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軍 미사일 방어체계

인천·부산 등 주요 광역시와 포항·울산·광양·거제 등
핵심 산업시설에도 ‘全無’...민간인들 큰 피해 우려
요격체계, 서울·수도권 일부·주요 공군기지만 방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출어 어선들의 조기 철수 조처가 내려진 2일 어장에 출어했던 어선들이 고성 대진항에 정박해 있다. /연합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출어 어선들의 조기 철수 조처가 내려진 2일 어장에 출어했던 어선들이 고성 대진항에 정박해 있다. /연합

북한은 왜 울릉도를 겨냥해 미사일을 쏘았을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울릉도에는 미사일 요격체계가 없다는 사실은 북한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미사일 요격 체계, 北탄도미사일 막기에 충분치 않아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마다 "우리 군이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2019년 8월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당시 국방부는 ‘2020~24 국방중기계획’을 소개하며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 탄도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어트 PAC-3 MSE 도입, 천궁-Ⅱ 성능 개량, 장거리 요격용 미사일 L-SAM 개발 완료 등을 통해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겠다고 했다. 여기에 34조1000억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美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군이 패트리어트 PAC-3 성능 개량형인 MSE 90여 기를 2020년까지 도입해 배치할 것으로 안다"며 "이 정도로는 북한 미사일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베넷 연구원은 "한국군이 800여 기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적어도 1000여 기의 요격용 미사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8월 당시 한미연합군의 요격용 미사일 수는 800여 발 가량이었다. 우리 군은 지금도 2개 패트리어트 PAC-3 대대를 수도권과 전국 주요 지역에 배치해 두고 있다. 한 번에 쏠 수 있는 요격미사일 수는 최대 190발이다.

주한미군은 제35방공여단 예하 패트리어트 대대 1개가 탄도미사일 요격용 PAC-3 MSE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대가 한 번에 쏠 수 있는 미사일은 512발이다. 여기다 우리 군이 2020년 11월부터 배치하고 있는 ‘천궁-Ⅱ’와 주한미군 소속 ‘사드(THAAD·종말고고도요격체계)’까지 포함한다 해도 최대 900발이다. 반면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800~1300발로 추정된다.

◇北탄도미사일, 美전문가는 800여 발…韓中 전문가는 1300발 추정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이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안 윌리엄스 박사 등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수를 800여 발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와 중국 당국은 1300여발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6년 9월 자료를 보면, 우리 군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부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화성14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1형까지 100여 발, 노동 미사일 400여 발,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화성 5호와 화성 6호 800여 발 등 총 13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신형과 구형을 합쳐 200여 대의 이동식차량발사대(TEL)을 보유 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北미사일 요격 체계, 수도권 제외 민간인 지역엔 배치 않아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거리 미사일이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수량만 해도 최소 70여 발이다. 이 정도의 시험발사를 한다는 건 이미 양산해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2일 연합뉴스TV는 "북한이 현재 보유한 탄도미사일 수가 1000여 발"이라고 보도했다. 군 당국자가 전한 이야기다.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양산 배치하지 못한 상황이고, 지금의 시험 발사는 대외적인 ‘보여주기’용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또한 구형인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은 이미 퇴역시켰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 군이 이처럼 북한군 탄도미사일 전력을 낮게 평가하다 보니 요격용 미사일 수가 1000발이 안 돼도 "북한군 미사일을 모두 막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국민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우리 군이 "북한 미사일을 막을 수 있다"는 건 서울과 수도권 일부, ○개 주요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만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북한이 2일 겨냥했던 울릉도와 미사일이 떨어진 곳과 57km 떨어진 속초에는 미사일 요격체계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인천, 부산 등 주요 광역시와 포항, 울산, 광양, 거제 등 핵심 산업시설에도 미사일 요격체계는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만약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십여 발을 이런 곳을 향해 쏘면 민간인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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