기소를 방해하려 한 혐의로 중국의 스파이들이 미국에서 기소됐다. 미 검찰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전후, 이들을 포함해 중국 정부를 도운 인사들을 무더기로 적발했음을 공표했다. 20일 뉴욕 동부연방지검이 법집행당국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내부 정보를 빼돌려 화웨이 기소를 저지하려 한 혐의로 중국인 허가오춘과 왕정을 기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소장은 ‘중국에 본사를 둔 익명의 통신회사’로만 언급했으나, 화웨이를 가리킨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 검찰은 허씨와 왕씨를 화웨이를 구하고자 중국정부를 대신해 미국을 상대로 대외 첩보작전을 수행한 정보요원들이라고 판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이 ‘GE-1’로 표기된 미국정부의 이중스파이에게 6만1000달러(약 88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주며 화웨이에 대한 수사 및 기소에 관한 기밀정보 자료들을 빼냈다. 뇌물엔 4만100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과 600달러 상당의 보석이 포함됐다. 중국의 반체제인사나 도피자의 본국송환 계획인 일명 ‘여우사냥’에 가담한 중국인 7명도 별도 기소됐다. 뉴저지 연방지검은 중국을 위해 첩보활동을 할 스파이를 모집한 혐의로 중국인 4명을 기소했으며, 이들 중 3명이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이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이날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공동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태의 성격을 밝혔다. "중국이 미국에 있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고 그런 권리를 보호하는 미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해치려 시도한 것이다." 시진핑 집권 이후 최근 10년 동안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탈취하고 미국 거주 중국 반체제인사를 탄압하려는 중국 정보기관의 노력이 강화됐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표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전날 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 시점을 맞춘 것이냐는 물음이 나왔다. 레이 국장은 즉답을 피했으나, 사실을 적시하며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솔직히 말해, 오늘 이 3개 사건뿐만 아니라 중국 관련한 수천 건이 있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안보과 근본적 인권을 저해하며 민주주의 규범 및 법치를 위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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