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을 배제하고 야만으로만 치닫는 문재인정권
문명을 배제하고 야만으로만 치닫는 문재인정권
  • 강 량 본사 주필
  • 승인 2020.0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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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전경, 웨스트민스터 사원, 빅벤, 런던아이를 비롯한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이 낙조에 물들었다.
런던 전경, 웨스트민스터 사원, 빅벤, 런던아이를 비롯한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이 낙조에 물들었다.

근대국가가 형성되기 이전에는 동서양 모두 개인의 가치와 자유를 인정하지 않은 채 왕과 신민들이 일종의 유기체적인 (Organic) 연결고리로 존재하는 ‘야만의 시대’를 살았다. 한때 계몽주의철학자들이 문명의 시대를 개념화하고, 나아가 자신들이 소속된 국가의 문명에 대한 정통성과 우월성을 인정받기 위해 경쟁한 적도 있다. 그 결과 영국 쪽은 시민성 (Civility)를 강조하고, 프랑스 쪽은 언어 (Language)와 문화 (Culture)를 내세우기도 했다.

웹스터 (Webster)사전이 정의하는 문명의 뜻은 ‘정중한 행동과 인문학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언행에서 발견되어 지는 모든 양태’이다. 신사의 나라 영국과 당대 유럽대륙의 문화와 외교를 지배했던 프랑스의 역할이 타 국가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앞서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문명사회의 본원은 서구사회였으며, 그 중에서도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문명이 논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익스피어
영국 극작가이자 시인 세익스피어

그러나 재미난 사실은 이런 문명에 대한 구체적인 구분은 서구제국주의국가들의 아시아진출과 이들 간의 영토분쟁 및 치열한 전쟁과정에서 대두되었던 국제공법, 즉 국제법의 형성과정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근대국가를 형성하고 제국주의로 나선 서구국가들은 자신들이 문명국이라는 가정 하에 문명의 변방을 야만 (Barbaric)으로, 그리고 변방도 못되는 지역을 원시적 야만 (Savage)으로 구분하였다. 서구로부터 변방으로 치부되었으나, 아시아에서 최초로 근대국가로 나아갔던 일본은 아시아적 현상으로는 야만을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문명화된 일본이 아시아의 문명을 선도하겠다고 제국주의로 나섰던 바도 있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 발생 15시간 만인 16일 오전(현지시간) 최종 진화된 가운데 대성당의 첨탑과 지붕이 소실된 흔적이 보인다. 대성당 정면에 솟은 2개의 종탑과 서쪽 정면인 파사드는 화마를 피해 온전한 모습이다. 파리 | 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 AP연합뉴스

결국 문명국가들의 제국주의화는 문명국가들 사이에서 일종의 세력균형 (Balance of Power)이 필요했으며, 전쟁의 역할을 줄이고 법과 제도로 힘을 관리하기 위한 결과물로 국제공법이 탄생했다. 그 국제공법의 전제는 개인의 가치와 자유가 기반이 되는 근대국가, 즉 문명국가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문명국가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준 사례는 미국의 독립선언문에 반영된 내용들이다. 미국의 탄생이후 미국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문명국가의 본질과 나아갈 바는 시간이 갈수록 제도적으로 세련되게 정련되었고, 이런 미국이 주도하는 문명의 본질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이다.

오랫동안 유교적 가부장사회를 살아왔던 한국은 구한말과 일제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다소 서구적 개인주의사상이 전파되었지만, 여전히 개인의 사적영역은 보장되지 않고 기껏해야 가문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제도 정도에 국한되었다. 이후 강대국으로부터 주어진 해방과 이승만대통령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을 수립하였지만, 여전히 국가중심의 집단적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상황 속에서 정부와 개인을 연계하는 중간매체인 시민사회가 들어설 영역은 부재했었다.

헌법에 기록되어져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객관적, 과학적, 현실적으로 담론화해 낼 수 없었던 한국의 지식인들은 수입된 민주주의의 선험적 정답을 추상적 형태 또는 교조적 형태로 사회에 투영했다. 결국 자유, 평등, 인권, 정의, 평화 등과 같은 추상적 가치들은 당면한 현실적 맥락과는 전혀 관계없이 ‘선과 악’의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사회에 투영되었다. 결국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동체의 목표와 철학이 부재한 채, 시종일관 사회주의 유형의 경제적 분배와 국가의 역할을 중시해야 한다는 지식인들의 숫자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것이다.

문재인정권의 등장은 이런 한국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교조주의적 이념아래 자신들이 설계한 설계도대로 현실을 배제하거나, 현실을 왜곡하는 형태의 버크 (Edmund Burke)가 프랑스혁명에서 그렇게 경계했던 ‘형이상학적 정치’를 무차별적으로 실현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명의 파괴로 인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은 물론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문명국 대한민국공동체가 추구하고자 하는 체제이념 이 전복 당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左),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정권이 미국이 주도하는 빛으로 통하는 문명세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어둠의 세계를 대변하고 있으며 전혀 다른 체제이념과 국가모델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 쪽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역사 속에서 되풀이 되어왔던 타민족으로부터의 억압이라는 ‘지정학의 저주’를 모면할 길이 없다. 구한말 이토 히로부미는 당초 한국을 합병할 의사는 없었으나, 고종이 러시아공사의 등에 업혀 아관파천하는 순간 그의 생각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리고 ‘조선이 스스로 개화할 능력이 없다면, 결국 문명국인 일본이 억지로라도 조선을 개화시켜야 하지 않겠는 가’ 라고 중얼거렸다.

gw2021@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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