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美-北 협상 실무진 교체..."진전 기대감 낮아진데 따른 조치"
계속된 美-北 협상 실무진 교체..."진전 기대감 낮아진데 따른 조치"
  • 정하늬 기자
  • 승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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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미국과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데 따른 조치로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실무진 대부분을 교체했다고 VOA가 25일 전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협상단 교체가 미-북 양측에서 잇따르면서 미북과의 실무협상에 원동력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1일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에 지명했다.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
알렉스 웡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

웡 부대표는 2017년 12월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에 임명된 이후 미-북 비핵화 실무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고, 최근까지도 한국과 러시아 등을 방문해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었다. 

웡 부대표에 앞서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의 또 다른 미국 측 주요 실무자인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가 지난달 유엔 특사로 자리를 옮겼다. 

램버트 특사는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미-북 실무 협상에 차석대표로 참여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실무자뿐 아니라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고위 외교라인에서도 교체와 이동이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실무 협상을 전담했던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지난해 12월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됐다.

비건 부장관은 대북특별대표도 겸하고 있지만, 국무부 내 2인자인 그가 대북 협상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된 상황이어서, 사실상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을 제외한 미국 측 대북 협상 관련 인사 대부분이 북한 문제에서 멀어진 셈이다. 

북한도 하노이 정상회담에 참여했던 대미 협상 라인이 대거 교체됐지만, 교체 성격은 미국과 다소 달랐다.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하노이 회담 직후 대미 협상에서 제외되고, 통일전선부장 직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대미 협상 주관 부서가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옮겨가면서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대미 외교 전면에 나섰지만, 이들 역시 지난해 말 경질됐다.

신임 외무상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지낸 군부 출신 리선권이 임명됐지만, 그가 대미 협상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노이 협상팀의 일원이었던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도 협상팀에서 제외됐고,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비건 대표의 상대로 스톡홀름 실무 협상을 이끌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의 협상 실무진이 교체된 것은 비핵화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윌슨센터 국장은 북한과의 협상이 계속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이 기대감을 거두고 있다며, 유능한 외교 인재를 다른 현안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의 협상팀 교체는 결과에 대한 문책의 성격이 더 강했고, 교체를 통해 협상에 우위에 서거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실무 협상단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 재량권을 가진 협상가들이 아니라면서, 북한 측 실무진 교체는 협상 진행과 관련한 김 위원장의 의중을 드러내는 인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북 양측의 협상단 교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협상 교착에 따른 내부 강경파의 불만을 고려해야 하는 김 위원장의 국내정치적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 모두 현 상황이 관계를 정상화하거나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jhn20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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