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바스토폴에 정박된 흑해함대. /AP=연합
2014년 세바스토폴에 정박된 흑해함대. /AP=연합

미국이 연내 유럽에 최신 전술핵 무기를 배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반응 보였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핵 문턱을 낮추는 것"으로 규정하며, "향후 러시아의 군사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자국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도화된 미국 핵무기의 정확성과 성능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유럽에서 벌어지는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무기들이 전장용 무기로 탈바꿈해 ‘핵 문턱’을 낮춘다."

앞서 26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미국이 내년 봄으로 예정됐던 개량형 전술 핵무기 B61-12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기지 배치를 오는 12월로 앞당겼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수주 내 최신 전술핵무기 수십 기가 나토 유럽 기지에 배치될 수 있다. B61-12는 0.3kt(킬로톤), 1.5kt, 10kt, 50kt 등 파괴력을 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밀타격이 가능한 핵무기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의 위력은 15㏏ 정도였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dirty bomb: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무기) 사용 가능성을 주장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정상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나토의 핵무기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는 자국 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 군의 공격을 이유로 들며 곡물수출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날 크림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주둔한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 주장을 부인했으나, 러시아 국방부는 구체적인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흑해에 있는 러시아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드론 16대를 동원했으며, 배후에 영국 군사전문가들이 있다. 러시아의 곡물수출협정 참여 중단은 아프리카·중동 지역의 식량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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