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임재 전임 용산서장-경찰대·전남 함평 출신
"핼러윈 때 위험" 첩보 묵살...담당 인력 되레 대폭 줄여
참사현장 도보 10분 거리를 굳이 차로 50분 걸려 도착

■ 박주현 전전임 용산서장-간부후보생·임실 출신
'대장동 의혹' 첩보를 5개월 넘게 수사 안하고 내사만
작년 9월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이 국감서 따져 물어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이 마련된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이태원 파출소가 보인다. 참사 당일 정부와 경찰의 대응 방식에 커다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연합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이 마련된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이태원 파출소가 보인다. 참사 당일 정부와 경찰의 대응 방식에 커다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연합

경찰청이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와 관련해 용산경찰서를 특별감찰 중이다. 용산경찰서는 사고 전 이태원 파출소 관할 구역을 지난해보다 3.8배 확대해놓고 인력은 늘려주지 않았다. 용산경찰서는 지난해에도 ‘대장동 의혹’ 첩보를 받은 뒤 5개월 넘게 수사를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서장들은 모두 호남 출신이다.

◇"용산서, 지난해보다 투입인력 131명 줄이고 파출소 관할구역은 3.8배 넓혀"

지난 5일 동아일보는 "용산서가 사고 당일 이태원 일대에 배치한 경찰은 137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배치했던 268명보다 줄었다"면서 "반면 사고 당시 이태원 파출소 관할 구역은 지난해보다 4배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용산서는 지난해 핼러윈 때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을 포함해 10곳에 경찰을 배치했다. 2020년에는 ‘인구밀집으로 인한 압사 및 추락 등 안전사고 상황 대비’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올해는 별다른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인력도 지난해보다 130명을 줄였다.

용산서는 뿐만 아니라 핼러윈 기간 중 이태원 파출소 임시관할구역을 전년의 3.8배로 확대했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용산서 ‘핼러윈 관련 관할 임시조정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핼러윈 때 이태원 파출소 관할 구역은 35만 3000㎡다. 지난해까지 관할구역 9만 4000㎡의 3.8배다. "지난해 112 신고가 줄었다"는 게 관할 구역을 확대한 이유였다고 한다.

◇"정보과 ‘위험하다’ 보고했지만 용산서장 등 묵살 정황"

이태원 파출소 인력은 20명 안팎이다. 신문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이태원 파출소 직원들은 112 신고 처리만으로도 버거웠을 것"이라며 "서울청과 용산서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1일에는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YTN에 출연해 "(용산서 일선 담당자가) 핼러윈 때 위험하다는 첩보를 보고했지만 상부에서 묵살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배상훈 교수는 "용산서 정보과에서 핼러윈 축제 때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것을 미리 파악하고 첩보보고서를 (서장 등 윗선에) 올렸다"면서 "첩보가 올라간 상태에서 (이임재) 용산서장이라든가 지휘 라인이 묵살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그러니까 첩보가 있었는데도 그것(대처)을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든가 이런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산서, 지난해 10월에는 ‘대장동 수사 뭉개기 의혹’ 불거져

용산서가 직무 유기 의혹을 받은 일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용산서가 ‘대장동 의혹’ 첩보를 넘겨받고도 5개월 넘게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9월 28일 해당 사건이 경기남부청으로 재배당될 때까지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따져 물었다.

당시 경찰청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화천대유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다는 첩보를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받아 이를 용산서에 넘겼다. 용산서는 5개월 동안 ‘내사’만 하고 수사는 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자료가 방대해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때 용산서장이었던 이임재 총경은 전남 함평 출신이다. 용산서장 직전 전남 구례서장을 지냈다. ‘대장동 수사 방기’ 의혹을 받았던 박주현 총경은 전북 임실 출신이다. 2018년 8월 임실서장을 지냈다. 올해 1월 이임재 서장에게 자리를 물려고 대통령 경호를 맡은 서울경찰청 제22경호대 대장을 맡고 있다. 이임재 총경은 경찰대를 졸업했고 박주현 총경은 경찰간부후보생 출신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9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를 뒷짐진 채 걷고 있는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의 모습. /연합뉴스 TV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9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를 뒷짐진 채 걷고 있는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의 모습. /연합뉴스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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