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北의 연이은 발사체, 군사적 성격 짙어...트럼프 행정부엔 정치적 압박”
美 전문가들 “北의 연이은 발사체, 군사적 성격 짙어...트럼프 행정부엔 정치적 압박”
  • 정하늬 기자
  • 승인 2020.0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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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격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1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격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1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발사체 발사는 미국에 보내는 정체적 메시지가 아닌 군사적 목적의 군사행동이라고 분석했다고 VOA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또한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처럼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 방관하는 자세를 최대한 오래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ICAS) 연구원은 이번 발사는 미사일의 정확성과 회피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닉시 연구원은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앞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방어적’ 목적이라고 밝혔다며, 실제로 단거리 발사체는 미 해군 병력이 북한에 도달하는 것과 같은 전시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방어수단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국장과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이런 분석에 동의하면서, 주한미군 기지 등 한국의 주요 군사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 강화 등을 최근 잇따른 북한 발사의 목적으로 꼽았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도 지금이 북한의 훈련 기간인 만큼 이번 발사는 군사적 성격이 크다며, 동시에 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긴박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고 있고, 외교적으로 미국과 등을 돌린 이후 내부 불안감이 일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발사는 자신들이 여전히 이런 무기를 실험할 수 있는 강한 나라라는 점을 일반 주민들에게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격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1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발사가 미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계속된 단거리 발사체 발사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는 괜찮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도발이 계속되면 ‘대북정책’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매닝 연구원은 의회의 압박 가능성을 제기했다.

매닝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회담으로 북한으로부터 위협이 없어진 것은 물론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이)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의회 차원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닉시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톤’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격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1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에 대해 좀 더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도 이전의 ‘추켜세우기식’ 보단 좀 더 현실적인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닉시 연구원은 대선 전까지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관심이 없다거나,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불확실성’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단거리 발사체를 옹호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는 일본과 한국 등 동맹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북한의 발사가 ‘폭발력’ 등을 실험하기 위한 것일 수 있는 등 단순히 ‘단거리 미사일 시험’으로 치부할 순 없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으로 압박에 직면하게 되면 북한이 도발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북한이 더 큰 도발에 대한 유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실패를 명확히 보여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도발의 강도를 높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스스로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압박 속에서도 올해 말 대선 때까진 북한 문제에 대해 ‘방관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최근 발사에 대해 유럽의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공동성명을 냈지만 미국은 동참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격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1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사진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궁지에 몰려 있고, 또 원유와 주식시장 붕괴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는 관심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힐 전 차관보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역시 (북한과 관련해) 좋은 소식이 없는 현 시점에 굳이 나쁜 소식으로 미국인들의 관심을 유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낮은 관심도가 트럼프 행정부 전체의 기조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매닝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최대한 무시할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드러난 일종의 ‘패턴’이라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미국과 북한 모두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특별한 변화 없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것과 같은 올바른 행동을 지속하면 재선 이후 만나 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도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호에 반응해 단거리 미사일을 자체 수역에 떨어뜨리는 방식의 ‘저강도 도발(low key)’을 하는 것이라고, 고스 국장은 분석했다. 

고스 국장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jhn20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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