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연상모

지난 10월에 개최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3연임을 확정지었다. 그의 3연임은 중국 공산당의 관례를 깨는 무리한 조치로, 그간 중국 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권력을 더욱 강화했다.

이는 다음에서 나타나고 있다. 첫째,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계속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 당 중앙의 집권적 통일 영도, 공동부유(共同富裕) 등이 그것이다. 둘째, 공산당 지도부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반대파와 중도파가 모두 탈락하고 시진핑의 최측근들로 채워졌다. 그간 정치파벌 간 형식적으로나마 유지됐던 권력 균형은 무너졌다.

3연임을 성취한 시진핑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이와 관련, 시진핑이 3연임을 성취한 이후에는 그간의 극단적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었다. 이는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심각한 경제 악화에 기인한다. 중국이 경제 악화를 맞고 있는 것은, 그간 시진핑이 취해왔던 공동부유로 대표되는 경제정책, 코로나 방역정책, 공세적인 대미 외교에서 초래된 것이다. 따라서 3연임을 성취한 그가 경제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정책은 변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시진핑의 당대회 업무보고 내용, 그가 그간 보여준 성향, 그의 권력 강화를 볼 때 그러하다.

그러면 시진핑 하에서의 중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간 시진핑의 사회주의적 경제정책, 극단적인 코로나 방역정책, 미국에 대한 공세적 외교가 중국 경제의 악화를 초래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중국의 인민과 중국 공산당 내 불만이 증대하고 있다. 시진핑과 공산당이 마주하고 있는 이러한 도전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정권은 마오쩌둥의 사후인 1978년 개혁개방 채택 이래 고도 경제성장을 실현해, 중국 인민의 불만을 잠재워 왔고 중국 공산당 권력이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왔기 때문이다.

향후 시진핑과 중국의 미래는 중국의 경제상황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은 현재 3개의 전선을 맞고 있다. 첫째, 중국 공산당 내부의 반발이다. 공산당의 최고목표는 권력 유지이며, 공산당 통치의 유일한 의지는 경제 발전이다. 공산당 존립을 위태롭게 만드는, 마오쩌둥 방식의 사회주의적 경제정책에 대해 공산당 내부 반발이 클 것이다. 둘째, 중국 대중의 반발이다. 지금까지 독재가 강화되고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빈부격차가 생겨도 일반 인민은 참고 지내왔다. 하지만 경제가 악화된다면 인민들은 참지 않을 것이다. 셋째, 미국의 강력한 반발이다. 시진핑의 공세적인 외교로 인해 현재 미·중 신냉전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적인 외교가 계속되는 한 미국의 반발은 거세질 것이고,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강화되면서 중국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시진핑이 맞닥뜨리고 있는 3개의 전선은 모두 시진핑에게 경제정책과 외교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생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들 3개 전선의 불만을 무시하는 방법은, 독재와 사회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더욱 이념적인 경제정책을 채택하며, 미국에 강력히 대응을 하는 등의 무리한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시진핑의 정치적 권위는 상당히 약화될 것이고, 중국과 세계에 모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 중국과 세계는 시진핑의 향후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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