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회, 이순신 동상 일대서 동화면세점 앞까지 애국시민들로 가득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모여...주사파는 이땅에 살지 말아야 할 이들"
29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자유통일당이 주최하는 ‘자유통일을 위한 1000서명 국민대회’와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공공노조 총력결의대회’가 경찰 펜스를 사이에 두고 충돌했다. 같은 시각 지근거리에서 벌어진 집회로 인해 서로 경쟁적으로 볼륨을 높이는 탓에 광화문 일대가 스피커 소리로 가득찼다.
자유통일당 대표 전광훈 목사는 "오늘도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며 "대한민국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인간들 중에 이 땅에서 살지 말아야 할 인간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주사파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사파들이 누구인가,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북한을 더 좋아하는 인간들이다"라고 직격했다.
같은 시각 바로 뒤에서 집회를 이어간 민주노총은 "윤석열정부의 막가파식 공공정책에 분노한다"며 "정부가 이를 스스로 철회할 때까지 결사항전의 자세로 총력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민노총 집회가 끝난 후 일부 세력이 ‘촛불집회’에 합류하면서 이들 단체는 전주보다 불어난 인파로 인해 세를 불리는 모양새였다. 이들은 11월 5일 예정된 ‘윤석열퇴진중고생촛불집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윤석열 못 끌어내리면 전쟁난다!", "윤석열 퇴진이 평화다" 등을 외치며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애국 시민들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도 혹시 주사파 아니냐, 윤석열 주사파를 척결하자"며 노골적으로 야유했다.
자유통일당이 주최한 이날 국민대회에는 이순신장군 동상 일대에서 동화면세점 앞에 이르기까지 애국 시민들의 인파로 가득찼지만, 같은 날 삼각지역에서 벌어진 ‘신자유연대’의 맞불 집회로 인파가 나뉘어져 전주보다 적은 참여도를 보였다.
전 목사는 "주사파가 없었으면 대한민국은 이미 G2 국가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건국을 인정하지 않는 자, 이승만과 박정희의 혜택을 다 받아놓고 이승만과 박정희를 부인하는 자, 주한미군은 한국에 있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주사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이춘근 박사님에 의하면 이재명을 찍은 1604만 표 중에도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사람이 93%라는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시각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양대노총 공공노동자 총력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들 단체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폐기와 민영화 구조조정 저지’를 요구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윤 정부가 집권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공공기관 민영화와 구조조정, 노동자들의 복지축소와 임금체계 변경 등을 강제했다"며 "공공기관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윤석열정부가 사실상 국민의 재산을 강탈하는 매국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며, 공공의 역할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을 완전히 거스른 무지몽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편, 공공노조의 집회 현장 바로 옆에서는 백신패스피해자연합 측의 규탄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현장에 모인 민노총 노동자들을 향해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 부모인 여러분들, 그런데 이 노동조합 현장에만 나오면 사악한 존재로 돌변하는 당신들, 여러분들은 저 종북 주사파들이 장악하고있는 민주노총 핵심 브레인들에 의해서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외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면서 "민노총은 노동자들인 여러분을 앞장세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가장 정치 세력화된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오후 3시 반부터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 민노총 집회 인파는 차도를 건너 프레스센터 앞 촛불집회로 이동했다. 4시 경에 이르러 이들은 차선 세 개를 점거하고 대중가요 ‘비내리는 호남선’을 ‘윤석열 기차’로 노골적으로 개사하는 등 윤 대통령을 풍자하는 노래들을 연달아 불렀다. 촛불행동이 주최하고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가 주관한 이날 ‘촛불집회’는 11월 5일 ‘윤석열퇴진중고생촛불집회’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주최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집회의 개최 의의를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시작된 항일학생운동을 기념하는 차원’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11월 5일을 중고등학생, 대학생 행동의 날로 규정하고 윤석열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외쳤다.
이들 단체는 윤 대통령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대통령"이라면서 "우리 국민은 이미 윤석열 퇴진을 결정했다"고 선동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광주 문화전당역, 부산 서면, 춘천 팔호광장, 보령 종합터미널, 군산 롯데마트 앞에서 동시에 개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향후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이들 단체가 예고한 11월 5일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중고등학생 행동의 날’ 집회는 광화문역 5번 출구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오후 3시에 열린다. 집회는 대학생 100인 풍물패 길놀이로 시작해 오후 5시부터는 시민 발언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