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6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우리 내부의 북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이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본·미국 그 누구의 개입 없이 우리 스스로 우리 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에 대한 지적으로,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한·미·일 삼각동맹 파괴와 ‘우리민족끼리’ 등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관점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개의 북한에 포위된 대한민국이 애처롭다"며 북한, 중국, 러시아를 나열한 뒤 "또 하나의 북한은 대한민국 안에 있다"라고 하면서 윤 의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중 일부를 지적하며 "미국·일본을 이 땅에서 쫓아내고 대한민국을 지키고자고 한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글의 서두에서 "김일성의 ‘핵 도박’이 마침내 성공했다. 1993년 3월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한 지 30년만"이라고 지적한 뒤 "그 아들 김정일은 핵개발에 집중하면서 200만 명의 북한 인민을 굶겨 죽였다. 쌀이든 기름이든 뭔가를 대가로 주면, 김정일이 핵을 포기하겠지,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손자 김정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비밀 편지에서 핵무장한 북한의 우월감을 이렇게 표현했다"며 2019년 북한 김정은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언급했다. 남·북·미 대화 국면이던 당시, 북한 김정은은 해당 친서에 "한국군은 지금이나 미래에나 우리의 적수가 될 수 없다. 미사일 성능향상 실험을 하는 동안 남쪽의 바보들을 약간 놀라게 했고, 이는 퍽 재미있었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또 4월 북한의 논평을 인용해 우리 군의 선제타격 전술인 ‘킬 체인’(Kill chain)에 "핵보유국을 상대로 객기 부리지 말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또 다른 북한이 됐다"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1극체제 출범으로 스탈린-마오쩌둥-김일성의 1인 독재 3두체제가 다시 등장했다. 푸틴·시진핑·김정은 모두 전쟁 불사를 외치는 ‘스트롱맨’들이다. 냉전 시대의 북-중-러 3각 동맹이 완전히 복원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만난 중국 측 인사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막기 위해, 중국이 얘기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나서야 하지 않느냐’는 내 이야기에 ‘한 가족이 싸우고 있다. 지켜보는 이웃은 안타까울 뿐이다. 중국 입장은 간단하다. 가족끼리 싸우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것이다’는 말은 지난 30년간 귀가 아프게 들었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체제 안전을 보장해 주는데, 왜 김정은이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은 또한 윤 위원을 겨냥해 "또 하나의 ‘북한’은 대한민국 안에 있다. 민주당에 있다가 지금은 무소속인 한 여성 국회의원이 SNS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가 삭제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2일 한미연합 공중훈련(Vigilant Storm·비질런트 스톰)이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정 위원장은 "5000만 명의 목숨이 걸린 안보 위협에 우리가 대비는 제대로 하는 것인가? 살길을 찾기 위해서는 자꾸 되물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라며 "밤낮없이 계속되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 임박한 핵실험 소식에 밀려드는 의구심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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