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탄생시킨 신영복 바로 읽기
文정권 탄생시킨 신영복 바로 읽기
  • 강 량 자유일보 주필, 정치학 박사
  • 승인 2020.0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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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신영복의 글들은 예화가 많고 쉬운 것 같지만 실지로 어렵다. 처음과 끝이 항상 아리송하기 때문에 그렇다. 문재인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리셉션에서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을 존경한다고 밝혔으며, 자신의 대선캠프 내내 신영복의 ‘사람이 먼저다 = 문재인’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살았다.

그의 필체와 책에서 소개된 예화들은 나무와 나무의 연대 속에 더불어 숲이란 책제목처럼 현재의 더불어 민주당 당호가 되어 있다. 그 유명한 ‘처음처럼’ 이란 문구는 대중문화산업계에 가장 널리 확산되어 있는 명구가 되어 있다.

신영복의 문구인 '처음처럼'을 신영복 자필로 디자인한 소주

한 좌파신문은 신영복 인터뷰 기사를 내면서 ‘감옥에서 일군 신영복의 경이로운 사색…평생에 걸친 ‘더불어 숲’의 미학’이란 제목으로 그를 위대한 사상가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 그렇지만 신영복을 대한민국의 건국사상인 자유민주주의 사상에 입각해 분석한 논평과 글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1968년 11월 공판 당시의 통혁당 사건 관련자들. 피고인석 앞줄 맨 오른쪽이 김종태. 자료사진
1968년 11월 공판 당시의 통혁당 사건 관련자들. 피고인석 앞줄 맨 오른쪽이 김종태

신영복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20년을 복역한 후에 1988년 8.15특사로 가석방되었다. 직접적인 언사는 아니지만 주변으로부터 들리는 이야기는 1970년에 감옥에서 전향서를 썼지만, 본인 스스로 이는 타인에 의해서 강요된 것이며, 자신은 사상을 바꾸지 않았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성공회신학대학서 수많은 후학 양성

▲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연합뉴스
▲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연합뉴스

가석방이후 신영복은 성공회신학대학에 들어가서 수많은 후학들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작금에 좌파진영에서 득세를 하고 있는 탁현민, 김제동, 윤도현 같은 문화예술계에서 대중적 지지를 받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노회찬, 유시민과 같은 핵심 좌파정치인들도 신영복을 자신의 사상적 스승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신영복은 동화적 암시를 잘한다. 그가 울진 소광리 소나무 숲을 방문하고 쓴 그 유명한 나무이야기는 그냥 듣고 있노라면 감미롭고 아름답게 들린다. 그러나 꼼꼼히 생각해 보면, 국가가 영구적으로 책임지는 사회주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얘기인 즉, 뿌리가 넓게 퍼져있는 튼실한 나무는 뿌리로부터의 자양분이 줄기와 잎으로 뻗쳐올라가 크고 아름다운 나무로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뿌리만 튼실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민들의 편안한 삶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뿌리가 자양분을 얻기 위해서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 하는데, 내리는 비에 대한 언급은 없다. 비가 내려서 대지를 적시면 그 자양분이 뿌리로 가게 되어 있는데 말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바로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복지제도이다.

만약 세금이 고갈되면 뿌리로 갈 자양분도 고갈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뿌리에 자양분을 제공하기 위해서 국가는 세금을 더 많이 걷어내야 한다. 그 결과 산업과 시장이 추락하면, 국가는 마른 수건 짜듯이 세금을 징수하고 결국에는 산업과 시장을 포함해서 모든 것을 국가가 주도하는 사회주의로 가게 된다.

신영복은 그가 들고 있는 여러 예화들, 예를 들어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이야기, 통일신라시대 신라가 백제에 심어 놓은 거대 미륵좌상이야기 등에서 항상 민중들의 소망과 언어를 강조하며 그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우회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신영복의 우화 중에서 또 다른 잘 알려진 내용은 바로 이솝 우화를 개조한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이다. 발이 빠른 토끼가 자만에 빠져 그만 잠이 들고 천천히 오던 거북이가 잠이든 토끼를 깨워서 서로 어깨동무하며 동시에 골인한다는 이야기다. 경쟁은 결국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고 지나친 시장중심의 성장주의보다는 분배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토끼와 거북 이야기

재빠른 시장주의 자본가들인 토끼라 하더라도 민중인 거북이가 포용해서 승패를 가리지 않고 공동의 선을 추구하자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본성을 역행하는 공상적 공산주의자들이 강조하는 신기루와 같은 선전, 선동에 불과하다.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강조하는 아직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신영복의 토끼와 거북이 우화 속에서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 내부에 존재하는 사회주의적 사고를 숨기고, 흔히 이야기하는 ‘다 같이 가자’는 희망사고와 선한마음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반미 제국주의사고나 민중혁명논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오바마대통령 당시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틈만 나면 '같이 가자'고 (Let's Go Together) 외쳤는데, 과연 이 사람이 한국사회에서 신영복의 위치를 알고 그랬는지, 우습기도 하고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든다.

작금의 한국사회는 지나친 집단적 쏠림현상과 현실을 망각한 관념적, 추상적 논리들이 온 사회를 뒤덮고 있다. 그 결과 국민 대다수가 지나치게 좌파적인 성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 위에 문재인 정권의 사회주의 혁명시도가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 신영복의 실체도 함께 있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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