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종로구&조계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연합
2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종로구&조계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연합

올해 증가세를 보인 취업자 수가 내년에는 경기 둔화와 기저 효과 영향으로 크게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최근 노동시장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고용탄성치가 내년에는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이 값이 높을 경우 경제 성장과 비교해 취업자 수가 많이 늘었다는 의미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한국은행 8월 전망치를 기준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2.6%, 취업자 증가율은 2.7%로 각각 예상된다. 고용탄성치는 1.04로 취업자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1963년 이후 가장 높다.

반면 내년 취업 증가율은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용탄성치도 0.24까지 급락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는 장기 평균치 0.34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노동시장에서 관찰되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코로나19가 촉발한 인력 불균형을 꼽았다. IT 부문을 중심으로 새롭게 생겨난 일자리는 소프트웨어 설계와 코딩 등 전문 기술을 요구하는데, 이는 기존 취업자들이 보유한 능력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면서비스업 분야에서는 로봇·키오스크 등 기계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고용 부진이 고착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면 서비스업의 생산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13%가량 웃돌지만, 취업자 수는 4.4%를 밑돌고 있다.

김천구 대한상의 연구위원은 "올해는 청년·고령층 취업 증가, 디지털 전환 관련 일자리 확대, 외국인 근로자 입국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성장을 웃도는 고용회복세가 나타났다"면서 "내년에는 수익성 악화,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인력 구조를 조정할 가능성이 커 구직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내년 노동시장 위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기업 인력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에 대한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