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공재
최공재

얼마 전, 젊은 청년들이 한국의 전통문화공연을 펼치는 자리에 참여했다. 고개가 갸우뚱거려졌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왜 저래야만 할까? 청년들이 하는 공연에서 전혀 젊음을 찾지 못하는 건 나만의 잘못일까? 아니었다.

채상소고놀음을 펼치는 한석현군의 공연은 유일하게 앵콜을 받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젊음이 느껴졌다. 그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먼저, 한국 전통문화계의 흐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전통문화계는 말 그대로 ‘전통’을 고수한다.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도제의 틀에서 고착되었고, 그 결과 천편일률적이면서도 현대적 감성과는 동떨어진 형식으로 도태되었다. 그러면서도 전통문화권력은 국가의 온갖 혜택을 다 받고 있다.

과연 그들은 그걸 받을 자격이 있을까? 전통문화와 관련한 모든 법안은 박정희 대통령이 만들었다. 1972년에 문화예술진흥법을 제정하고, 73년에 ‘문예중흥 선언문’을 내고, 제 1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을 실행한다. 그 첫 계획이 바로 전통문화의 복원 및 ‘새로운’ 민족문화 창조였다. 문예중흥선언문의 일부를 보자.

《맹목적인 복고경향을 경계하고 분별없는 모방행위를 배척하며, 우리 예술을 확고한 전통 속에 꽃 피우고 -중략- 자신의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어 우리의 업적이 세계에 부각되도록 힘쓰며》 전통문화라고 해서 전통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그 ‘새롭게’라는 목적마저 달성했을 때 그 가치를 더할 것이다.

그러라고 국가에서 전통문화계에 세금을 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관객에게 ‘기분 나쁨 주의’를 요구했지만, 가장 즐거웠던 시간을 제공해 준 한석현군의 풍물놀이를 기대하며 Bad Taste로서 이름을 올릴 만 하겠다. 다른 청년전통문화인들의 파이팅을 기대한다.

채상소고놀음 공연자 한석현.
채상소고놀음 공연자 한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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