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결렬 1년, 中탓에 무너지는 대북제재
하노이 결렬 1년, 中탓에 무너지는 대북제재
  • 최영재 편집국장
  • 승인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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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019년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말이면 결렬된 미-북 하노이회담 1주년이 된다. 당시 김정은은 북한 인민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경제사정을 고려해서 미국이 대북제재를 대폭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던바 있다. 2018년 초반에만 하더라도 북한경제가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하반기에 심각한 경제위기국면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특히 대북제재 국면에 대한 미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역할이 지대했다. 미국의 대리계좌사용을 철저히 단속했고, 국제사회의 소위 ‘나쁜 행위자’들이 자금세탁이나 불법자금 조달방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아울러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해 왔다. 그 결과 2018년 북한의 디지털자산을 통한 자금조달 루트를 차단했고, 북한이 주도했던 다자루스그룹, 블루도루프, 안다라엘 등과 같은 해킹그룹들을 차단했던 바 있다.

미 재무부는 최근에는 한국정부의 대북 개별관광과 추가적인 대북제재완화 조치들에 대해서 제동을 걸고 나섰으며, 대북제재를 위한 한-미 워킹그룹에 항상 참여하고 있다.

◇미 재무부 대북 제재 주도

미국 워싱턴DC 소재 재무부
미국 워싱턴DC 소재 재무부

미국은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북한통치자의 자금줄을 조이면 조일수록 북한이 대화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대통령의 올해 연두교서에서 미 대선전 3차 미-북 정상회담은 없다고 못 박아 놓은 것처럼 미-북 관계는 현재 교착상태다.

북한도 전원회의 결과문에서 올해 미-북 관계를 정면돌파해 나가겠다며, 미국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 강화측면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주재 러시아대사는 지난 10일 북한이 곧 대미억지력 강화차원에서 새전략무기를 실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이런 상황들을 미루어 볼 때, 전반적인 분위기는 강력한 대북 유엔제재에도 불구하고 뭔가 북한이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정부가 발표한 2019년 해관총서에 따르면, 2019년 북-중 무역총계는 27억 8921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5%의 증가를 보였다. 대중수입이 25억 7382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16%가 증가했고, 수출도 2억 1519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1% 증가했다. 북한 교역의 95%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교역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사안은 2018년 북한의 대중 무역수지는 20억달러 적자가 넘었고, 2019년 수지는 23억달러 적자가 넘었는데, 과연 북한이 어떻게 이런 상당량의 외화를 결재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북중접경 밀무역 단속 강화 [AFP=연합뉴스 자료사진]지난 5일 북중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접경 경찰관들이 북한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들어온 무역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북중접경 밀무역 단속 강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중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접경 경찰관들이 북한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들어온 무역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첫 번째로 북-중 밀무역과 같은 불법적 교역이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엔 대북제재보고서가 3월에 발표할 내용을 미리 밝힌 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3억7천만달러에 달하는 석탄을 불법적으로 중국에 수출했으며, 건설자재인 모레도 7천7백만달러 규모로 불법적으로 중국에 수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밖에 암호화폐 채굴이나 해킹 등과 같은 새로운 불법 외화벌이 방법도 확대하고 있다.

두 번째로 2018년 국제사회는 당시 북한의 외환보유액을 20억달러에서 60억달러 정도로 예측했던바 있는데, 북한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대중 무역대금을 지불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정확하다면, 북한당국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거의 고갈상태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자금사정이 나쁜 북한이 중국에 더욱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북중 밀무역 타격

북중 접경지역 압록강에서 물건을 실어나르는 북한 선원.

트럼프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악의 제국’ (The New Evil Empire)을 강조한 사실은 중국과 북한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연두교서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했다는 사실과 미국의 정책결정과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보면, 이미 이 새로운 매세지에 대한 대응 준비과정들은 모두 마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미국의 대중 압박이 한층 가중될 것이다. 또 중국에 딸려있는 북한문제도 중국을 통해서 해결되도록 미국의 전략이 바뀔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우한 폐렴으로 북-중 밀무역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또한 거의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만큼,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와 대북제재 강화는 중국과 북한당국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gw2021@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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