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실천하며 살던 미하일 마흐니크로 집사, 주님 품 속에 잠들다
하늘 아버지께선 그에게 수리가 필요없는 영원한 집을 마련하셨다

“그는 주민들이 피난처 삼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다”
“친절하고 온화하고 개방적인 분...모든 사람 사랑했고 항상 도와”
“전쟁 중 포탄소리에도 복음 들을 수 있도록 교회 열어두려 노력”

미하일 마흐니크 집사 장례식에 모인 성도들의 모습. /VOMK
미하일 마흐니크 집사 장례식에 모인 성도들의 모습. /VOMK

지난 25일 한국 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VOMK)는 우크라이나의 한 성도가 동절기를 대비해 교회 건물을 수리하기 위해 1300㎞를 이동해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크에 갔다가 미사일 파편에 맞아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VOMK에 따르면 이 성도의 이름은 미하일 마흐니크로,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크에 있는 ‘구원의 반석’ 교회 집사였다. 현숙 폴리 VOMK 대표는 “마흐니크 집사님은 지난 2월, 아내인 릴리와 다섯 자녀 중 세 자녀를 데리고 폴란드와의 국경에 인접한 트루스카베츠 지역으로 갔다”며 “그는 그곳에 잠시 머무를 예정이었지만 전쟁이 터져버렸고, 결국 그곳에 한동안 머물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마흐니크 집사는 가족들과 함께 트루스카베츠에 있는 기독교 선교 단체에 머물고 있었지만, 지난 2월부터 아내와 함께 고향인 시베르스크를 몇 차례 방문해 현지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품을 배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베르스크의 인구는 대략 1만3000명으로, 그 지역이 상당 시간 전쟁의 최전선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피난을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흐니크 집사 부부는 그곳이 고향이었다. 그들은 평생 그곳에서 살았고, 전쟁이 터지기 전 그들 부부의 집은 마을 주민들이 매일 모이는 곳이었다고 한다.

미하일 마흐니크 집사와 그의 아내 릴리. /VOMK
미하일 마흐니크 집사와 그의 아내 릴리. /VOMK

마흐니키 집사 부부의 자녀 중 한 명은 “아버지는 매우 친절하고 온화하고 개방적인 분이셨다”며 “모든 사람을 사랑했고 항상 도와주셨다. 아버지는 누구든지 차에 태워주었고 망가진 물건도 뭐든지 고쳐주셨다. 그러다보니 마을 사람들은 자주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러 왔고, 부모님 집은 항상 손님들과 친척들과 청소년들로 북적거렸다”고 VOMK에 전했다.

그 자녀는 “부모님 집은 항상 모두에게 열려 있었고, 부모님은 모든 사람들을 돌봐주고 대접하고 섬기셨다”며 “청소년들이 매일 부모님 집에 모였기 때문에 어머니는 집에서 청소년을 위한 성경 공부를 인도하셨다. 마을 청소년들은 부모님 집에서 새해를 함께 맞이했고 제 부모님이 참석한 가운데 다른 행사도 많이 열었다. 제 아버지가 많은 청소년들의 아버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마흐니크 집사는 고향 교회의 지붕을 비닐 방수포로 덮기 위해 최근 식량과 구호품을 들고 시베르스크를 방문했었다. 교회 지붕은 교회 마당에 떨어진 러시아 미사일의 파편으로 손상된 상태였고, 그는 교회 지붕에 난 구멍으로 비가 새어 들어와 본당이 훼손될까봐 걱정했다고 한다. 그 교회의 목사는 “마흐니크 집사님이 주민들이 겨울철에 와서 먹고 자며 피난처로 삼을 수 있는 안전하고 따뜻한 곳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집을 수리중인 미하일 마흐니크 집사. /VOMK
집을 수리중인 미하일 마흐니크 집사. /VOMK

지난 8일 저녁, 마흐니크 집사가 현지 의사 한 명과 오랜 이웃인 친구와 함께 있을 때, 그 친구의 집에 포탄이 떨어졌다. 마흐니크 집사님와 그 의사는 파편으로 인한 부상으로 사망했고,  이웃 사람은 병원에 입원했다. 

마흐니크 집사의 아내는 남편의 페이스북에 ‘여보, 당신은 이 집(교회 건물)을 사랑했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더 이상 수리할 필요가 없는 영원한 집을 마련해주셨어요. 그곳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 거예요’라고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마흐니크 집사님의 경우 예수님께서 돌보라고 맡겨주신 양 떼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핍박을 당했다”며 “전쟁이 터지기 전 집사님의 집은 모두에게 열려 있었고, 사람들이 오면 집사님은 복음을 전했다. 집사님은 사람들이 전쟁 중 여기저기서 들리는 포탄 소리에도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교회 문을 열어두려고 노력했다. 그리스도를 신실하게 증언하려면 언제나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 대가를 기쁨으로 기꺼이 담당할 때 기독교인이 순교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VOMK는 그리스도를 신실하게 증언하다 살해된 우크라이나 성도들의 가족 및 러시아의 강압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신실하게 증언하는 우크라이나 교회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관련 후원 사역에 동참하기 원하는 교회나 성도는 아래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이용하면 된다.

웹사이트: www.vomkorea.com/donation (납부유형 ‘순교자 및 수감자 가정 지원 사역’이나 ‘우크라이나 긴급 후원’ 항목 선택)                    
계좌이체: 국민은행 463501-01-243303 예금주: (사)순교자의소리 (본인성명 옆 ‘순교자’ 혹은 ‘우크라이나’라고 기입. 그렇지 않으면 일반 후원금으로 사용)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