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3주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5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을 맞아 묘소를 참배한 것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청와대는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도식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아버지 묘소’를 찾은 것이다. 이번 추도식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대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주요 관계자도 참석했다. 처음으로 정부·여당 공식 의전(protocol)대로 치러진 것이다.

윤 정부의 이번 박정희 추도식 공식 프로토콜은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대선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진정한 혁명을 이루신 분"으로 평가한 바 있다. 상당히 정확한 안목이다. 국회에서 장관 청문회가 열릴 때면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장면이 나온다. 지적(知的) 수준이 떨어지는 구(舊)386세대 의원들은 ‘독재자 박정희’라는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5·16이 쿠데타냐? 혁명이냐?"며 장관 후보자를 윽박지른다. 공부가 덜된 후보자들은 답변을 못하고 쩔쩔맨다. ‘5·16은 쿠데타로 시작되어 성공한 혁명으로 종료됐다’는 정답을 내놓는 후보자들은 보기 드물다. 로마의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넌 것도,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한 것도 쿠데타로 시작돼 성공한 혁명으로 종료된 것이다. 사회역사란 그런 방식으로도 변화·발전한다.

만약 5·16 혁명공약이 실패했더라면 박정희도 의미없는 ‘독재자’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사에 기록될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그런 점에서 박정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진정한 혁명을 이루신 분"이라는 표현은 적절한 편이다. 또 ‘한강의 기적’이 민주화를 끌어내는 물질적 기초가 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화는 ‘절반의 성공’으로 봐야 한다. 또 현재의 ‘친북 세대’를 낳았다는 점에서 80년대 민주화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2022년 10월 ‘박정희 정신’이 갖는 현재성은 무엇일까? 그것은 윤석열 정부가 건국·호국-산업화-민주화를 이어서 ‘법치사회의 완성’을 이뤄내는 것이다. ‘한강의 기적’이 성공한 배경도 선택과 집중이었듯이, 윤 정부도 자유와 법치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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